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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한기가 스며들었다. 마치 깊은 바닷속에 감져있는 듯한 감각이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새까만 밤하늘, 검푸른 별만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긴 침묵. 가늠할 수 없는 시간동안 오로지 검푸른 별만을 바라보았다. 문득 손을 뻗으려는 찰나, 금방이라도 꺼질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와. 단 한명만이 부르던 애칭이 귓가에 닿자 불현듯 정신이 들었다. 뒤를...
모두가 간만에 모인 자리였다. 멤버들의 나이대, 성향, 사는 곳이 제각각인지라 다 같이 모임을 잡기가 년에 한 번이 고작이었다. 네오 도미노 시티에서 치프로 근무하는 유세이, 킹의 자리를 되찾고 여러 강적들을 찾아 떠도는 잭, 최근 팀을 나와 홀로 프로에서 활약하는 크로우, 그 자릴 이어 받아 데뷔한 루아, 대학에 진학한 루카, 그리고 의사의 꿈을 이룬 아...
-의식의 흐름주의 -커플링 요소 있음 -핵심 스포일러 여과없음 주의 단간 트롤러는 나올 때마다 유저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아. 토가미는 둘째 쳐도 코마에다를 넘을 놈은 절대 없을 거다 생각했는데 제대로 통수 맞음. 이미지만 봤을 땐 작고 어리고 귀여워서 얘가 진짜 트롤러야? 했는데 이게 웬 걸. 코마에다는 진성 미친놈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오마는 이 새끼 ...
"그러니까, 피해가 심각하니 두 사람 다 가능하면 그... 애정 행각은 되도록 자제해줬으면 해." 로마니는 무거운 한숨을 내뱉고선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마스터도 아닌 내가 이렇게 따로 불러 말하는 거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해. 하지만 리츠카 쨩에겐 가능한 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으니까." "이해했다." "네. 정말 죄송했습니다." 시구르드와...
"참고 살려니 더러워서 진짜...!!!"불안해 미칠지경이건만 작정하고 튄건지 주인이란 놈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용마는 용마라 어디있는지 대충 파악은 됐으나 그건 주인쪽도 마찬가지라 아슬아슬하게 타이밍이 엇갈렸다. 이러다 강박증 생길려나 싶을 정도로 조급해졌으나 달리 방도도 없었다. 이번에 잡으면 반드시 다리부터 분질러 버려야지. 어차피 이루어지지...
자, 여기. 샛노란 눈을 반짝이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내밀어진 손에 들려있는 것은 웬 탈이었다. ...이게 뭡니까? 보면 몰라? 탈이잖아. 이매탈이래. 친절하고 꽤 구체적인 대답에 머리가 띵하더라. 그쵸. 턱없는 탈, 이매탈이네요. 제가 당신보다 몇천 년을 더 살아왔는데 그걸 모르겠습니까. 구구절절 할 말이 속에서 쏟아지려 했지만 그 보다 더한 의문이 입 ...
이질적인 돌풍이 불었다. 숲속에 어울리지 않는 거센 바람이 질서없이 휘몰아쳤지만 그곳에 자리한 작은 동식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었다. 위협적으로만 보이던 흐름은 생명체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렇기에 소년은 떠밀리지 않고 폭풍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무사히 올 수 있었다. 천 년을 살아온 신성하고도 웅장한 고목나무 아래. 그에 지지않는 몸집을 지닌 짐승이...
- 다소 잔혹한 묘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창가 맨 뒷자리, 몸을 기댄 벽이 서늘하다. 아무도 없는 교실은 저 혼자 다른 세상에 떨어져버린듯 쓸쓸했다. 해가 기울어지며 텅 빈 교실에 노을색을 채웠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감긴 눈에도 석양을 제 빛을 비추었다. 다시 눈을 떴다. 옆으로 힘없이 늘어진 몸을 바로 잡고 창문을 열었다. 유리창을 통과해 들어오던 ...
꾸드득. 뼈가 짓뭉개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은 비명소리. 어느 쪽이든 썩 유쾌하진 않았다. 저가 저지른 일이건만 그 자신은 고막을 울린 비명에 대한 짜증만 자각하는듯 했다. 죽어. 칼날이 목을 베고, 떨어진 목은 바닥에 쿵 추락하였다. 이제 좀 조용하네요. 어차피 죽을 거 왜 쓸데없는 발악을 하는지. 안 그래요? 뒤통수가 따가웠다. 저의 뒷모습을 사정...
머리, 길렀네. 10년 만에 그 녀석을 본 후로 처음으로 든 감상이었다. 꽤나 어울린다. 머리 묶은 건 가끔 봤어도 저렇게 기르고 묶은 건 또 색다른데, 까지는 실없는 생각. 횡단보도 건너편. 득실거리는 인파 속에서도 알아보기엔 어렵지 않았다. 머리만 길렀다뿐이지 평소 시커먼 옷만 입는 것도, 남들보다 어두운 피부색도 다 그대로였으니까. ...잡아야 할까....
"이매... 또 누군가를 죽이고 왔구나" 고요한 숲 속에서 조용히 속삭이는 것만 같은 목소리가 퍼진다. 대답해야하는 입장인 '이매'는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밤바람이 나뭇잎을 스쳐지나는 소리만이 그 침묵을 채웠다. 딱히 대답을 바라지는 않은건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긴 머리를 흩날리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이매'는 익숙하게 그의 보폭을 맞추며 걷기 시...
1부 마지막 후기 촬영이 끝나자 촬영장에선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삿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자. 이제 다들 뒷풀이 하러 가죠. 누군가의 말을 필두로 촬영장이 분주해졌다. 고기 먹으러 가자. 너는 맨날 고기냐. 저러다 성인병으로 쓰러져야 정신 차리지. 글쎄요. 오히려 죽을 날 머지 않았다고 더 쳐먹겠죠. 하지만 오늘 같은 날엔 역시 고기지 않겠어요? 그럼...
모든 것을 덮어버릴 만큼 하염없이 내리치는 눈보라를 처음 본 것은 이곳, 칼데아에 온 첫날이었다. 어떠한 생명체도 감히 고개를 내밀지 못한 새하얀 지평선이 마치 허무와 같았다.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이런 경치일까. 실없는 생각을 한 것이 떠오른다. 세계의 멸망이 예견되었다. 그것을 구하기 위한 레이시프트 적성자, 그중 하나가 자신이었다. 아직은 아무 문양도...
-멀린 얼터×캐스터 길가메시 -7장 어딘가 시점 아름다운 녹색이 눈앞에 넘실거렸다. 길. 온화한 어조. 우아한 몸짓. 엘키두는 언제나처럼 웃어보였다. 피곤해 보인다며 걱정스레 제 얼굴에 닿인 서늘한 손을 감싸듯 붙잡았다. "감히 누구의 용안에 손을 올리느냐. 몽마 놈." "이런, 꽤 신경 썼는데." 꽃잎이 눈앞에 쏟아진다. 어지러히 섞인 꽃내음과 가려진 시...
-쥬다이 영생 기반 -사망소재 있음 "찾았다." 별빛이 흩뿌려지는 찬란한 날개를 펼친 용이 순식간에 코앞까지 날아왔다. 몹시 익숙한 형태. 그리고 뒤따라오듯 기억 속에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너야?" 유세이. 이름을 부르자 용은 자그마한 별가루를 뿌리며 잘게 부서져갔다. 그 빛의 중심에 나타난 인간의 형상은 얼굴을 보기도 전에 제게 안겨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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