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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에서 느슨하게 이어집니다. 아래 글 시점에서 약 1년 반 후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딱히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미츠이가 미토의 집에 오기로 한 날에는 다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고 한낮부터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미츠이는 전화로 새해도 함께 보내지 못했으니 자고 가겠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정초에 두 사람이 만났다 한들 함께 참배를 가거나 거창한...
미츠이는 주말이면 이따금 농구를 하러 공원에 갔다가 그를 보았다. 그럴 때면 미토는 공원의 벤치에서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미츠이와 눈이 마주치면 미토는 가볍게 목례를 하거나 한 손을 들었다. 미츠이는 농구를 하는 동안 미토가 해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는 그림자 아래로 느릿하게 움직이며 자리를 옮기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미츠이가 운동을 끝낸 ...
이번에는 일본 이름으로 써봤습니다. 그냥 그렇게 떠올랐기 때문에...하지만 시대나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고증은 전혀 없사오니 편히 읽어주십시오. "2480엔입니다." 맥주 2캔, 곰 젤리, 그리고 콘돔. 먹을 수 있는 것에서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액체에서 고체로. 왠지 그 질감과 성질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은 구매 목록이네, 미토는 돈을 받으면서 힐...
당신은 내 손가락 끝을 보면서슬프냐고 물었지젊었던 그 시절에는아무것도 두렵지 않았어오직 당신의 다정함만이 두려웠어- 가구야히메, 칸다가와 19세의 여름에 양호열은 처음으로 애인과 헤어졌다. 다정함의 무덤 그러고보니 대만 군, 결혼한다던데, 하고 백호는 말했다. 호열과 백호는 간만에 만나 술을 한 잔 마시러 이자카야에 들어온 참이었다. 호열은 그래? 하고 심...
양호열은 박철과 다른 점이 많았다. 더 작은 키. 더 선명한 목소리. 자신을 부르는 호칭, '너'나 '대만아'가 아닌 '당신'과 '대만 군'. 기분이 좋을 때면 가늘어지기보다는 둥글어지는 눈매. 더 조심스러운 입맞춤. 더 다정한 섹스. 하지만 가끔 양호열을 보면 박철이 생각났다. 그 몸의 단단함. 캐물어도 잘 말해주지 않는 것들. 내키지 않는 이야기를 할 ...
아름다운 공의 궤적을 알고 있다. 제법 먼 길을 여행하면서도 어떤 불안도 흔들림도 없이 갈 곳을 아는 듯한 구체는 마지막까지 림조차도 거의 건드리지 않고 깨끗하게 목적지를 향한다. 이내 기다렸다는 듯이 흰 그물이 구체를 다정하게 포옹했다가 다시 자유롭게 해 준다. 그 궤적은 볼 때마다 청신하다. 이 엉망진창인 세계의 일부는 여전히 신이 세운 당초의 계획에 ...
킴 키츠라기는 41번서의 흡연용 발코니에서 오늘치 담배를 태우면서 그날 일어난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그 반추의 범위는 이상하게도 점차 넓어져서, 최근에 있었던 여러 사건들과 그의 인생의 윤곽에까지 다다르고 말았다. 킴은 자신을 다소 개인적인 사람으로 분류한다. 그는 경찰 조직에서 잘 지내지만 딱히 동료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 안에 깊이 ...
해리조차도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잘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다소 강압적인 방식으로 그 일이 일어났다. 죄책감이 들었다. 특히 킴의 손목을 누를 때. 해리는 항상 그 손목이 너무 가늘다고 생각했다. 멋진 장갑으로 싸맨 손도 자신의 손에 비해 너무 작다고. 오히려 그 때문에 손목이 더 가늘어 보인다고. 그리고 작은 겨울의 나뭇가지들처럼 마르고 어두운 빛깔의...
이것은 아마도 2006년 경에 '애절100제'라는, 당대 오타쿠 컬쳐에서 유행했던 키워드 글쓰기 목록 중 '먼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쓴 글입니다. 최근 발굴했기에 역사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약간 가필수정하여 올려둡니다...올릴 것도 별로 없고 해서. 달각, 하고 찻잔이 컵받침에 닿았다. 그녀의 이미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우아한 그 손놀림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경위님도 같이 오셔도 돼요. 엘리 밀러는 말했다. 알렉 하디는 얼굴을 찌푸렸다. 어떻게고 뭐고, 내가 알 바는 아니잖아, 알아서 해. 자리를 박차고 나서는 하디의 휘청한 뒷모습을 보며 밀러는, 똥 씹은 표정이네 또, 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저렇게 마른 나뭇가지같은 몸에 머리를 매달고 다니다가 어디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
1. 진 에릭슨이 그 쪽지를 발견한 것은 어느 날 저녁 학교에서 돌아와 피로감에 신음을 토하며 신발을 벗고 있을 때였다. 근래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던 현관의 작은 전등이 갑자기 빛을 발하자, 자신이 밟고 선 엽서만한 크기의 노란 종이가 보였다. 누가 현관문 아래로 쑤셔넣은 듯했는데, 광고지라고 보기엔 너무 작고 기묘한 형태였다. 진은 그 종이를 집어들...
1. 그 무렵 아밀린 홀도 대위의 머리색은 은색이었다. 그녀는 엔도 전투에서의 성대한 승리 직후에 오랜만에 만나게 된 레이아 오르가나가 우주선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절로 얼굴 근육이 풀어졌다. 축하 행사 때 만날 예정이었으나 조금이라도 일찍 보기 위해 일부러 우연을 가장하여 격납고까지 레이아를 만나러 간 차였다. "홀도 대위! 여기서 보네요. 무사했군요....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왔다. 벤은 오직 자신이 그 시간만을 움직이기 위해 살아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시간들은 죽임당하는 것 외에는 큰 용도를 지니지 않았다. 포스 억제 장치들이 방음 설비처럼 벽면 전체를 따라 설치된 무색무취한 방에서 갑옷같은 포스 감쇄기를 착용하고 매일 약을 꼬박꼬박 먹는 것. 그것이 그의 일과의 전부였다. 그에게는 별다른...
샤이어의 곳곳에 참나무가 빼곡히 우거진 것은 빌보가 '이상한 양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그 여행에서 돌아온 후 생긴 일이었다. 그 나무들은 빌보가 베오른의 정원에서 집어 온 도토리 하나에서 뻗은 가지들이었다. 빌보의 도토리가 퍼뜨린 참나무들은 마법의 콩에서 나온 줄기처럼 매우 빠르고 곧게 자랐고 샤이어에 수많은 도토리와 품질 좋은 목재를 제공했으므로, 호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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