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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 이름처럼 텅 비어있는 사람이었다. 그 무엇에도 물들지 않아 온전한 순백이거나, 혹은 타고 남은 재처럼 이 이상 변화할 수 없기에 완벽한 순흑이거나. 그런 것이 어떻든 간에,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제 안에 어떠한 것도 담을 수 없는 사람. 세상은 그를 공백이라 불렀고, 그 역시도 자신이 공백임을 알았다. 그토록 ‘참’을 아는 그가 바랐으므로, 공백...
달리아: 권卷 - 현실과 책의 경계를 무너트려 본인이 의식하기 전까지 발생한 일들을 모두 '이야기'로 만들어버림.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책을 태우는 순간 다시 현실이 됨. 레키아: 필중必中 - 물체나 대상이 무엇이든, 본인의 의지로 쏘아진 것은 무조건적으로 중심을 꿰뚫음. 단, 이미 쏘아진 것에 대한 경로 수정은 불가능함. 리코리스: 쉼 - 외부와 다른...
레키아 나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당신을 나 이상으로 사랑했다는 것. 쉘런 한때는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거나 입양해 키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휴가를 나와서야 겨우 맞이하는 오랜 친우와의 허심탄회한 시간, 술에 취한 친우가 가족에 대해 한탄하고, 자식에 대해 투정을 부리는 주정 전부를 웃으며 받아주었지만, 내심 그 모습조차...
플리 당신을 보고 깨달았다. 나보다도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 사랑임을. 헬레네 당신 생각에 눈물이 나고, 당신 모습에 웃음이 나고, 당신 손길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려요. 이런 게 사랑인 걸까요?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사랑을, 바다보다도 깊고 하늘보다도 넓은 것이라고 하던데……. 당신을 잘 모르는 저의 사랑은 어딘가 얄팍한 구석이 있는 것 ...
우산이 없었다. 젖은 뺨 위로 다시금 두어 방울이 떨어졌으니, 그 사실이 한없이 서글펐다. 멍하니 올려다본 하늘은 근래 상상도 하지 못한 빛깔로 물들어 있었고, 음산하게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이파리는 그렇게 속살거리는 듯했다. “너는 비를 맞으며 말라가겠구나.”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몸은 벤치에 쭈그려 앉은 그대로, 눈알만이 도로록- 굴러 바닥을 바라보...
클로에 레이나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눈이 한가득 쌓인 날, 얼음을 빚어내던 겨울비가 내린 날보다는 따스하다는 이유 하나로 무릎보다도 골반에 가까운 기장의 바지를 입고 나온 것이나-스타킹을 신었다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바깥을 걷는 내내 추위에 떨며 훌쩍이는 소리를 냈다-꽤 오랜 시간을 걸어야 하는 놀이동산에 굽 있는 구두를 신고 나온 것이...
이든이 오지 않았다. 센서등마저 고장 나기 시작한 적막한 집. 세는 것조차 지쳐 날짜를 알 수 없는 나는, 현관 옆에 걸어둔 달력을 힐끗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날부터 하나씩 그어진 붉은 빛의 빗금. 얼추 날을 헤아린 나는 떠오른 문장을 정정한다. 이든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내가 내었던 목소리만이 메아리치는 것처럼 느껴지는 집. 이상하리만치 ...
(그는 변함없이 손으로 글을 적었으나, 어딘가 다급해 보이는 필체였다.) 보고 싶었습니다, Z. 지독한 피로에 시달리면서도 당신께 답장하겠다는 열망 하나로 펜을 쥐었습니다. 글자의 형태는 무너지고, 말 하나하나는 전부 올바름과는 거리가 있을 테죠. 그러니 저는 저를 믿지 못하고, 수십 번 수정한 초고를 옆에 둔 채 몇 번이고 문장을 다듬어가며 당신께 보낼 ...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정성스러웠던 당신에게. 성탄절을 맞이할 무렵 당신이 썼던 편지에 대한 답을 이제야 쓸 수 있게 되었네요. 한 자씩 적어간 편지에는 성탄절의 향취가 잔뜩 남아, 답장을 쓰며 당신의 문장을 곱씹는 지금도 귓가에 캐롤이 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맴돌며 온 세상이 설렘에 취해버린 것 같다는 착각이 드네요. 그리고…… 아주 어렸을 무...
그는 제우스의 아이였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의 어머니는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올림푸스의 주신, 존엄하신 제우스시라고. 빛도 잘 들지 않는 골목길, 그 가장 안쪽의 다 무너져가는 집에서 살면서도 그는 그 말을 믿었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신의 아이. 제우스의 씨앗. 그 말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달콤한 맛을 선사해줬다. 세상을 모름에도 고통에는...
#앤캐가_상탈_사진을_보내고_실수라고_한다면_자캐는 (판타지는 현대패치함) - 동성커플 리코리스: 사진을 보고 살짝 놀라기는 하는데 실수라고 하니까... 믿어줘야지... 자기 몸을 찍어서 과시할 타입도 아니고 그걸 남한테 보여주거나 어디 올릴 타입도 아니라는 걸 알기는 하지만 그런 사항 하나하나를 캐물으면 시간이 너무 걸리잖아. 실수라고 했으니 사진도 지우...
감정이 일렁거리네요. 잠깐의 착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건 아니고요. 어찌 본다면 당연한 일이겠죠. 거듭해 후회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그 선택을 돌이키지 않은 때부터, 제 마음은 끊임없이 요동쳤으니까요. 흔들리는 건 다른 사람들이, 쌓여있는 소설책이,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말하는 것처럼 간질간질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더 울렁거리고, 속이 쓰리고, 하염없...
토독, 정적을 깨고 떨어지는 것은 두 방울의 선혈. 거대한 창으로부터 스며드는 빛에 엷게 반짝거리는 붉음에 시선을 빼앗기기를 일순, 손수건을 꺼내 느릿한 손길로 액체를 훔쳤다. 핏방울은 이제 그곳에 없지만, 종이는 이미 희미한 갈색빛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글자는 한껏 일그러져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아니, 녹아드는 것은 글자만이 아니었다. 세상마저 흐트러지...
아저씨에게. 안녕하세요, 아저씨. 헬레네 발렌티아예요.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아저씨는 분명 제 편지를 읽으신 것 같고(증거도 있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제게 용돈을 주기로 했으니까요. 살면서 용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만의 물건이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인 것 같으니까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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