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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루 하루 만들어내는 매일의 소설들은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소설의 초반은 놀랍다. 엄청난 대작의 기운을 풍기는 것만 같아, 글을 쓴 내가 봐도 두근거릴 때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잘 쓴 부분만 계속 다듬게 된다는 거다. 뒷부분은 점점 대작과는 멀어진다. 개연성은 제로에 수렴하고, 기본적인 문법도 틀린 오탈자 투성이에, 소위 ...
소설을 쓸 새로운 소재가 떠오르지 않거나, 그동안 써왔던 소설의 진행이 허리쯤에서 콱 막혀버렸다거나, 단편으로 써둔 글을 수정해야하는데 도저히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때 등. 집중해서 키보드를 두드리기 힘들어질 때면, 집에서 작업하는 나는 집안 곳곳에 미뤄둔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빨래통에 가득찬 빨래를 세탁기에 붓고, 설거지를 하고, 방을 쓸...
오후 네 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여보세요’ 하고 말하려는데, 목이 잠겨 있어 소리 내기가 쉽지 않았다. 큼흠큼흠, 몇 번 목을 가다듬고서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왔다. 감기에 걸린 것도, 운 것도 아니고, 성대 결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원인은 그것 뿐이었다. 오후 네 시가 되어서야 첫 마디를 하게 된 것. 나 밖에 없는 방에서 글 쓰고, 작은 외주...
학창시절,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상상’을 할 때 행복했다. 공부를 할 때 행복하면 변태(?)니까 당연한 소리 같겠지만. 아무튼 실제로 행동했을 때보다 상상할 때 즐거운 것 중 하나가 나 자신의 공부하는 모습이었달까. 스탠드 불이 켜진 책상에 앉아 밤이 늦도록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 나가고, 문제집 위로 코피가 한두방울 똑똑 떨어지면 고개를 젖히는 그런 ...
사야할 것이 있어 오랜만에 문구사에 갔다. 지하 1층에 있는 문구사로 걸어 내려가는 계단에서부터 많은 것들과 마주했다. 처음 마주한 건 머리가 많은 눈사람 같은 택배 박스 샘플. 크기가 제각각 다른 박스들이 큰 것부터 작은 것 순으로 쌓여 있었다. 무릎 높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선반엔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비누방울 만들기 같은 장난감들이 가득했다. ...
누가 멱살을 잡고 강제로 끌고 가서 협박을 하고, 고문을 해 시키는 일이 아닌 이상(우리네 직장인들 화이팅!), 자유의지로 무언가를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운동을 진짜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운동을 할 의지를 사고 싶은 마음에 헬스장이나 체육관의 몇 개월치 등록비를 결제하곤 하듯이. 오늘도 제로에 수렴한 소설을 쓸 의지를, 만약 돈으로 살 수 있다...
"저는 글 써서 먹고 살거예요. 월급쟁이는 이제 지긋지긋합니다." 회사가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때였다. 모두가 성장이 아닌, 회사 정리 같은 소일거리만 하고, 차가운 사무실을 유령처럼 떠돌던 때였다. 나또한 아직 받을 월급이 몇 개월이나 남아 있었고, 시간을 정해 출근할 회사가 있던 때였다. 사람들은 할 말이 없어 서로에게 물었었다. ‘취업 자리는 ...
글 써서 먹고 살겠다고 호기롭게 말하고, 또 다시 회사원이 되지 않은 지 1년. 자랑할 것이 생기면, 글 쓰는 삶에 대해 얘기하려했더니 이러다간 영원히 비밀이 되어버릴 것 같아 구질구질함에 대해서도 연재하려 마음 먹었습니다. 두 컷 정도의 발로 그린 그림과, 손으로 썼지만 신세한탄 같은 글로 소설 쓰는 나날들에 대해 연재합니다. COMING SOON!
어디서 담뱃재가 날리는가 했는데, 건조한 각질 조각처럼 범주의 손등에 내려 앉은 것이 녹아 내렸다. 첫 눈이었다. 눈이라고 생각하니, 티끌만한 면적만큼 차가운 것 같기도 하다. 범주는 점퍼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어깨를 동그랗게 모았다. “아, 추워. 왜 이렇게 늦게 나와.” “어? 눈이네. 형, 눈 내려요. 보세요.”
“형. 저예요.” 아침 10시. 한참 단잠에 빠져 있던 범주가 현관문 밖에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깼다. 그는 물컹이는 바닥 위를 걷는 것처럼 기우뚱기우뚱 잠에서 덜 깬 채 걸어가 현관문을 열었다.
민기는 갖고 있던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 힘을 주고 지켜야 할 필요 조차 생각지 못한 당연한 것들도 그의 곁에서 사라졌다. 세상에 당연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라는 걸 누구 하나 민기에게 가르쳐준 적 없었다. 잃을 것을 각오한 것과, 잃을 생각조차 못한 것들이 모두 떠난 빈자리에서 민기는 그저 멍청하게 서 있었다. 그들은 A오피스텔 1105호로 출동한 경찰들...
지르르-지르르- 매미 소리가 지겹게 이어지고 있다. 범주와 민기, 편의점 직원은 벤치에 각각이 꼭지점이 되어 삼각으로 앉았다. 그들 가운데 놓인 것은 그들 사이에선 여전히 미스터리한, 그래서 많은 이들이 가설을 쏟아내는 어떤 존재의 행방불명과 관련되어 있다. 편의점 직원은 목줄기로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소리 없는 CCTV 화면에 음성 해설을 덧붙였다. -...
“형, 출근 하기 전에 안 주무셔도 돼요? 벌써 세 시인데.” “오늘 영차영차, 연차 냈어.” “네?” “연차. 몰라? 아직 직장 생활을 안해서 그런가. 쉬는 날 임마. 휴가!” “아뇨. 연차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 영차영차 연차라고 하니까. 신조어인가 했죠.” “그런게 있어. 사회인의 세계는 그런거야.” ‘왜 저래’ 민기는 속으로 생각한다. 범주는 처음...
16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 너머로 누군가 악을 쓰고 고함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초코의 이사로 한동안 쥐죽은 듯 조용했던 복도가 인간이 짖는 소리로 가득하다. 범주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개 짖는 소리의 근원을 찾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지만 굳이 문에 귀를 대어 볼 필요는 없다. 이번엔 틀림없이 1602호, 민기의 집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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