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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낯선 냄새에 눈이 뜨였다. 잠에서 깨면 항상 보이던 하얀 천장이 아니었다. 회색 콘크리트만이 내 눈에 들어왔다. 잠이 덜 깬 탓에 지금 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면서 뒤늦게 놀라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 했다. 가죽 벨트로 간이침대에 묶여있었다. 덜컹거리며 열심히 발버둥 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건 꿈일 거...
누가 말했던가. 현생은 전생의 영향을 받는다고. 책에서 읽었는지, 영화에서 본 건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 말은 뇌리에 깊게 박혀 아직까지도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이따금 꿈을 꾼다. 지금과는 어울리지 않는 복장, 지나치게 화려한 장소, 처음 보는 사람들. 분명 내 기억에 없는 그것들에 낯섦과 익숙함이 공존했다. 눈을 뜰 때면 항상 ...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폐를 가득 채울 정도로 흉부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깊게 그리고 단 번에 내쉰다. 폐에 있는 것을 전부 끄집어 낼 정도로 흉부가 가라앉을 정도로 깊게 눈앞의 풍경이 다르다. 따스한 날에는 꽃잎이 흩날리고 찌는 날에는 나뭇잎이 흔들리며 선선한 날에는 책이 한 페이지 넘어가고 얼 듯 추운 날에는 하얀 입김이 허공을 가른다. 숨을 들...
내게 전서구가 날아들었어. 두 쌍의 날개를 가졌더라. 마치 너를 닮아 하얗고 아름다웠어. 잠시 내 얇은 손목에 앉더니 더듬이로 두드렸어. 그걸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 네가 내 옆에 있었을 때, 밥을 안 먹는 내게 잔소리를 하는 것 같았어. 화를 내면서도 내 얇아진 손목을 걱정했더랬지. 나는 잠시 추억에 잠겼다가, 사라진 위화감에 정신을 차렸어. ...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 둔탁한 소리와 잔뜩 깨지는 소리. 너는 그 소리에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추워하는 것 같아 담요를 끌어다 덮어준다. 그럼에도 너의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한껏 쭈그린 너의 작은 몸에 기대어 본다. 그럼에도 너의 떨림은 멈추지 않는다. 괜히 너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너는 평소와 다르게 나를 보며 웃어주지 않는다. 나를 바라본 너의 얼굴...
하늘에서 내려 서로 바닥에서 만나, 얇게 층을 이룬 눈송이들. 이를 밟는 내 발이 붉게 물든다. 이젠 발에 느껴지는 건 바닥에 닿는 촉감뿐이다. 품이 있는 옷 사이로 눈송이들의 서늘한 기운이 흘러들어온다. 잔뜩 차가워진 셔츠는 겨울바람을 따라 펄럭이며, 내 살을 스친다. 하늘은 붉다. 당장이라도 피를 토해낼 것 같은 하늘이다. 내 흰 셔츠가 붉게 드리운다....
딱딱한 바닥에 누워, 애써 잠을 청해보려 한다. 달빛이, 별빛이 창으로 새어 들어온다. 방안이 가득 찬다. 얇은 담요를 덮어 악몽을 꾸지 않으려 노력해본다. 추위를 잊으려 노력해본다. 눈을 뜬 채 숨 막히게 커다란 달을 응시한다. 밤의 길을 지나는 의문의 그림자를 보았다. 상체를 일으켜 눈을 깜박였다. 우울감에 젖어 헛것을 본 걸까. 손으로 눈을 비벼보기도...
손바닥에 놓인 작은 봉투를 내려다본다. 손바닥을 채 덮지 못할 정도로 작은, 모서리가 누렇게 바래버린, 그런 하찮은 쪼가리. 그럼에도 나는 이 봉투를 내버리지 못한다. 열어서 내용물을 확인하지도 못한다. 그저, 손 위에 두고. 널브러진 바닥 위에 누워, 안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꺼내든다. 떨리는 손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봉투를 꾹 누른다. 묻은 먼지를 지우...
하계를 내려다보는 창조주는 노여움을 금치 못한다. 그저 평화와 행복으로만 만든 세계는, 어느새인가 끝없는 욕망으로 뒤덮여 잔뜩 그늘져있다. 창조주는 노여움을 금치 못한다.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이제는 죄책감을 금치 못한다. 창조주는 주체하지 못하고 터져 나온 노여움을, 안타까움을, 죄책감을, 조금씩 녹여 하계로 흘려보낸다. 차디찬 창조주의 일부가, 그렇...
샌들을 벗어 던지고, 그저 햇빛에 메마른 모래 위를 걷는다. 여름의 열이 내 몸을 관통한다. 바람에 이끌려 이는 파도 소리로 귀가 먹먹하다. 머리 위 태양은 내 몸을 뜨겁게 달군다. 빛의 자국이 드러난다. 이대로 녹아버린다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린다면 이대로 불타버린다면 횃불처럼 불타버린다면 내 저의는, 발을 휩쓰는 파도와 함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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