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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었던 하늘이 녹아 점차 높아질 준비를 하고, 잿빛 가득하던 만물이 조금씩 제 색을 되찾아 가는. 그런 계절이었다. 바다는 여전히 일정한 소리를 냈고, 해변과 마주한 도로는 며칠 전부터 차들의 진입을 막았다. 도로는 한동안 바퀴 자국이나 매연 대신 축제 분위기로 한껏 들뜬 침입자들의 발자국이나 그 발치에서 떨어진 모래들로 가득할 예정이었다. 도로 옆으로...
주위를 둘러보면 언제나 비슷한 반응,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작은 굴레 하나. 아주 어려서부터 나는 가족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내가 그렇게 된 것은 대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나의 부모 탓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알지만.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 용서하는 것은 조금 결이 달라서. 도망치듯 달려와 시작한 입학식. 아무도 찾아오지 않은 졸업식....
*가정에 의한 가스라이팅 묘사가 몇 문장 정도 등장합니다. 읽으실 때 주의 부탁드립니다. “제피,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제피라고 해요.” “어머, 어쩜. 자기 이름이 제피인 줄 아나 봐요. 귀엽기도 하지!” 짧은 두 음절의 이름으로 인사하면 온통 호들갑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칭찬이 쏟아진다는 것을. 여섯 살의 요제프 일리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 말하...
답지 않게 정리되지 않은 채 나열되는 문장들은 그를 입 밖으로 꺼내는 이가 얼마나 어렵사리 말을 이어가고 있는지 알게 했다. 어쩌면 꺼내기 꺼려졌을 이야기를 천천히, 멈추지 않고 들려주는 너를 가만히 바라본다. 동생의 꿈을 위해서였다고는 하나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을 것이라 말하는 너는 그때 어떤 표정을 지었던가. 아마 나는, 어떤 표정도...
밤이 내려앉은 바다는 종종 고요함을 뜻하곤 한다. 무서우리만치 내려앉은 적막, 고독함. 그런 것들. 그러나 귀를 기울여보면 바다는 언제고 고요했던 적이 없고, 낮과 같은 소리를 내며 밀려들었다 부드럽게 물러나기를 반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터였다. 그러니 해변에 내려앉은 고요함은 바다가 아니라 두 사람이 만들어낸 것. 그들만의 익숙함과 친숙함을 나타내는 ...
*멘션이 너무 길어져서 조금 잘라왔습니다. 변화란 자연재해 같다고. 요제프 일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예전의 그를 만든 것도, 지금의 그를 만든 것도 결국 그가 아니라 타인이었다. 영향을 얼마나 받았든, 의도가 어떠하였든, 좋았거나 싫었거나. 오롯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아마 없지 않을까. 사람은 사회에서 이리저리 부딪치고 구르며 점점 모...
* 날조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제법 괜찮은 일탈이었대도. 떠들썩한 웃음소리. 맑은 하늘. 활기가 넘치는 거리. 금빛으로 빛나는 모래사장. 파도가 밀려들고 뒤섞이며 새하얗게 부서지고 부스러기 같은 물방울이 점점이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두 사람은 고요함을 이어갔다. 고요하다고는 해도 간간이 말이 이어졌으니,...
어릴 때부터 부모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을 것을 종용했고, 그가 내보이는 웃음도 좋은 성격도 그에서 기인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 것들이었으므로. 결국 입 밖에 내는 것들은 진심이라고는 한 톨도 없는 허물 뿐인 것들이었다. 때문에. 그에게 타인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므로. 글쎄. 상대가 어떤 말투를 지니고 어떤 표정을 지었든...
“음, 좀 찌그러졌나?” 방대한 양의 물을 둥글게 뭉치던 이가 여상히 중얼대며 허공에 발을 달랑거렸다. 둥글게 뭉쳐진 물 안에서 붉게 타오르는 새의 형상을 한 괴수가 몸을 비틀었다. 삶을 향한 몸부림에 구(球)의 한 귀퉁이가 튀어나왔다 도로 들어간다. 영원히 살아간다는 불사조가 삶을 이어나가고 싶어 발버둥 치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모습을 멀뚱히 바라...
조곤조곤 내뱉어지는 목소리는 결코 약하지 않다. 사람이 변화를 하게 되는 순간은 과연 언제일까. 무언가를 깨닫고, 무언가를 결정하고, 무언가를 결심할 때.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 과연 이토록 작은 것이어도 괜찮은지. 나의 말 한 마디가 과연 너를 변화시켜도 괜찮은지.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면 안 되지 하면서도 나는. 내가 너를 감히 안타까이 여겼다. 네가...
꺾어진 꽃들은 그 꽃잎마다 각자의 의미를 새겼다. 그것이 애도인지, 슬픔인지, 안타까움인지, 분노인지. 의미가 섞여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꽃은 그 의미를 알 수 없고, 딱 그 의미만큼의 무게를 지닌다. 그러니까, 나는 네 곁에 수많은 감정의 다발을, 꽃들을 내려두었다. 이곳이 정원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그리 보였으면 해서. 볼 수 있는 이는 이제 없다만. ...
목이 졸리는 기분이다. 불쾌함은 다리를 타고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나아가는 걸음이 바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기억 끝으로 겨우 밀어 넣었던 꿈이 불어넣은 불안은 머리를 잠식해, 그 어느 것도 무디게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 예를 들면. 타인의 긴박한 순간 스치듯 지나갔던. 그런 것. 나의 입으로 꺼낼 수 없는 것. 내가 외면한 현실. 한번 도망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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