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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위해서는 내가 쓴 가장 아름다운 문장을 먼저 버리라했다 모두가 어서 버리라고 아우성이었으나 내 욕심에 버리지 못한 그 문장, 너를 나는 차마 버리지 못하여서 휘영청한 달을 먼저 버리고 이내 향기로운 꽃도 버리고 그래도 너를 버리지 못해서 이리저리 피해보다가 곧이어 달콤한 설탕도 버리고 결국 맑은 종소리도 버렸는데 기어코 너는 온통 지우기만 하느라...
네가 자꾸 나의 부스러기를 아깝다며 모아 빚는다 새 것인냥 만들어 건넨다 나는 사실 모두 헌 것들임을 알면서도 괜히 그것이 온전의 것보다 더 좋아보여서 부서지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의 손에 와서는 빛바랜 잔재일 뿐임을 깨닫고서도 나는 그저 네 손이 좋은 것임을 느끼고서도
이 삶 내내 꿋꿋이 너를 생각했다 나는 너의 이름만을 생각하느라 시를 온전히 다 쓰고나서도 너의 이름이 아닌 마땅한 제목을 짓지 못해 열흘씩이고 그저 부유하는 말로 남겨두는 일이 많았다
누군가의 뒤에서 굽은 허리로 울음만 줍던 아이는 나약한 사람은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테라고 그리워할 사람 따위는 또 만들지 않을 테라고 축축한 방 안에서 꺾인 무릎으로 제 피만 닦던 아이는 추운 물가에 누워 얼어 죽지 않겠노라고 더운 양지에 서서 햇볕에 타 죽겠노라고 그렇게 메마른 사막 한 가운데서 선인장처럼 살아갔을 테지 안에만 물이 잔뜩 고이고 겉에는...
나는 그냥 내내 네가 우주 같다고 생각했다 빠져 있다 숨도 없이 죽어버리는 기분이었다 뒤늦게 되짚어보지만 나는 그때 한 순간도 남김없이 너에게 빼앗겨버리고 말았구나
그대 손을 잡고 두 손을 내려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다 녹아 없어지고 봄만 잔뜩 남아 묻어 있던 일이 허다했다 언젠가 그대 다시 나를 찾아와 내가 그 봄에 몸 져 눕는 날에는 하이얀 손으로 나의 이마 위에 고운 꽃잎 무더기 올려주기를 그러면 나는 그 열병을 머금은 채 발그레한 꽃잎이 되어 분홍빛의 그대와 어울리러 날아갈 거야 손가락을 펼쳐 세지 않아도 여기 ...
아침 창 앞의 내가 마시는 공기 중에 네 향기가 있다 한낮 길 위의 내가 느끼는 햇볕 속에 네 체온이 있다 밤하늘 아래 내가 세는 별 중에 네 이름이 있다 새벽 이불 안 내가 삼키는 약에 네 미소가 있다 나에게 종일 네가 없는 곳이 없다
너를 바라보다 눈을 감으면 시야가 온통 붉게 물들었다 꼭 햇빛을 마주한 채 눈을 감는 것 같았다 내가 보는 햇빛은 늘 달빛보다도 눅눅했어 하지만 하늘에다가 매일 네가 짓는 하루치만큼의 웃음을 태양 대신 걸어놓는다면 나는 찬란한 아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텐데
하루는 짧게 자른 내 마음이 못나 보여 괜스레 너의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가장 예쁜 너의 모습 몇 송이를 골라 땄다 곱게 갈아 마음 위에 얹고 잎으로 엮어 몇 분을 기다렸다 그랬더니 네 생각을 떼어낸 후에도 내 마음에 주홍빛의 네가 물들어있었다
내가 나의 빨간 시간을 끊으려 할 때마다 너는 파랗게 찾아와서 일 초를 주고 일 분을 주고 끝내 보랏빛 여명을 보게 만들었지 너에게 받은 시간은 차곡하게 쌓여 하루가 되고 한해가 되고 그렇게 결국 너 하나가 나의 일생이 되었구나
너의 노래는 꼭 내 일기장을 훔쳐본 것처럼 익숙하게 나를 울려놓고 처음 받는 편지를 펼친 것처럼 새로이 날 웃음 짓게 해 서랍 속에서 켜켜이 썩어 뭉개지던 유서는 모두 다 태워버리고 오래도록 너의 노래만 만지다가 끌어안다가 손마디가 품 끝이 어느새 닳아 없어져도 좋을 것 같았어 긁지 않아도 어떻게 웃으면서 살 것 같았어 언젠가 내가 너의 언어로 시를 쓰면 ...
사랑을 열 번 발음하면 당신의 이름이요 행복을 백 번 떠올리면 당신의 웃음이다 슬픔에 천 번 찢긴다면 당신의 울음이네 전부라는 것이 혹 당신이 아니었을 때 나에게는 그다지 큰 의미가 아닐 테니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이여 어떤 단어로든 내내 존재키만 하소서
당신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말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았어 당신의 이름 하나를 호명할 때 나는 세상 모든 말을 발음하는 것 같았지 당신이 나의 모든 언어를 삼켜버리고 입에 남은 것은 그대 이름뿐이었어도 나는 여전히 온갖 말을 할 줄 아는 아이처럼 목 놓아 당신을 불렀다는 것을 아아 그대여 당신이 내 언어의 전부예요
반가운 예외, 사랑하는 비문, 의지하는 기도, 믿는 천국, 기다려지는 영원, 얼어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 물가, 잠겨버려도 좋을 눈물, 흉터 아닌 숨구멍, 몸 기댈 땅, 또 사랑하게 된 나약한 사람, 더 만들어낸 그리워할 사람, 후회 속에 들리지 않고, 나를 잊어도 고마웠고, 자꾸만 욕심이 나는 배웅, 죽음을 미루던 날, 살고 싶은 이유 같은 것들 그대...
당신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에 묻혀 나를 쉽게 잊었다 그것이 그리도 좋았다 나는 매순간 나의 회오 속에서 나쁜 아이가 되었지만 당신은 번번이 나를 잊다가 내 잘못마저도 지웠다 언제나 새 아이로 만나는 당신의 그런 망각이 눈물겹도록 좋았다 당신이 보는 이 초면에는 늘 죄가 사라진 채였고 나는 형이 깎인 것 같았다 모두 씻긴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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