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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두려워하고 계속해서 미뤄왔던 건. 정기적인 수입으로 인한 경제적인 안정의 상실이 아니었다. 바로 소속감을 잃고, 다시 취업 준비를 해야한다는 두려움이었다. 너무 무섭다. 퇴사 날짜 까지 정해진 지금의 내겐 해방감이 가득하지만 자꾸 막연한 두려움이 흰 도화지 속 검은 얼룩 처럼 계속해서 번져나간다. 어느날은 그 걱정이 내 머릿속을 다 물들일 때도 있고...
2023년 7월 21일. 약 2년 3개월 동안 다닌 내 첫 직장, 나는 퇴사까지 일주일 남았다. 퇴사를 처음 결심한 것은 21년 9월 추석을 앞 둔 날이었다. 동기도 선임도 휴가로 자리를 비워, 추석 전 주의 일은 거의 다 내 몫이었다. 당시 입사 6개월차였던 내게, 보고서라는 막중한 업무가 내게 내려졌다. 너무 부담스러웠다. 너무 과중했다. 남들은 추석 ...
인생의 절반 이상을 덕질하며 살아온 내 마음 속엔 덕질의 방이 있고 그 방을 차지하는 대부분은 남자배구로 현재 가득 차 있을것이다. 한편, 그 방에 벽은 내가 8년 동안 지독히 응원했던 한 남자 아이돌 그룹으로 세워져 있을테고, 비록 방안에 물리적인 부피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아이돌에 대한 나의 덕심은 덕질의 방에 토대가 되고 아리고 깊게 남아있을테...
진통제를 처방 받았다. 약사에게 두통약이나 생리통약 등을 요청하여 구매한 적은 있어도, 의사에 의해 진통제를 처방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오른쪽 손목이 아파서 진통제를 처방 받았다. 하루에 두 번씩 5일치를 처방 받았다. 아플 때마다 먹으라는데, 내가 과연 이 약을 먹을까 싶다. 워낙에 아픈걸 잘 참고, 무딘 성격에 아파도 그냥 넘기는 나이기에 과연 내가 ...
중,고등학생일 때의 나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뭐든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고, 특히나 시험 기간에 주말에서 TV예능을 보며 늘어지게 웃는 아빠를 볼테면, 시험 스트레스 하나 없을 어른이 되고 싶었다. 이 밤이 지나 눈을 뜨면 어른이 되어 있는 나를 기대하면 잠에 들곤 했다. 스물 다섯, 취직도 하고, 돈도 벌며, 배달비가 6천원이어도 먹고 싶은 음식은 그...
평생 큰 병 없이 살아왔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동생 친구들과 철봉 내기를 하다 떨어져 팔이 부러져 입원을 했다. 아직까지 큰 병, 사고를 겪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왔다. 학창시절을 반추해보아도 기억 나지 않은 것 보면, 학창 시절에도 큰 병치레 없이 지냈다. 전교 1등을 했던 중학생 시절 때도, 고3 수험생 시절 때도 공부 때문에 코피 한 번 흘린 적 ...
요즘에 TV에서 돈을 잘 벌거나, 권위있는 사람들이 평범하게 입고 나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볼 때면,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저렇게 TV도 나오는 부자 내지는 대단한 사람이, 저렇게 간편하게 입고 나오는 것을 보며 어쩌면 오늘 거리를 걷다 지나친 사람이 TV 속 저 인물처럼 대단한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화려한 등산복을 입은 중년의 사람들 속에는 어쩌면 ...
회사까지 통근하는데 2시간이 걸린다. 왕복으로는 4시간이 걸린다.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은 1시간 20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편하게 앉아서 가고 싶어 앉지 못할 경우 지하철을 그냥 보내느라 통근시간이 꽤 있는 편이다. 출근은 앉아서 오기 때문에 나름 편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조금 힘들고, 오전 10시만 되어도 배가 고픈 것이 고달프기는 해...
나락만 잡고 살아온 것 같다.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마다 나는, 가장 마지막 끈을 잡은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대학교에 절대 가고 싶지 않은 학과를 갔고, 마지못해 지원한 회사에 얼떨결에 붙어 다니고 있다. 그런데 나름 만족한다. 어떤일을 하는데 있어 항상 계획을 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나' 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길에 들어서 꾸역 꾸역 살아...
자꾸 생각난다. 이별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너가 생각난다. 귀책사유는 너였지만, 헤어짐을 고한 것은 나이기에 뒤돌아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자꾸만 생각나고 쉽사리 너를 떠나지 못한다. 아니 다시 돌아가고 싶다.
블라디보스토크로 2박 3일 동안 여행을 갔다. 친구와 갑자기 떠나게 된 여행. 현생을 뒤로 하고 그냥 떠났다.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러시아는 총기소유가 가능한 나라인데, 갔다가 총 맞으면 어떡하지?" "소매치기 당하지 않을까, 밤에 걷기 위험할 텐데" "영어도 잘 못하는데, 러시아어라니,,, 대화가 통할까?" 등등 걱정이...
나는 셀카를 찍지 않는 사람이다. 다른 친구들은 틈나면 본인의 사진을 찍고, 버젓이 셀카를 프사로 해놓기도 한다. 나는 이 모든 것이 어색하고 낯설다. 아니 별로 안 좋아한다. 셀카를 찍는게 너무 어색하다. 못생겼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를 찍어 프사를 하기보다는 잘생긴 연예인 사진, 멋진 풍경을 대신 올려두고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들이 봐줬음 한다....
우리집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되는 위치에 피자집이 하나 있다. 간만에 피자가 먹고 싶어 주문을 하려고 들어가 봤는데... 웬걸. 배달료가 1,000원이다. 고구마 피자 작은 사이즈가 17,000원인 것은 그렇다 치는데 배달료가 천 원이다. 집에서 3분도 안 걸리는 위치에 있으면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될 것을 배달료를 천 원이나 받는다. 참으로 야...
부유하지는 않지만 가난하지도 않은, 정말 평범한 가정에서 나름 유복하게 살았다. 흔히 '정상' 가족이라고 말하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제자매들까지 한 가족을 이루며 살았다. 유년시절을 평탄하고 평범하게 살아와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와 같은 줄 알았다. 뭐 주변에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군상의 가정이 있었지만, 나와 같이 편안하고 안락한 가...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내 주변 사람들은 다 너가 좋다고 해서 나만 괜한 심보에 너를 좋아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너를 좋아하게 되었지. 잘생긴 얼굴보다는 정말 착한 인성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어. 물론 잘생기긴 했는데,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 성격 때문에 호감이 생겼고 잘생긴 얼굴 덕에 애정이 생겼지. 너를 좋아한 덕에 진짜 행복했어. 너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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