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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에있는 바다라던지 하늘이라던지 땅이라던지 지평선을 경계로 나누어져버린, 언제라도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만 같은 것들이 좋았다. 그 안에서 나는 어디 있는걸까. 어디 있을 수 있는걸까. 시야의 종점에선 해변을 뒤덮은 하얀 베일이 서로 닮고 다른것들의 경계를 말갛게 흩어놓아서 이제는 사라진 경계선까지 걸어가 바다와 하늘과 우주와 해변과 하나가 되었으면,...
유일한 사람이 되는게 좋았다 누군가의 유일한 이해자가 되는 일,우울한 희열과 중독 폐에 차오르는 괴리감과, 가식적인 기분과,녹아내린 열등감이 좋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살 자격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니 헌신하자 앞으로도 쭉 헌신하자 몸을 불살라 타오르는 촛불이 되자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빛날수없어서 별로 태어나지 못했으니 유성이라도 되었으면해서...
어쩌면,신문보다도가벼우리라. 작은 잉크자국이나,그 위를 떠다니는 서슬퍼런 미소와,웃음과,깔깔거리는 소리나,싸구려 사탕의 기계적인 단맛이나,즐거운 편집증이나,진한 화장이나,멋대로 풀어둔 자물쇠나,오만한 생색이나,마녀사냥이나,요란스러운 개구리의 편린이나,그들이 던진 돌멩이나,연민이나,용서나,폭음이나,침묵이나,옛날옛적 어디어디 책에서 본것같은 만담이나 그런것들은...
방관죄로 감옥에 잡혀들어간 천사는 의외로 악마보다 나은삶을살았다. 적어도 그녀의 생각에는 그랬다.좁은 방에 작은 몸을 웅크려 앉아 대체 무얼 기다리는지,갈곳잃은 시선이 방황하는동안엔 작은 창문을 통해 날아오는 종언이 터지고 무심하게 툭툭 던져져내려오는 웃음소리가 산소를 불태우고 이따금 날아와 눈을 때리는 직사광선이 폭발하고 거만한 돌들이 살에맞아 피격을 흩...
바다와 하늘이,우주가 닮았다는것은 어쩌면 내가만든 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어쨌든 종국에 나는 바다로 갈것이고하늘은 이 일생이 끝나지 않는다 한들 닿지못할것이었으니까.그러니까 이건 그래, 그저 형체없이 일렁이는 달의 표상만을 바라보고 살던 물고기의 신앙에 불구할것이다.믿음은 바라는것들의 실상이고,물론 예외는 차고넘치지만,그래도 바라는것들의 실상인 믿음이있다....
있잖아 내가 녹아버린다면 녹아버려 바다에 굽이치는파도가된다면 그때는 네가 나를 만나줄까 그때 너를 만나면 그때 너와 내가 만난다면 그때는 날 향해 웃어줄수있을까 수억광년을 넘어서 갈수있다면 만날수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있잖아 내가 녹아버린다면 한밤중 바다에 굽이치는 파도가 된다면 찬란한 달빛받아 그곳에 지금처럼 그대로 있어주겠니 하나가 되자 시체보다 차가운...
건조한 하늘이 바다에 녹아들고 사람들의 뇌도 건물도 촛농처럼 흘러내릴때 새빨갛게 일렁이는 허공을 휘저어 끝내 뒤집혀버린 거리를 걷자 밝디밝은 거리는 활기찬 그림자의 전유물이된다 타들어가는 더위에 휘청거리는 발걸음은 꺼질듯 말듯 그러는 사이 그림자는 힘차게 내달리고 사람은 죽고 그림자는 살아 내리쬐는 그들만의 축가를 맞이하고 춤출것이다 그리고 전부 뜨겁게 달...
눈물도 사념도 불타 사라지는 작은 별지기의 마법 차가운 잿가루도 말이야 일순간만큼은 이글거리는 태양이되어 사라져볼까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곳에서 있는 힘껏 성대를 터뜨려 외쳐볼까 붉디붉은 초여름날 장미는 푸른 빗방울을 먹어치우고 자라나볼까 새빨간 가시로 검게 공간을 메운 유령들을 밀어내며 세차게 달려나가볼까 망설임없이 몇천년이지나고 수억년이 지나서야 가닿는...
종국에는 바다로 향하고야 말것이다 한여름 태양에 뜨겁게 달궈져 일렁이는 선로를 따라서 속절없이 휘청이고 휘청이다가 우리는 결국 바다로 갈것이다 있지, 나는 빙설을 선망했어 위성 엔셀라두스가 내 꿈의 고향이었지 꿈이 현실이 일렁거려서 타죽을것만같았어 그리고 너도 나도 타죽을것임을안다 타죽는것임을안다 이런 아무래도 좋을 사사로운것들은 누구에게도 닿지않음을안다 ...
지금은 새벽 한시 아무도없는 텅 빈 거리엔 네온사인들만이 화려히 검은 거리를 가로질러 나는 영원히 이어질것같이 짓눌리는 시간 사이를 속절없이 걸었다 터벅거리는 발걸음이 역해서 칼같이 이글거리는 칠성을 외면하는 눈이 뻔뻔해서 화사한 밤을 가로지르는 날벌레가 거슬려서 다만 흔들릴뿐인 감옥수의 삶을 원통해하며 수많은 눈들은 눈물을 흘렸다 하늘이 우는소리를 서늘하...
방관이 부른 대참사 끔찍한 죄악, 형벌은 평생 물론 그것은 천사도 예외는 아니다 변론도 없이 무심히 눈을 깜빡이는 날개의 뼈대에는 모조깃으로 만든 펜이 수십개 다트가 수백개 무기징역의 탈을 쓴 무책임한 종언이 조용히 구원을 좀먹을때까지도 사람들은 달을 향해 종이비행기를 던져댔다 철퇴만큼이나 무거운 망치가 심장을 천천히 탕탕탕 눈이 고개가 바쁘게돌아가는 와중...
신들이 사는 세상에 거울이란것은 없다 얼굴이 비칠만한것들을 먼 발치 땅에 전부 치워버리고 깨진 술병에 어른거리는 달빛이나 그들은 느긋이 관전하기로했다 마치 별과같은 무수한 파편들로 조립된 완전체의 구 서로 찌르며 소리지르는 행성은 광신도의 마녀사냥으로 잿더미가 되어 타오르는 기세의 태양이다 그리고 그런 세계에서 더러는 미쳐버리고 더러는 죽어버리고 더러는 살...
사랑으로 뒤덮인 해변을 걸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그리고는 바다를 쓰다듬는 손결에 숨어들어 나도같이 바다가 되었다 바다도 바다에비친달도 하늘도 별도 거리도 그 어디쯤의 그들도 하나뿐인 사랑에 끌어안겨 그렇게 그렇게 밤을 보낸다 그래 사실은 아무도 없는거라고 아득한 저 너머에서부터 달콤한 바람이 불어왔다 푸르디 푸른 지구도 ...
아무도없는 흑백의 자정 색없는 바람에 하늘하늘 흩날려 작은 역 완행열차의 표를 끊자 누군가있을것만같은 잿빛의 환승구 그것이 누구도존재하지않는다는것의 증거라는 느낌이 공기를 휘젓고 단지 그런 감각으로 취해 늘어지는 시간을 끌고 지연되는 열차를 나른히 기다린다 그런 공기는 마치 안개가 낀듯이 연기가 흐르듯이 검고 검은 잿빛 그리고 백색의 소음들 약간 몽롱한 졸...
하얀 해변을 걸었다 형체없이 흩어진 빛에 꿈을 들이미는 하늘에 구름에 삼켜져 희미한 지평선에 넘실넘실 가닿는 파도를 마주봤다 그곳엔 누가 있었을까 누군가 있고 누구도 존재하지않는 새하얀 적막 종국에는 바다도 하늘도 땅도 구별되지않아 일순간에 존재하지도 않는 세계에 떨어져서 나는 없어질 작은 발자취만을 그저 소복히 쌓아나갔다 삶의 감각이 불쾌한 너의 숨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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