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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노이즈] [로고 화면] [페이드 인, 화면 전환] 당신의 토닥여주던 손길을 기억해요. 가벼움을 입은 깊은 심상도. 불쌍한 메리, 부러운 메리. 동상이몽 속에서 당신은 무슨 생각을 했나요? 나는 아직도 궁금해하면서 감히 생각지 못해요. [화면 전환] 당신의 따스한 숲을 기억해요. 그 속에서 다정함을 입은 차가운 말을 했죠, 당신. 그러면서도 차는 다즐...
데이브는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침에 햇살을 더듬거리다 몸을 일으키고, 점심에 소란스러운 서류들 틈바구니에서 홍차와 비프 샌드위치를 올려두고, 저녁에는 점점 늘어가는 동시에 아주 의미 없는 판결을 지켜보았다. 퇴정을 알리는 망치가 떨어지고 나면 데이브는 평소처럼 집으로 돌아갈게 분명했다. 그러나 어떤 날의 묘사로 여느 때와 같다는 표현이 ...
유독 당신에겐 말하지 못할 말들이 많다. 입 밖에 내면 분명 달디 단 것들 일 텐데 속으로 삼키면 쓰기만 하다. 당신이란 존재가 나에겐 그렇다. 데이브는 알렉스와의 기억을 더듬어간다. 아침에 다정히 인사를 건낼 때나, 일순 공기 중에서 알렉스의 향을 쫓을 때나, 새벽녘 마주 보고 누운 이의 흰 속눈썹을 바라보고 있을 때.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행복에 차게 ...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그 사람은 언제나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유이토의 입장에서도 소녀의 입장에서도. 적어도 유이토는 아쉬움을 남기고 간 소녀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같은 학년에 왔다는 전학생은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고, 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그저 앉아만 있어도 쉽게 유이토의 귀에 안착한다. "토모아키 호시하" 라는 직접 물어보지 못한 ...
나는 아직도 푸른 하늘 아래 당신의 미소를 기억한다. 당신은 나에게 그렇게 샐쭉하게 웃어 보이곤 곧 뒤를 돌아 자취를 감추었더랬다. 나는 여전히 그날의 여름에서 당신의 뒷모습을 쫓고 있다. 1. 유이토는 제법 인생이 쉬웠다. 타고난 두뇌, 명성 있는 성씨, 호감 가는 생김새 거기에 모두에게 인정받은 부드러운 천성까지. 그가 손에 쥔 것보다 손에 쥐지 못한 ...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어떤 이는 두려움이 세 가지 구조계기를 가진다고 했다. 두려움의 대상, 두려워함 자체, 두려움의 이유. 이런 자신의 두려움을 정확히 '안다'고 칭할 수 있는 이는 또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폴림니아는 언제나 정확히 '아는' 편에 속했다. 언제나 세상은 자신이 아는 모습으로 굴러가는데, 하물며 자신에 대한 것을 자신이 모를 수가 있겠느냐...
무언가와 친숙해진다는 행위는 폴림니아와 제법 먼 것이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상호의 교류를 기반으로 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할 만큼 사교적임을 필요로 한 적이 그의 짧은 11년 인생 중 거의 없었다. 그러니 이야기나 상상 속 친구와 같은 일방적인 교류에 익숙한 그가 현실의 것과 '친해지기' 같은 과제에 난색을 보인 것도 놀라울 일은 아닐 것이다. 산들바...
새벽 새벽어둠에 잠긴 공간에 시계 초침 소리와 두 사람 몫의 숨소리만이 제 존재를 알린다. 데이브는 어둠 속에서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시계는 아직 그의 연인이 깊은 잠에서 여행하고 있을 시간을 가리켰고, 일정하게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이를 뒤받쳤다. 평온한 잠은 진실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라던가. 그가 제 자리를 위해 희생시킨 수많은 권리. 그중에서도 ...
임무를 받고, 그 명단에 당신이 있음을 확인했을 때 다시금 바다의 짠 맛이 올라왔다. 이 짠 맛의 출처는 어디에서 오는가. 울컥 올라오는 파도에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씀은 미소로 나타난다. 겨우 미소를 짓고 당신을 대한다. 곧 당신의 한마디에 중심을 잃고 미소는 사라졌지만. 당신의 모든 말이 옳다. 자신은 자신의 주변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겠...
01. 땅땅땅. 의사봉을 내려치는 소리가 3번 연이어 나면 소란스러운 소모전이 끝났다는 이야기다. 데이브는 지친 몸을 이끌고 한숨 한 번과 함께 지하 10층의 법정을 나선다. 등 뒤로 들려오는 이야기는 이제 통달했다. 위즌가모트 의원이라면 누구나 들었을법한 협박들 뿐이다. 그래, 협박들. 어디 범죄자 뿐이랴. 시끄러운 세상에서 눈을 가린 채 조용히 천칭만 ...
01. 햇살은 부서져 나뭇잎 그림자를 만들고, 더운 공기는 숨을 막히게 한다. 영국에서 얼마 되지 않는 맑은 날에 데이브는 피크닉도, 모험도, 티타임도 가지지 않고 조용히 짐을 싼다. 어차피 얼마 있지도 못 할 테지라는 마음으로 싸는 짐은 마음과 달리 점점 커져만 간다. 02. 아, 공기에서 쇠냄새가 난다. 도시의 냄새. 근 몇 년을 호그와트에서 보내다가 ...
친애하는 알렉스에게. 완전히 일방적인 이야기라는 건 저도 알고 있었기에, 답장을 써주실 줄은 몰랐어요. 답장을 보내주어 고마워요, 상냥한 알렉스. 알렉스의 말대로 저는 당신과 함께 걸을 수는 있을 거예요, 제가 원하기만 한다면 당신은 용인할 테니. 하지만, 제가 더이상 당신과 길을 걷지 않겠다 해도 당신은 아마 붙잡지 않으시겠죠. 당신은 그런 숲이니까요. ...
친애하는 카밀라에게. 카밀라, 이번 방학은 어떻게 보내고 있나요? 당신의 하루가 궁금해져요. 무엇을 하고 있을지, 무엇을 보고 있을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 당신의 일상을 저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까요? 저는 언제나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너무 평범해서 뭐라 쓸 일도 없네요. 요즘도 온종일 서재에 있고, 하프를 연습하고, 공부에 집중하고 있어요....
친애하는 알렉스에게. 방학은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우선 알렉스와의 마지막 티타임에서 그렇게 자리를 떠버려서 미안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알렉스의 그 말에 무엇이라 대답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펜을 들었답니다. 앞으로 쓰이는 모든 글은 진실의 마음으로 쓸게요. 알렉스, 저 역시 머글 세계에 속해있을 때가 있었답니다. 스큅이신 아버지를 따라서요. 오히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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