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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하이에서 대영고등학교가 우승했다는 날조 설정 있음 * 당시 일본에 프로농구가 당연히 있었다는 날조 설정 있음 * 날조는 많고 두서는 없음 하늘도 회색, 구름도 회색, 바다도 회색, 바람도 회색이었다. 우울한 로맨스 영화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대협은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그는 낚시를 사랑했지만, 낚시라는 행위의 나른함을 부정하지 않았다. ...
자다 말고 씻지도 않은 머리를 긁적이며 션이 집 밖으로 나가던 참이었다. 역시 떡이 진 머리로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 한 체이스가 배웅 한 마디 제대로 못 하고 앉아 있는 걸 보던 션이 문고리를 쥐고 물었다. "야, 너무 늦은 시간이란 건 대체 언제냐?" 새벽 세 시 반에 출근하는 연인의 뜬금 없는 질문에 체이스는 션의 허리춤을 가리켰다. 옷 빠져 나왔어....
별로 좋은 날이 아니었다. 어떤 심판이 있었고, 어둠은 도무지 형체를 유지할 수 없었다. 자꾸 시꺼멓게 녹아내렸고, 덩어리진 악의와 증오가 잇사이로 비집고 나왔다. 육체를 포기했다면 고요히 넘실거리는 동안 알아서 제 무게를 되찾았을 어둠이지만, 그 어둠은 육체를 포기하지 않았다. 육체를 가지고 있어야만 생명체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해만이 유혹을 낳을 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제 그럴 때가 되었으니까. 자기가 마시던 커피가 아직 남아있는 잔에 불이 붙어있는 담배를 툭 던져 넣는다. 가수도 모르는 노래가 나오고 있던 스테레오를 끈다. 스탠드 램프를 끈다. 천장 조명을 끈다. 부엌에 켜져 있던 조명도 끈다. 집의 보안 시스템 전원을 킨다. 복도. 문. 침대. 밤이다. 침대 옆에 놓여있는 약병에서 약을 몇 ...
난 너를 사랑하게 되지 않아. 절대로. 술집의 편파적인 불빛을 받으며 혼자 분노를 김처럼 뿜어대던 넌 단 한순간 나를 연민하는 듯, 눈썹을 찌푸리고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정리했어?" 턱에 손을 가져가며 웃는 도리안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뱀처럼 웃고 있었다. 난 언제나 뱀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 미끄러운 감촉이 섹시하다고 ...
"인간 중 누군가 그랬다더군요. '같은 결과가 날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광기의 정의'라구요." 빛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어둠은 빛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빛이 인간들에게 보이는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모습이었다. 빛과 같은 차원에 존재하는 어둠만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는 얼굴과 표정과 이름이 있었다. 인간...
셰퍼드는 돌아오지 않는다. 믿을 수 없었지만 알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간 들어온 기계음이었지만 이번이야말로 마지막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 언제보다도 높고 동시다발적이었던 탓도 있지만, 소리와 함께 리퍼들이 한꺼번에 쓰러지기 시작한 이유가 더 컸다. 분명 우주 전역에서 들을 수 있었을 그 소리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 존재들의 단말마였다. 종전은 그렇게...
됐다는 스티브의 말을 무시하고 질질 끌어다 학교로 돌아갔다. 다행히 열쇠를 찾을 수 있긴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스티브를 집으로 보낼 생각은 들지 않았다. 스티브는 다시 반대 의견을 표력했지만 나는 발버둥을 치려는 깡마른 뒷목을 잡고, "의지를 관철하려면 힘이 있어야 되는 거야." 하고 역사 시간에 들은 것 같은 말을 대충 속삭여주었다. 스티브는 순간...
어느 겨울의 일이다. 스티브는 항상 내가 감이라고 부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단 한 번 비웃은 일이 없었다. 네가 어디서 또 누군가에게 맞고 있다는 걸 내가 어떻게 항상 알겠냐는 말에 스티브는 눈썹을 지푸리다가 네가 좋아하는 그 미래의 말도 안 되는 과학이 도와주는 거 아니냐고, 자기도 믿지 않는 말을 중얼거렸다. 어느 쪽이든 믿지 않는다면 차라...
목을 감는 손이 차갑고 거세다. 손가락 마디 사이 마다 날카로운 틈이 있었다. 인간의 손에 이런 건 없다. 이 틈에 살점이 집히면 당장에라도 찢겨나갈 듯 예리한 금속이 숨통을 눌러왔다. 방패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비교적 새로운 목소리가 거칠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 듯도 했지만, 멀다. 잘 들리지 않았다. "버키……." 난 버키가 아니야, 버키가 누군데, 난...
럼로우는 머리를 쥐어 뜯었다. 이리저리 서성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적잖이 흥분한 상태임은 확실했다. 그는 그렇게 임시 작전 본부─좋게 말해 본부지, 조금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에 지나지 않는─를 헤집으며 돌아다니다가 한 번 씩 멈춰서 누군가를 노려보았다. 본인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양이었지만, 당황과 분노가 그의 이성을 멈추었다. 캡틴 아메리카가...
몇 번째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무겁게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문은 박살날 듯 두드려지고 있었다. 정말 문이 부숴질 것 같았기 때문에 스티브는 달뜬 몸에 이불을 칭칭 감고 간신히 일어났다. "Coming……." 이 시간에 문을 두드릴 사람이라곤 버키 밖에 없었다. 자다 깬 스티브가 정확히 시간을 알 도리는 없었지만 어쨌든 밖도, 불 하나 켜져 있지 않은 집...
"스티브!" 나타샤의 침착한, 그러나 큰 소리에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리던 스티브는 그대로 하늘이 돌아가는 것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그리고 그의 머리가 원래 있던 곳으로 박격탄이 스쳐 지나갔다. 나타샤가 스티브의 정강이를 걷어차 넘어뜨림으로써 그 공격에서 그를 구한 것이었다. 스티브는 다행히 넘어지며 구른 덕분에 바닥에 머리를 박아 뇌진탕으...
'난 널 믿어.' 스티브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었다. 아주 짧은 말이었고, 그가 할 만한 말이었고, 그러나 로키로선 들을 법하지도 않은 말이었기에 절대 잊을 수 없었다.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토르는 언젠가 몇 번이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스티브는 적으로 만난 인간이었다. 그는 선뜻 신뢰를 제안했다. 로키는 한쪽 눈썹을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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