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커미션 작업물입니다. 사회주의 문학단체 부연동맹 이른바 부연파가 검거사건으로 해체당하고, 서기장 박병찬은 옥중 생활 얻은 병으로 마산으로 떠난 지 2년. 문단의 지배적인 위치에 있었던 병찬의 위치는 어느새 흐릿해지고, 프로문학과 연관돼 있으나 차마 부르주아 문학가라고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일명 ‘동반자격’ 문인단체 “장도파”가 주에 서게 됐다. 특히 그중...
시를 쓴다는 건 내 심장을 한겹 뜯어 팔딱대는 피부 결 같은 근육을 붓처럼 액정에 문지르는 것 정지용 선생, 이젠 이 조그마한 스마트폰으로 우린 시를 씁니다. 그만큼 얄팍한 인생을 씁니다. 하지만 그게 뭐가 나쁜지 모르겠어요, 나는 결국 심장을 뜯고 내 생명을 뱉고 토해낸 것은 한 움큼 뭉친 핏덩이 결국 냄새나는 건 비린 한강의 바다 향기 바다 없는 바다 ...
얼굴 좀 한번 뵙기로 간 길에, 문을 열자 뜸을 들이고 고개를 젓더니 하는 말, 인환아, 긋는 것 좀 도와줄래? 선배의 손에는 면도칼 하나가 검지손가락에 기대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고 날 따위가 거울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입을 열고 말했다. 별거 아닌 말, 네라는 한마디. 성대가 울림에 목젖은 추처럼 기도에 떨어진 것 같았다. 나는 ...
종수는 아마 병찬과 있는 것이 즐거울 것이다. 그게 농구 골대 아래에서 일이라면 말이다. 종수는 경기 전 박병찬을 향해 쏟아지는 말에 잠을 자지 못한 몸이 가시가 되어 자신을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건 아마 원시적인 야생의 육감일 것이다.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쓸데없는 본능이다. 종수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박병찬을 꺼리는 몸을 한 가지 생각으...
최세종의 아들이라고 해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대기실의 대기시간을, 30분 건너뛸 수 있는 건 아니다. 최종수는 캡을 눌러쓰며 생각했다. 캡은, 자의식 과잉 따위가 아니다. 최세종의 아들로서 예능에 얼굴을 비친 최종수는, 부모님에 대한 예의로도 이런 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최종수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 각자에 신경 쓸게 많은 사...
경기가 끝났을 때 종수는 믿기지 않아 스코어를 바라봤다. 눈을 비빌 필요는 없었다, 괜히 그런 작위적인 포즈는 취하지 않아도 된다. 확실하게 원중고가 이겼으니까. 장도고는 지고 말았다. 최종수는 이렇게 생각했다. 최종수가 진 것이다. 최종수는 지고 말았다. 몸의 땀이 차갑게 식었다. 심장박동을 달리는 순간보다도 강하게 느꼈지만 체온은 순식간에 낮아지고 숨은...
종수는 담배를 피우고 있다. 종수가 담배를 피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체감상 2년도 더 된 것 같으나 세어보니 서너 달이었다. 담배 연기를 빨며 종수는 자신이 지금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농구? 아마도 그것일 테지만 무엇보다도 피워야 할 이유가 딱히 없었던 까닭도 있다. 뉴스가 나왔을 때, 아직은 뉴스를 볼 수 있었을 때 병찬...
무하마드, 네가 걸었던 길을 걷는다. 박물관 바닥은 견고한 만큼 차갑구나. 호수 위 두꺼운 얼음 걷는 듯 위태로웠을 그 순간의 너를 생각해. 창문 하나 없기에 온기도 없다. 그저 박제된 채 누구의 온기도 느끼지 못하고 숨만 쉬는 유물들. 저것을 죽은 사람의 박제된 영혼 가죽이라고 하자. 무하마드, 여기서 무슨 생각을 했어? 무하마드, 어쩌다 여기를 나가고 ...
인환은 내게 성호 긋는 꼴을 보여주었다. 그 각지고 귀족 같은 얼굴처럼 겨울날 마른 나뭇가지 같은 생김새의 손가락으로, 가슴팍에 검지를 갖다 대었다. 미세하게 손가락 아래로 양복 주름 따위가 생겼다. 인환은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그의 천박함을 담아낸 듯, 종교의식 와중에도 들뜬 것 같은 목소리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했다. 그날 앉아있...
저는 정신과 의사, 사잘 아바스입니다. 어릴 적 스위스에 와서 스위스에서 살았고, 지금은 안락사 단체에서 일을 합니다. 네, 저는 무슬림이었습니다. 하지만 안락사 일을 하기 위해 배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 정신과 의사 일을 하면서 힘든 사람을 돕고, 자살의 늪에서 나오게 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께 보답하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일이 있기 전까...
198X년, ○○대 철학과 재학생 칠성은 뒷골목 게이바에서 술을 홀짝였다. 칠성은 동지에게서 스탈린주의 관점의 동성애 비판을 듣고 나온 후였다. 동지는 말도 안 되는 유사 의학을 들먹이며, 프로이트가 어쩌고 아무튼 동성애는 성도착증이니, 자본주의 미제의 프로파간다니 했고, 칠성은 아무 말 없이 그냥 들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동지가 칠성을 믿고 있었고, 칠...
선호는 마냥 유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유진, 다소 중성적인 이름이다. 하지만 유진은 가부장적 남성상의 화신이었다. 근데 좀 진보적인, 아니 많이 진보적인. 아예 그냥 공산주의자인. 선호는 유진을 좋아했다. 그야 잘생겼고, 투철하고, 또 똑똑하고 음 아무튼 잘생긴 듯? 유진은 열성적으로 환경과 자본의 얽히고설킨 문제에 대해 연설하듯 이야기 했다. 모두 ...
S는 초임 받은 국어 교사다. S는 교사들 중에서도 유독 어리고 또 그렇지만 섬세했다. S는 문제 있는 아이를 만나면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리라고 다짐하며 Y가 있는 교실에 들어갔다. 5반의 첫 수업이었다. Y는 S의 등장을 알고 있었다. 국어, 국·영·수 중 유일하게 좋아하는 과목. Y는 지금까지 마음에 들지 않던, 문학의 기본도 모르는 아줌마가 나가고, ...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