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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거기 서서 뭐해요. 빨리 안 거들고?" "뭐 요이?" "아, 이 사람 죽기 직전인 거 안 보여요!?" 사쿠라는 챠크라를 텅텅 빌 때까지 써버린 바람에 기절할 것 같은 몸을 정신력으로 붙들고 처치하고 있었다. 당장 눈앞의 삿치를 살리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은 다급함이 담긴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자,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린 마르코가 급하게 삿치에게 ...
사쿠라가 눈을 떴을 땐 이미 캄캄한 한밤중이었다. 어, 뭐지? 언제 잠들었지, 나. 사쿠라는 기민한 감각에 집중해 방의 불을 켰다. 전기가 들어오고 가장 먼저 시계를 확인한 사쿠라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잠을 잘 못 자서 탈이었는데, 잠든 지 거의 한나절이 지나 있었다. 심지어 책상에 엎드린 채로! 노트에 쓰인 글을 확인해 보니 마지막은 아주 ...
"정박한다! 닻을 내려!" "돛 빨리 안 접냐! 바람 불잖아 이 새끼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난 삿치는 다른 4번대 대원들과 함께 정박 준비가 한창인 갑판으로 나왔다. "으, 시원하다!" 겨울 섬 해역을 벗어나 가을 섬 해역으로 들어와서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했다. 땀을 비 오듯 흘리게 되는 주방에서 벗어난 삿치가 뭉친 어깨를 풀며 기지개를 켰다. "...
똑똑 "사쿠라인데 들어가도 될까요?" "들어와라 요이." 이처럼 예의 있게 제 사무실 문을 두드리다니. 부서질 것처럼 쾅쾅 노크하는 것도 아니고, 다짜고짜 총을 갈기 지도 않으며, 노크 없이 벌컥 열어젖히지도 않는다. 마르코의 안에서는 오늘도 은인이자 손님인 사쿠라에 대한 호감도가 착실하게 올라갔다. 사쿠라는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와 제가 온 목적을 말했다...
사쿠라가 잠든 사이 일부러 항로를 맞춰 새벽에 도착한 겨울 섬, 빙하 섬에 닻을 내린 흰 수염 해적단은 꼭두새벽부터 발 빠르게 뛰어다녔다. 이번에 본선에 남게 된 번대는 2번대와 8번대였고 그들은 짐을 풀자마자 1번대의 관리 감독하에 명령을 수행하기 바빴다.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도 그럴게 오늘은 흰 수염 완치의 날이었다. 아침에 눈을...
그 뒤로 듀스는 세탁실에서 세탁하는 법을 알려주고 갑판으로 나갔다가 배를 까뒤집고 있는 스테판과 그 재롱을 보고 있는 일광욕 중인 흰 수염을 만났다. 그녀가 꾸벅 인사를 하니 흰 수염은 손을 들어 인사를 받아주며 웃었다. "쟤가 스테판이야. 아버지가 키우는 반려동물이지. 엄청 크지? 어릴 땐 요만했어." "귀엽네요. 흰 수염 선장님이랑 닮은 수염도 있고."...
음, 생각 안 나네. 에이스가 해군에게 잡혀서 흰 수염 해적단과 전면전쟁이 일어났고, 그게 정상 전쟁이고, 나중엔 루피도 끼어서 싸우다가 에이스와 흰 수염이 죽는다는 건 대충 기억이 난다. 정확히는 에이스가 죽는 장면은 거의 영상처럼 기억이 다 떠올랐지만 나머지는 드문드문하거나 기억이 안 나는 것도 많았다. 하지만 전쟁이 벌어지게 된 계기, 그러니까 에이스...
흰 수염 해적단은 피라미드 섬에 사는 모든 주민들을 불러다가 커다란 연회를 열었다. 연회의 이유는 대대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흰 수염이 베푸는 연회였기 때문에 이 일주일 동안 지속되는 연회에 모든 사람들이 하루는 참석했을 만큼 성대하게 열렸다. 개중에서 제일 슬픈 건 다름 아닌 흰 수염이었다. 다 나아서 숨쉬기도 좋고, 몸에 붙이고 있던 것들을 떼어내고 ...
선장실의 문은 족히 7미터는 넘어 보였는데, 문고리부터 문까지 전부 엄청나게 튼튼해 보였다. 그리고 무게도 엄청난지, 노크를 하고 들어오란 말이 떨어지자 삿치는 문을 가볍게 밀어 열었지만 문을 여는 팔에 바짝 세워진 핏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바다의 황제의 금안과 세상의 푸르름을 담은 녹안이 마주쳤다. 자신에게 내리꽂히듯 작렬하는 눈빛을 피하지 않고서 ...
에이스를 멈추게 하려 달려오던 대장들이 뚝 멈추자 에이스가 말했다. "역시 이런 건 이상하다고! 민간인인 걸 알았으면 그냥 솔직하게 부탁하면 되잖아! 더구나 우리 영토의 주민이고. 부탁해 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생각하더라도! 이거저거 재고, 따지고, 그러다 아버지가 죽는 건 절대 싫다고." "하… 그렇다고 해도, 느가 아버지의 이름을 짊어진 순간부터 느...
사쿠라는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그들에게 들릴까, 최대한 평정심을 가지려 노력했다. 괜찮아. 불사조를 죽이는 법은 모르지만 그들은 그녀의 실력을 모른다. 공격용 인술도, 환술도, 체술도 그들에게 보인 적이 없다. 더구나 의료 인술을 써서 한 번이라도 그들의 몸에 닿으면 신경을 끊을 수 있다. 더구나 그녀가 누군가. 츠나데의 제자, 회피력 만렙으로 팀의 선두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도 푹 자고 일어난 사쿠라는 언제나처럼 간단한 아침을 먹고 오두막을 나왔다.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17년을 수행하고 단련했다고 해도 단련을 멈추면 남는 건 퇴화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녀는 쿠노이치, 여자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근육이 잘 안 생기고 빨리 빠졌다. 해변에는 널린 게 바위들이라 근력운동에도 좋고, 그게 끝나면 ...
유명하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섬 하나. 주변 바다에나 알음알음 알려진 싸구려 술만이 자랑거리인 작은 섬이 있다. 그 싸구려 술의 이름은 환상주라고 했다. 이 섬을 뒤덮은 싸구려 쌀로 빚은 술의 이름치고는 거창하기 그지없었으나 그 술 덕에 근근이나마 살아가고 있는 이 섬의 이름은 피라미드 섬이라고 했다. 마치 피라미드처럼 높고 빼곡하게 채워진 논은 환상주와 ...
Avarice : 탐욕 팰런, 자네도 참 별난 친구야. 십 년 전에 종결된 사건을 다시 보고 싶다니. 갓 열아홉이 된 소년, 팰런은 의뭉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를 열람실까지 안내해 주고 사건 파일까지 제 손에 쥐여준 제임스에게 고개를 까닥였다. 제임스는 그런 팰런의 알 수 없는 작태에 슬쩍 떠보기라도 할까 싶었지만 이내 고개를 휘휘 저어 생각을 날려버...
나는 언제까지고 아이인 채로 남고 싶었다. 내 몸이 성장하고, 목소리가 변하고, 여성스러운 골격을 갖춰가는 것이 끔찍하게만 느껴졌다. 나는 아직 귀여운 프릴도, 사랑스러운 리본도, 얕은 굽에 또각거리는 소리가 나는 구두도 사랑했다. 언제나 귀여운 방울이나 레이스가 달린 머리끈으로 양 갈래로 땋아 머리를 묶는 것도 좋았고, 길게 기른 내 머리카락에 풍성한 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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