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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일요일 오후에 있던 일이었다. 미사를 시작하는 종이 울리기 전ㅡ이라하기엔 앞으로 몇 시간 이상이 비어있었으나ㅡ, 나는 평소와 같이 성당의 가장 높은 층으로 올라갔다. 올라오면서 살핀 바로는 계단이며 사무실, 성물방, 휴게실, 성전, 공원까지. 사람이라고는 머리카락 한 가닥도 찾을 수 없었다. 단출하기 짝이 없는 성당의 맨 위 층에는 다채로운 색채를 내...
집으로 돌아온 요셉은 식탁 위에 버젓이 놓여있는 A4용지 반절만한 크기의 수첩을 발견했다. 무방비하게 펼쳐진 수첩에는 차마 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글이 적혀있었다. 아무래도 어젯밤 저질렀던 것일까. 요셉은 기가 차서 작게 코웃음을 쳤다. 아직도 본인에게 글을 쓰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요셉은 늘 그랬듯이, 찻주전자에 물을 담고 ...
첫 만남은 본디 볼품없는 법이었다. 왜냐하면. 처음에 그가 나에게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서 내가 할 수 있는 판단이라고는, ‘꽤나 당돌한 사람이군.’하는 간단한 것이 전부였다. 나의 이 감상에는 별다른 의미가 깃들어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당돌하다’라는 말의 뜻은 다른 사람들 모두가 내가 앉은 테이블과 멀찍이 거리를 두는데도 그 만큼은 내 영역을 ...
미안해 얘들아. 편지는 전달 못 해줬어. …쟤가 낯을 가려서 그렇지 말 걸어주면 좋아해. 아무래도 이건 본인이 전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못하겠으면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진짜 미안. 아, 대신에 여자친구 없는 건 확실하게 확인해뒀어. 화이팅! 나는 되는 대로 떠들고, 되는 대로 뛰쳐 나왔다. 방송실이 텅 비어있나 싶었더니, 네가 혼자 커다란 가죽 의자에...
1 요셉은 처음에 잘못 본 것인 줄 알았다. 저가 그림에 집중하는 동안, 끼익 소리를 내며 슬그머니 틈을 만들어둔 문짝을 말이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도무지 그것이 바람의 탓일 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때에 저와 같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문을 마저 젖히고 들어오는 모양은 잘못 본 것일 수가 없었다. 교실이 밀집한 학습동 건물과는 멀찍이 떨어진 특별동의...
아까부터 이 상태다. 잠깐만 얘기하자. 듣는 척만이라도 해줘. 응? 비슷한 레퍼토리의 목소리가 몇 번이고 등 뒤에 매달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할 일이 바빴다. 오늘 저녁으로 답지 않게 매운 것-닭갈비였는데, 양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학생을 노린 메뉴치고는 고기가 맛있었다. 정말이지 먹을 때까지는 완벽했다.-을 골랐더니 속이 쓰렸다. 어쩌면 오늘...
도무지 넉넉한 살림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그의 가난한 아이들이 영위할 수 있는 예술이라곤 문학밖에 없었다. 흔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난 도서관에 거의 살다시피 했다. 그게 학교 도서관이든, (남의)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이든 말이다. 나머지 셋이 이 나이가 되도록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를 선택한 것은…걔네가 특이한 거였다. 도서관에 더 읽을 책이 없어서 거들...
아기가 죽어서 나왔다. 세상 빛을 보기 전에 숨을 멈춘 가여운 아이를 들고 우는 사람은 없었다. 10개월 간의 임신과 오랜 진통으로 인해 진이 다 빠지고, 뼈가 삭고, 허한 피부가 늘어진 산모만이 아직 제 체온으로 인해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는 아기를 끌어안고 기뻐할 뿐이었다. 아이고, 이가 하나도 없구나. 신기하고 예쁘기도 하지. 예쁘기도 해라. 그가 실성...
불면증은 좀 어때?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말이 그거였다. 겉치레가 필요 없는 사이인 건 맞지만, 나는 바로 전까지만 해도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 정도는 사심 없이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단 말이다. 별수가 있나. 나는 멋쩍게, 무언가를 말하려 살짝 벌렸던 입을 도로 다물었다. 네가 꿰뚫어 본 것과 같이, 내 불면증은 여전히 낫지 않고 있었다. 너는 지금...
이제 우리는 영영 아프게 되었다.이제 우리는 영영 슬프게 되었다.이제니,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중에서 여름이었다. 아니, 겨울이었던가. 그런 것은 전혀 중요치 않았다. 물론 누군가가 나를 더러 그날 어떤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네 손짓발짓 하나하나를 모조리 기억하는 나는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그 상황을 상세히 묘사하려고 애쓰겠지만. 여전...
01 “이름.” “…….” “묵비권도 쓸 만할 때 쓰는 거야. 그냥 신원 묻고 있잖아. 이름.” “…….” 하아. 나는 뻐근한 목을 뒤로 젖혔다가, 이마 위에 땀으로 엉겨 붙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도통 시원찮은 에어컨 바람이 짜증을 가중시킨 탓도 있었지만, 분명히 내 한숨의 근원지는 떡하니 나와 마주 앉은 이 불량 청소년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30분이...
log. 그건 월 마리아 탈환 작전 이후 본부로 돌아온 며칠 뒤에 벌어진 일이었다. 리바이는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청소로 달래려고 하기도 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이제껏 많은, 그리고 하찮은 죽음을 목도 해 온 그였으나 그가 인간이길 포기하지 않은 한, 월 마리아 탈환 작전에서 벌어진 거의 일방적인 살육의 참상은 버티기 힘들 만도 했다. 아, 누가 ...
내 피부는 잘 짓무른다. 물론 정말로 어릴 때는 좀처럼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시간이 그닥 없었으므로, 이를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은 조금 나이가 찼을 무렵이었다. 딱딱한 학교 걸상에 앉아서 몇 교시를 보내다 보면 양쪽 엉덩이에 거무튀튀하고 동그란 것이 흉지고는 했다. 이건 잘 사라지지도 않았다. 심지어는 갈라져서 피가 나올 때도 있었다. 주말 중에...
[X] 그런데 하지 않는 게 좋겠어 written by. ㅇㄷ 운명 같은 사랑은 존재할까?사랑의 시작 앞에서 우린 쉽게 운명주의자가 된다.운명론에 빠져 늘어놓은 말들은 사랑이 지나간 후 부끄러움만 남겼다.윤지영-부끄럽네(shame) 응.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같은 물음을 몇 번째 듣고 있는 건지. 이런 얘기를 하려고 전화를 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정말...
※여러모로 부실 ※커플링 아님. 경찰 독백에 가까움. [경자경] 햇빛 아래서 춤을 본인은 국민의 편에 서서 정직과 성실로 직무에 전념한다. written by. ㅇㄷ 자경단? 그런 게 만들어졌단 말이지. 누가? 경찰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금방 달아오르는 회장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말로 이 인간들은 3일 내내 국회 바깥에서 농성을 부리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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