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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갑자기, 갑자기 들켰다면서어, 가야 된다고 했어요. 멈추지 말고, 계속, 흡, 달리라고, 아저씨한테, 말하고선 그대로, 뛰어, 뛰어 내려서,” 바들바들 떨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모습에 골이 다 아파왔다. 품에 안은 얼굴이며 목 언저리가 전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명에게 눈짓을 하자 아가씨 몇 명이 재빨리 ...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윤은 언제 익혔는지 건물 구조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었다. 어린애를 둘씩이나 데리고 도망치는 건 영 쉽지 않았지만, 여차저차 쪽문을 찾아 열었다. 장씨가 인력거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오지 말라고 했잖아. 타박하니, 자기도 급하게 윤의 연락을 받았다고. 윤을 노려보자 혼은 좀 나중에 내라며 서둘러 아이들을 태웠다. 한숨을...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하루는 볼일을 마치고 가게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어김없이 장씨의 인력거가 굽이굽이 골목을 도는데, 사복 경찰들이 곳곳에 띄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죄다 검문하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를 찾는 모양새였다. 자연스럽게 내려 값을 치르고 들어왔다. 이 자리에서만 십 년 넘게 있었던 나를 모르지는 않으니 검문은 피했으나, 불쑥 가게...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동이 트자마자 가게 앞으로 차 한 대가 섰다. 장교가 보낸 차였다. 무슨 결혼식 날 신부들이 하는 거 마냥 마사지에 화장에, 풀코스를 짜놓은 거였다. 목 상태가 좋다며 웃음 짓는 아이를 보니 그래도 울 수는 없어서 입꼬리를 당겼다. 유리로 된 머리 장식이 반짝 빛났다. 넉넉하게 도착했는데도 건물 안팎은 이미 북적였다...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시간은, 정신을 차려보니 썩어있었다던 도끼 자루 같았다. 경성에서의 날들은 늘 그랬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이래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총독부서 노래 하라는, 그냥 떠보려고 했던 말이 진짜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물론 상부에서 아이를 이용하라고 했을 땐 아이의 유명세를 이용하라는 뜻이 맞았을 ...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미안합니다. 급한 일정이 생겨서, 실례인 줄 알면서도 찾아왔어요.” 간단히 매무새만 정리하고 맞은 장교는 퍽 미안하다는 투로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여상히 웃어 보이며 명에게 차를 부탁하고 앉았다. 창밖은 아직 어두운 기가 사라지지 않은 채였다. 간간이 새가 짹짹댔다. “용건만 간단히 하겠습니다. 저,” ...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무관 학교가 있던 남만주에서는 항상 목도리를 감고 다녀야 했다. 거센 바람에 얼굴이 베여 피를 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귀찮다며 던져버린 사내애들은 낯이 텁텁하게 갈라진 모양으로 흉이 지기도 했다. 나도 사격 훈련 때 시야가 방해된다는 핑계로 게을리했으니, 우리 중 얼굴이 제일 보얀 건 윤이었다. “여...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나한테 그런 걸 시켜요? 내가 누군지 몰라요? 미스 김 미스 김 하니까 내가 진짜 노래나 파는 년인 거예요?” 웬만하면 참겠는데. 귀가 따가워 찡그렸다. 느릿하게 뜬 시야에 시뻘건 얼굴이 비쳤다. “우리 아부지가! 독립군 대장이에요. 근데 어떻게 이래요 나한테? 내가 벌어다 준 돈으로 독립자...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아이는 쿠로 장교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는 말이다. 그는 매일 저녁, 아이의 노래가 시작되기 직전에 와서 끝나자마자 떠났다. 십분 남짓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오기란 웬만한 정성으로도 어려운 일일 터였다. 그의 비서가 대기실로 가져다주는 하얀 장미 다발은 너무 많아서 다 둘 곳이 없을...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가게까지 데려다주겠다는 장씨를 뒤로하고 혼자 돌아오는 길은 유독 찼따. 아이를 맡게 되고 하루도 긴장을 늦추지 않은 날이 없지만, 오늘은 내가 생각해도 좀 심하게 몰아친 날이 맞는 것 같다. 상부의 지시를 어기는 것도 처음이었다. 못 하겠다기보다는 어색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무관학교 시절부터, 아니 그전부터도 일...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혼자는 아니 되니 미스터 최와 가라는 말에 아이는 입을 꾹 다물고 나를 쏘아봤다. “한시도 떨어지지 말고. 밤길 위험하니까 조심해. 나도 금방 다녀올게.” 모르는 척 여상히 말하고는 급하게 문을 나섰다. 등 뒤가 마음이 쓰여 힘을 주어 걸어야만 했다. 잔뜩 곤두선 채 달리듯 도착한 약속 장소엔 장씨가 마중을 ...
…… 난 이즈음이 가장 좋아. 새벽 네 시, 해는 아직 머리칼 끝자락도 안 보일 때 말야. 앉은뱅이 상이 삐걱이던 소리. 몽당연필로 서걱이던 소리. 네 옆에 누워서 굽은 등을 타고 올라가면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하던, 고작, 촛불 하나. 난 아직도, 눈을 감고 그 장면을 한참이나 반복한 후에야 잠이 와. 네가 옆에 있다고 걱정할 게 없다고. 예전에 그런...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미스 김은 음반만 안 냈다뿐 인기는 톱가수나 마찬가지였다. 지방에서 경성 구경을 오거나 외국인들이 관광을 할 때면 꼭 보아야 할 무대라고 입소문이 날 정도였으니, 음반사들의 제의도 쏟아졌다. 그런 연락이 올 때마다 아이는 눈을 굴리며 나를 살폈다. 음반 발매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이들이야...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꽃이 뭘 잘못했다고, 바람은 가만 두질 않는 걸까요.” 양손 가득 짐을 들어 팔목에 핏줄이 선 미스터 최가 한숨 쉬듯 물었다. 그러게나 말이다. 맞장구치듯 흘러나온 속은 서둘러 불을 붙인 담배 연기가 대신했다. 좀처럼 오지 않는 전차에 발바닥엔 감각이 없는 지경이었다. 좀 내려놓아도 된다는데 그의 마른 손은 요지...
* 픽션이 첨가된 얄팍한 소설입니다. “귀신처럼 알고선, 바로 그다음 날 경찰들이 들이닥쳤어요. 총을, 총을... 무자비하게 쏴대면서. 준우 손만 꼭 잡고 계속 뛰었어요. 엄마랑 동생은 어딜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그때... 잡혀갔는지도 몰라요.” 아이가 괴로운 듯 두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곧 물기 어린 소리가 났다. 가만 기다려주니 조금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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