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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켄지는 은영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다. 흔들리는 눈빛 두 쌍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버석한 낯빛 위에 둥둥 띄워진 붉은 입술. 거기에 계속 시선이 가는 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다. 어깨 위로 자른 단발머리가 한 발짝 물러나며 흔들렸다. 어쨌든 은영은 단단했다. 온종일 흰 가운 속에 꽂고 다니는 장난감 검을 들어 올려 매켄지에게 겨누었다. 알록달...
도시의 밤은 조용하지 않았다. 조용할 수 없었다. 아무리 하늘은 먹을 풀어놓은 것처럼 새까맣게 물들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술에 취한 취객끼리 시비가 붙어 헐렁한 주먹을 날리는 난투극과 엄마의 품속에서 새근새근 잠을 청하는 아이가 공존하는 시간. 그 시간에 A는 B를 마주하고 있었다. 어쩌면 운명의 장난이었다. 적어도 그렇게 믿어야 A의...
*if 은영이 고등학생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갔다면 철저히 투명한 순간들이 있었다. 은영은 가끔 궁금해졌다. 이 복도 한가운데에 서서 크게 소리를 지르면 누가 돌아보긴 할까. 씨발! 나 여기 있다고오! 그들은 알아듣지 못할 한국말로 언성을 높이면 걔네들의 고막에 닿기는 할까. 아무리 발까지 탕탕 구르고 팔을 휘둘러도 아무도 듣지 못하리라. 나는 투명하...
어떤 죽음들은 비눗방울을 닮았다. 빛을 받아 오색빛깔로 찰랑거리다가 일순간에 톡. 공기 중에서 몸을 터트리고 나면 아무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남기고 간 건 고작해야 터질 때의 아주 작은 파열음, 귓속에서 미약하게 지속하는 진동. 매켄지는 한문 선생을 처음 봤을 때 비눗방울을 떠올렸다. 그 몸을 두른 예쁜 보호막부터 그러했다. 딱 비눗방울처럼 일렁이고 다...
선배, 사이코패스라면서요? 시목은 제 앞에 낯선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간도 크지. 불쑥 찾아와서 하는 말이 대뜸 이런 소리라니. 무례한 건지, 용감한 건지. 또는 둘 다일지 모르겠어 한쪽으로 미세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너 나 아니? 하며 되묻자 검은 눈동자를 도록 굴리는 꼴이 퍽 뻔뻔스러웠다. 느지막한 시간이었다. 빈약한 학교 도서관 구석에서 숨어들...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른다. 한 발짝도 더 뗄 수 없을 거 같고 숨은 턱 막혀오고. 눈꺼풀에는 투명한 비닐 막이 씐 것처럼 뻑뻑하고. 아무리 손등으로 그 위를 벅벅 문질러봤자 애꿎은 살만 벌겋게 일어나지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은영은 품이 큰 슬리퍼 뒷창을 질질 끌며 걷다가 타일 깔린 ...
택은 하얀 사람이었다. 가끔은 희다 못해 투명할 정도로. 단정하게 이마를 덮은 검은색 머리칼은 둥글둥글 뒤통수와 퍽 잘 어울려서. 어딘가 겨울을 닮아 긴소매가 잘 어울리겠으나 그렇다고 시리지는 않은 사람. 높게 뻗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꽃보다는 포근하게 뭉쳐있는 목화꽃을 더 닮아있었다. 겨울은 결국 차가움과 따뜻함의 공존이다. 하아 숨을 뱉으면 몽글몽글 공...
523. 혜민아. 너는 참 예쁘게 먹어. 그런 말을 해보려다가 래디는 다 관두었다. 한 번 벌려냈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하압 하고 입을 싱겁게 다물었다. 맨날 배가 아프다고 보건실에서 받아온 알마겔 봉지 끝을 빨아내는 애한테 하기에는, 글쎄, 너무 무던한 말일 거 같아서. 그렇지만 사실이었다. 혜민은 먹지 않는 순간이 없었다. 과자 봉지 속에 손을 집어넣어...
안 쌤, 나 좀 도와줘요. 나 젤리가 안 보여요, fuck. 은영은 눈을 깜박였다. 깜박, 깜박. 매켄지는 그런 은영의 시선을 조금도 피하지 아니하고 똑바로 마주 보았다. 보건실, 완전히 은영의 영역이었다. 거기에 불쑥 들어와 내민 말치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종류라, 은영은 별안간 조금 웃고 싶어졌다. 이 새끼가 또 무슨 수작이지? 매켄지에게는 안타깝게도 은...
매켄지. 민둥민둥하게 시작했다가 기침과도 같은 쇳소리 섞어 뱉어야 하는 제 이름. 아주 어렸을 때는 제게 한국어 이름도 있었던 거 같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 어느 장면에서는, 제 방 침대에 엎드려 쭉 뻗은 다리를 까딱이다가 한국말로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뛰쳐나갔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몰라도 모두가 그를 매켄지, 매켄지로 부르기 시작했지만. 그전에는 아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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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당신이 살아남기를 바라며, 생존자들을 위한 다섯 가지 주의사항: 1. 감염은 체액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미 감염자에게 물린 경우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어떤 전염병이 퍼졌다.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에 발현되는 그 병의 감염자는 모두 이성을 잃고 살을 탐했다. 꼭 인간다움은 옅어지고 지독한 허기만 남은...
서류를 넘기는 시목의 손가락에는 언제나처럼 골무가 끼워져 있다. 집중함으로 내려앉은 시목의 사무실 안, 무시하기 쉬운 백색 소음과 종잇장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했다. 글씨에 밑줄을 치던 시목의 미간이 가만히 좁혀졌다. 뭔가 이상한데. 펜 끝으로 이마를 긁적이며 고민에 빠졌던 시목을 깨우는 노랫소리가 있다. 경쾌한 멜로디를 울리며 진동하는 제 핸...
something old 새집에는 낡은 피아노 한 대가 들어섰다. 그리 크지 않은 방을 꽉 채우는 그 몸체에는 오랜 기간 사랑받은 물건 특유의 손때가 묻어 있었다. 그래도 우리끼리 새로 시작하는 건데 새 걸로 하나 장만하지, 나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데... 라며 아쉬운 소리 하는 동재의 입을 유안은 검지로 내리눌러 막아버렸다. 싫어, 라고 작게 속삭이자...
예루살렘에 있는 양문 곁에 히브리 말로 베데스다라 하는 못이 있는데 거기 행각 다섯이 있고 그 안에 많은 병자, 맹인, 다리 저는 사람, 혈기 마른 사람들이 누워 물의 움직임을 기다리니 이는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움직인 후에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에 걸렸든지 낫게 됨이러라 (요 5:2-4) 어? 황시목 성도님, 이쪽은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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