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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어제부터 자꾸 애들이 어제의 이벤트에서 배드 독스들이 또 전설을 찍었다고 연락을 해댄다. 누군 안 보고 싶어서 안 봤냐고. 신경질적으로 욕설이 섞인 답장을 남기니, 전부 폭소를 한다. 그냥 연락을 안 보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배드 독스들은 거의 매일을 이벤트에 나가다 싶이 하지만, 하필 오늘은 그들의 공연 일정이 오프인 날이었다. 그니까...
문 너머에서 비명 소리가 끊기질 않았다. 또 이사를 가야하나보다. (철컥, 철컥) (쿵, 쿵!) 잠금을 풀려는지 거친 쇳소리가 들린다. 품 안의 인형을 조금 세게 끌어안았다. 기어코 문이 부서져 쓰러졌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까만 사람이다. 그가 들고있는 얇은 검은 붉은 색의 피로 흥건했다. 바깥에서부터 비릿한 피 냄새가 들어왔다. 역겨운 냄새. 절로 ...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뇌무의 피가 묻은 검을 가볍게 휘둘러 털어낸 뒤 납도하곤, 주머니를 뒤적였다. 확인하니 왠 주소만 달랑 적힌 미도리야의 연락이었다. 미도리야가 이유 없이 이런 연락을 보낼리는 없었다. 아마 무언가 다급한 일이겠지. 게다가 내 도움이 필요한. 하지만 함부로 이탈할 수는 없어 어찌할까 고민하던 찰나, 갑자기 튀어나온 토도로키가 내 손목...
가히 초월적인 광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부서진 건물이 다시 원래대로 재조립 되다니. 오히려 전보다 상태가 더 좋아진 것 같기도 하다. 약간의 흙먼지만 나부끼는 운동장에는 체육복 차림의 소년과 전라의 소년 하나만 남았다. 전라의 소년은 뭐라 중얼거리더니 저 혼자 홀연히 떠나버렸고, 운동장에는 쓰러진 소년 하나만이 남았다. 조금 있으면 기자들이 몰린다. 그...
오랜 잠에서 깨어난 느낌에 찌뿌둥한 몸을 쭉 늘리며 기지개를 켰다. 울창한 수풀과 내 눈앞의 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은 남자. 남자는 크크, 낮은 웃음 소리를 내며 내게 커다란 천을 던져주었다. 어머, 나 언제부터 알몸이었지? 천을 몸에 두르며 남자가 내미는 손을 잡고 일어났다. “여어, 어서와라. 과학 왕국의 일원이 된 걸 축하하마.” 일본어? 여기...
울컥,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피가 얼굴에 질척하게 달라붙었다. 아직 쓰러지면 안된다. 바닥에 엎어진 몸을 일으키려 해보아도, 이미 내 몸은 나의 통제를 벗어났다. 그나마 굴러가는 눈을 움직여 혼자 남아 버티고 서 있는 청명 사형을 보았다. 흐려지는 시야에 청명 사형이 천마에게 달려드는 것까지 보았다. 아마, 저 일격이 천마의 목을 기어코 베어내겠지. 그리...
클로로 = 루실후르 조용한 집 안에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 들린다. 저 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고 있어서, 짜증이 쏟았다. 극악무도한 도적단의 우두머리. 세계정부에서도 포기한 특급 범죄자. 그리고, 내 하나뿐인 연인. 도적단의 우두머리인 그는 매우매우 바빠서, 년에 몇 번 만날 수도 없다. 그 대신 한 번 만날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지만. 그래도 불만인건 어...
히소카 = 모로 또 다. 또 그가 왔어! 이 짓이 반복된 그 날의 밤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그는 자신을 마술사라고 소개했다. 잔뜩 술에 취해있던 나는 그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에게 접근했다. "마아술사~? 아핫, 그럼 마술 하나만 보여주라. 어릴 때부터 마술을 직접 보는게 소원이었거드은." "흐음, 그래 좋아♥." "와아, 신난다아!" 그 뒤...
마다라메 시온 "안녕." "...뭐야. 저리 안 꺼져?" "그거, 네가 그런 거야?" "알 바냐. 너도 이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내 눈 앞에서 사라져." "있지. 이름이 뭐야?" "저리 꺼지라고!" "난 시이나야. 너 우리 집에 올래?" "하아? 뭔 소리를 하는거야. 너 저거 안 보여?" "보이는데? 됐으니까, 우리 집에 가자. 내가 잘 해줄게." "너 ...
"코코노이 씨, 저 이별했어요." "누구랑." "후후, 잠이라고 3일 전쯤에 헤어졌어요." "그래? 우연이네, 나도 그런데." "근데 있죠, 이제는 새로운 애 만나요." "누구." "밤샘 업무라고, 항상 제 곁에 있어줘요." "헤어져. 그 새끼 양다리야." "양다리인건 어떻게 아시고?" "나랑도 만나거든." "어머, 정말 헤어져야 겠네요. 코코노이 씨는 안...
돌아갈 준비는 모두 끝마쳤다. 산즈가 복귀 기념 선물로 준 정장을 입고 운전대를 잡았다. 조수석엔 산즈를, 뒷자석엔 마이키를 태우고 범천의 본부로 향했다. 정문에 차를 세우고, 나를 보며 놀란 듯 두 눈을 키우다 울먹이는 부하 놈에게 열쇠를 넘겼다. 눈 밑이 퀭한걸 보니 헛으로 살진 않았나보다. 녀석의 어깨를 툭툭 쳐주니 팔에 얼굴을 묻는다. 로비 정중앙을...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일주일? 3일? 아니면 이제 겨우 몇 시간? 눈도 입도 막히고, 손도 발도 묶였다.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들끓는 고문과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도 않을 정도의 마약. 약의 기운이 가시면 묽은 미음 같은 것을 누군가로부터 먹여지고, 위장이 조여드는 느낌을 받으며 한참 게워내길 반복했다. 이런 행위들이 정신없이 반복되니 몸의 상태는 ...
웃음이 나온다. 늦은 새벽에 온 네 연락에 잘 자던 잠도 뿌리치고 서둘러 매무새를 정리하고 네가 기다리고 있을 편의점으로 튀쳐나갔다. 숨이 차오를 정도로 뛰다가, 네가 곧 시야에 잡히자 뛰던 속도를 늦추고 숨을 차분히 골았다. 후,후 심호흡을 하고 급하게 나오지 않은 척 세상 모든 태연함을 끌어모아 너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편의점 바깥에 배치되어 있는 테이...
그저 사소한 우연이었다. 밥먹듯 드나던 동네길을 오늘따라 조금 헤매고 있었을 즈음에, 너를 발견했다. 환한 낮임에도 사람 하나 없는 공원에 혼자였던 너는, 뭐가 그리도 구슬픈지 혼자 숨죽여 눈물을 보였다.언제나 내가 보았던 너의 모습들과는 반대되는 너에, 나도 모르게 홀렸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너는 언제나, 도자기로 빗은 듯한 인형같은 모습이었다. 만지...
그 말이 끝나자마자, 우리쪽의 아야와 저쪽의 은발이 중앙으로 나갔다. 은발이면 '미츠야 타카시'인가? 무기도 없이 나가는 아야에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축 처지는 눈꼬리와 눈썹에 눈밑이 파르르 떨려왔다.많이 다치게 될 아야를 생각하니 눈시울이 달아올랐다. 한껏 축 처진 나를 보며 아야가 어쩔줄 몰라하며 내 얼굴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쓰다듬었다. 그런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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