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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즐거워 웃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숨어서 그저 모든 것에서 등돌리고 싶은 충동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찾아온다. 하지만 그보다 놓고 싶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든 웃고 웃을 일을 만들고 즐겁고자 애썼다. 자신이 아끼는 아이들이, 아끼는 당신이. 지금 이 시절을 웃으며 떠올리길 바랬다. 그저 철없는 생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일 뿐이라도. ...
"벌써 5월이지. " 우리의 첫 라이브가 벌써 3주나 지났다는 게 믿겨져? 가벼이 웃으며 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에게 있었던 일은 너희가 원한다면 언제든 들려주어야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너희가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조용히 있을뿐이고. 난..." 가만히 카스미의 말을 들었다. 줄리아는 조금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뭐라고 해야 좋을까, 살...
"마리오네트는 다들 개성이 강하지. 좋은 무기라고 생각해." 너의 단어 선택에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다. 사과하는 너의 목소리에는 더욱 당혹스러웠다. 명확히 말 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가 보여서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이 순간 또 다시 우리 사이의 거리감이 보였다. 어쩌면 이제 다른 유닛이 되었기에 더 선명하게 보이는... "베리타스나, 체크 메이트에는...
그와 처음 마주했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너무나 많은 것을 품고도 아무것도 아니었던 나와, 아무 것도 품지 못한 채 너무나 많은 것들이었던 그. 어쩌면 서로의 그런 점에 반사적으로 끌렸을지도 모른다고 지금와서는, 새삼스러운 생각을 하기도 한다. 시미즈 쥰의 손을 잡고 나아간 스포트라이트 아래 모인 이들은 하나같이 대단했다. 막내인 라라바이 마저도, 내가...
"적어도 룩스라도 멀쩡하길 바랐었어. 그 때." 그의 말이, 마음 한 켠을 치고 지나가는 듯 아팠다. 룩스가, 그들이. 멀쩡하게 남았다면… 그래, 그랬다면 미워하기 편했을거라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리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냥… 그렇네.” 웃는 그를 보며, 다쳤던 손을 주머니에 넣는 그를 보며,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아름다웠던 기억들 위로 엉망진창...
이어진 말에, 줄리아는 순간 말문이 막힌채 그를 바라봤다.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 자신도. 지금까지도. 계속 찾고 있는… 그 이유. 자신도 우리의 이별은 아직 납득이 가지 않아서. “체크메이트는... 제가 먼저 등돌렸으니, 말을 얹을 자격 같은건 없지만요.” 그의 문제는 자신도 생각한 적이 있던 문제였다. 체크메이트는, VERITAS가 아니다. 이미 ...
소리를 지른 목이 따끔 아파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욱하는 성질을 고쳐야 목을 아낄텐데, 줄리아는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이미 가버린 그의 빈자리와 손 위에 남은 작은 종이학을 가만히 바라봤다. 왜일까? 작년엔 그렇게 크게만 보였던 사람이, 왜 이렇게 작게 느껴질까. 차마 구겨서 버렸던 종이비행기처럼 내던질 수가 없어 가만히 종이학을 양손에 든 채 한참을 멍...
“그 날.. 바쁠 수도 있어서 앞에는 없을 수도 있어! 서운해하지말고, 뒷자리에서라도 꼭 볼께!” 그에게 나는 거짓말을 한다. 아무리 바쁘다 한들, 그의 무대를 보러 가기엔 충분했으니까. 시무룩한 데텐의 얼굴에 줄리아는 그를 똑바로 마주하며 웃을 수가 없었다. “누나가 저 크게 보일 정도로 열심히 할게요…!” 그저 밝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그를 보며, 약...
학교로 돌아와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된 마리오네트들은 쇼핑센터에서와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삐딱하게 의자에 앉아 껌을 씹던 줄리아는 노트북을 든 채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1학년들의 이야기에 적당한 예시를 찾아 보여주고 무대에 실현할 방향으로 길을 잡아주었으며, 곁에 바르게 앉은 사유카는 빈 종이들을 쌓아놓고 꼬박꼬박 겹치는 연출을 잡아내고 흐름을...
봄의 하늘은 아무런 근심 없이 청명했다. 하루네코의 학생들은 한참 벚꽃 페스티벌의 준비가 한참인지라, 어쩐지 주말이면 연습실 외엔 소란스러운 곳도 없는 듯 했다. Marionette의 멤버들 역시 벚꽃 페스티벌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연습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모이기로 약속했기에 저마다 다른 복장으로 제 각각 다른 시간에 기숙사를 나섰다....
동경하던 사람이 무너지는 기분… 이라, 줄리아는 유우의 입에서 나온 그 이야기에 조금 쓴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너한테 그런 이야기 들으니까 조금 서운하다. 그런 나니까 이런 참견이라도 하는거지." 그리고 조금은 불안정하게 호흡을 고르는 그의 팔을 살짝 잡았다. 그저 미디어로만 접했던 그는 하염없이 크게만 보였지만, 사실은 어딘지 곁에 붙어 챙겨주지 않고...
"아…" 자신을 끌어안는 손길과 그 체온에 그 어떤 반응도 하지 못하고, 금세 멀어지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눈을 굴려가며 뱉는 그 단단한 말들에 조금은 안도했을까. 자신의 손을 조물대며 이어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네게 이런 이야기를 듣길 바라고 이야기 한걸까? "나는…." 무슨 말을 뱉으면 ...
나의 약함이 그에게 준 부담감을, 어쩌면. 아주 조금은 짐작하고 있다. 분명, 선배는 알고 계시는거죠? 제가 왜 체크 메이트에 들어가지 못했는지. 선배의 곁에 서지 못하는지. 왜 비오는 날, 그 번쩍임과 큰 소리를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그 모든 이유를. 하지만, 그걸 언급하면 그가 속상해 할 것을 알기에. 그가 건넨 행운을 받아들고 그저 밝게 웃었다. "선...
자신을 끌어안 듯 제게 안긴 친구의 목소리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우리는 그때와 같아질 수는 없겠지. 네 무대를 보고 마냥 웃지 못했음은, 무슨 의미일까. 나 스스로에게 되물어도 그 이유를 너무 잘 알아서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모순된 생각만이 머리를 맴돌았다. 사실은 무대의 시작부터 그러했다. 그 가사들, 그 퍼포먼스들, 그 표정들. 전부 그저... ...
줄리아는 유닛 탈퇴 신청서를 학생회실에 거의 집어던지듯 접수하고는 잔뜩 성이난 걸음걸이로 학생회실을 나서고 있었다. “어, 이거 처리하는데 좀 걸리…” “아, 그냥 탈퇴 접수 해주세요!” 하루네코에 입학하고 1년. 미친듯이 연습에만 몰두하느라 목이 나간 적도 수없이 많았고 안무 연습에 허리가 다치기까지 했지만, 유닛은 제자리 걸음이었으며 다른 사람들도 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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