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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님, 저 이제 더… 랩터는 말을 멈추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을 이어야 할지 잘 몰랐다. 랩터는 자주 생각을 멈추곤 했다. 어릴 적 무거운 지팡이 앞에서 그랬던 것처럼. ……울기 싫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생각을 멈춘 그 때 가장 깊은 곳에 있던 말이 튀어올랐다. 낯설고, 서늘한 한 마디. 울다, 싫다, 그만두다. 전부 무의식 중 멀리하던 단어들. 랩터는 낯...
판도라는 무너졌다. 항아리 안을 마지막으로 확인할 생각조차 못 한 채 엎어진 질그릇을 그대로 두고 양 무릎을 차례로 꿇었다. 그럼 결국 나는 오로지 나와 같은 자들에게 절망을 주기 위해서만 태어났다는 말인가? 판도라는 심지어 자신이 흙으로 빚어진 이들과 같은 선상에 설 자격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들의 일회용 장난감이 손가락인형용 헝겊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메로프 곤트는 생각했다. 만약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 어째서 나를 받아주지 않았지? 더럽고 먼지 쌓인 골방에 웅크려 지나가는 구더기를 응시하면서 수도 없이 되뇌였다. 만약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 왜 나를 정중히 밀어내지 않았지? 만약 그가, 만약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 왜 내 앞에서 좀더 태도를 확실히 해주지 않지? 왜 부드럽게 웃어주며 친절을 건네지? 메로...
"의장님, 또 뭘 이런 걸 사 오셨어요..." "어어, 테, 테라피. 좋다잖아, 정신에." 재철은 비죽 웃으며 핸들을 팍 꺾었다. 끼기기긱, 요란한 굉음이 집안을 가득 메울만치 흐르고, 곧이어 쾅.코너에 박은 너덜한 보닛이 빙 둘러 한 바퀴 비치고, 한쪽 구석을 차지한 모니터에 깜빡, 깜빡. 게임 오버. 재철은 쯧 혀를 차며 신경질적으로 모조 운전대 한쪽을...
랩터의 꿈에는 항상 발목 없는 시체가 등장했다. 허공에 대롱대롱 떠 흔들리며 그를 원망하든지, 땅바닥을 질질 기어 오며 울부짖고 눈물 흘리던지. 랩터는 울었고, 도망쳤고, 소리질렀다. 바닥은 컨베이어벨트가 된 것처럼 느렸고, 때로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기도 했다. 가위에 눌린 것도 아닌데. 랩터는 자다 깨서 자주 울었다. 깨지도 못하고 울기도 했다. 헤이즈는...
내 삶이 이토록 고단한 데에는 분명 너도 한몫 했을 거다. 감정 없이 뱉는 소리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지친 목소리. 마치 축 처져 더 이상은 회생할 수 없는 도마뱀 꼬리를 보는 듯이 머리가 멍했다. 무슨 짓을 해도 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앵커님은 내가 어쩌길 바라요. 벌써 꺼멓게 죽은 목소리다.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온몸을 메웠다. 패배...
아 나는 어떤 잃어버린 행성의 고리처럼 네게 귀속되어 있었지. 연한 색 피부를 가진 우리는 그 색만큼이나 약해빠진 성질로 실실 웃으며 영원을 약속했으나 사실, 우리를 제외한 모든 것들은 그리 약하지 않았다는 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모든 일들 사랑의 맹점이었지. . . . "왜 그러고 서 있어?" "면회 허락을 안 해 줘서." 문앞에 비스듬히 기대 선 얼굴...
바후는 천장에 대롱 매달린 제 꼴을 보았다. 한참을 한 자세 그대로 달린 채라 손목엔 골이 파인지 오래. 메마른 창고 환경에 며칠째 갖혀 있던 터라 피부는 온통 갈라지고 터져 원래 어떤 기능을 하던 부위였는지 형체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나마도 온통 너덜너덜하고 부어올라 변질된 피부색이 구역질을 일으켰다. 곰팡이까지 핀 듯 군데군데가 하얗게 ...
에릭은 자기가 가고 있는 길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각하지 못할 때가 너무 많았다. 지금 같은 경우가 그랬다. 메뚜기와 전갈. 사실 그는 왜 전갈을 택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분명 이유가 있었을 텐데, 단순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다. 분명 정신이 어렴풋할 때의 에릭은 미래에 자신이 눈치채지 못할 장면에 대해 상상하며 ...
가끔 파괴적인 충동이 그를 덮쳐 오곤 했다. 그럴 때면 게리는 잠깐 숨을 멈추었다. 대개는 그것만으로 충분했지만, 때로는 아무 도움 안 되기도 했다. 그러면 게리는 혼자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했다. 물론 가끔, 그마저도 여건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그래, 여기서 나가시겠다.” 숨죽여 웃는 소리가 공간을 메웠다. 시야 가득 어둠이 ...
더운 공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몇 번을 환기를 시키고 몇 번을 시종을 시켜 부채질을 하게 하여도 가시질 않는 더운 기에 백짓장 같은 얼굴이 더더욱 새하얗게 질렸다. 한여름에 온 발작이다. "암주야," 암주야. 몰아쉬는 숨 사이로 헛소린지 알고 하는 소린지 모르게 두어 번 이름을 불렀다. 끊어질 듯 아슬히 목구멍을 비집고 나오는 가냘픈 음. 기다란 머리...
어두운 배경 위로 먼지 냄새가 흐른다. 피딱지 앉은 두 손 위로 커다란 손이 겹쳤다. 느릿 고갤 올려 시선이 맞는다. "어쩌다 또 이렇게 다쳤니. 힘든 일 있으면 말해 보래도." 서글픈 목소리가 귓전으로 기어든다. 흐릿 몽롱한 보랏빛 눈동자가 비스듬이 위를 향했다. 거울을 보듯, 똑 닮은 얼굴 둘이 마주본다. "어차피 같은 신세 주제에 해 줄 말이 더 있어...
"안, 안녕하세요! 서명운동차 나왔는데요!" 새하얗고 긴 머리칼이 흩날렸다. 다소 발갛게 물든 양 뺨은 기분 탓일까. 베놈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질겅 씹었다. 어디서 날 봤나? - "저, 저기... 저희 학교 앞으로 가끔 지나가시더라고요. 특이하신 인상이라 금방 외웠어요." 특이? 평범함의 극치라는 말은 많이 듣는다. 베놈은 오랜만에 아무것도 물지 않은...
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두 손을 적신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덜덜 떨리는 두 다리를 애써 결연히 모아 선다. 저는 그럴 마음이 없었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저는 칼을 내밀었고, 그가 와서, 아니 저는, 그저 자고 싶었을 뿐인데, 죽도록 울부짖길래, 그 울음이 저는, 참을 수가 없어서, 그저 저는, 입을 다물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무것도,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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