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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마법사는 최근 왕의 치료를 거부했다. 그의 생명이 다 하였다는 이유였다. 왕비인 세리온느는 마법사의 선언을 듣자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상실감에 며칠을 자리보전을 했다. 인간인 이상 어떻게 영원을 살겠는가. 당연히 왕도 죽는다. 그러나 지금까지 마법사가 왕의 치료, 혹은 생명 연장을 거부한 적은 없었다. 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해 왔다. 마법사가 몇 ...
한 작은 비단털쥐가 있었다. 볼주머니에 먹을 것을 저장하고 땅에 터널을 파서 살았으며 겨울엔 동면에 들었다. 춥고 배고프고 살기 고단한, 그러나 굳은 책임감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각오가 있는 작은 존재였다. 흰 털을 지닌 작은 비단털쥐. 이게 이전의 자인이었다. 그러한 것들이 아득해져가고, 눈을 뜨자, 그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작은 방 안에 섰다....
며칠이 지나는 동안 마법사님 집을 멀리서만 봤다. 땔감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보고 나서야 로더는 땔감을 핑계로 다시 찾아갈 용기를 냈다. 풀을 먹여서 빳빳하게 다려둔 옷을 꺼내입었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오랫동안 입고다니던 외투도 내피를 분리해 새로 빨아뒀다. 심지어 그는 제이나가 쓰는 라벤더 포푸리를 얻어다 옷 사이에 끼워놓고 있었다. 좋은 냄새가 배어...
자인님을 매일 보고싶다. 웃는 얼굴도, 주시는 음식도 다 맛있는데. 웃는 얼굴도 맛있다고? 불경하게도. 로더는 머리를 털었다. 하지만 자인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떡하지. 심장이 꽉 조였다. 그런 로더를 제이나가 퍽 때렸다. “아까부터 밥 안 먹고 뭐 해?” “어? 으응.” 로더는 어물어물 대답하면서 눈앞에 놓인 스튜를 몇 술 떠먹었다. 그러...
로더가 알고있는 검이란 도시에서 군인 형 동생들이 보여준 투박한 롱소드 정도였다. 그런 로더의 눈에도, 자인의 검이 귀한 것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검신의 폭은 보통의 롱소드에 반 정도였고 대신 길이는 더 길었다. 칼막은 세공이 약간 되어있었고 손잡이는 검은 가죽으로 단단히 매어있었다. 자인은 로더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훌쩍 큰 키였다. 오늘은 역시나...
일을 한다는 자각이 있는지, 자인은 평범한 짙은색의 바지와 셔츠를 통일해서 입었다. 거친 옷감이었지만, 진짜 백성들이 입는 것은 아니었다. 귀족님들이 기분을 낼 때 쓰곤하는 튼튼하고 조밀한 옷감이다. 디자인 또한 세련되게 빠져서 ‘일을 하는’ 기분을 낼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물론 실용적이기도 하다. 로더가 이제는 몸에 밴 자세로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
로더는 그날도 고된 노동을 했다. 노을이 질 때에 막 집에 돌아와서 뒤뜰에 나뭇짐을 내려놓았다. 씻고 들어가 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마을이 지나치게 조용한 것을 눈치 채지 못 했다. 나뭇짐을 놓자마자 뒷문으로 제이나가 튀어나왔다. “오빠, 오빠!” 로더는 반사적으로 도끼를 잡았다. “왜 그래.” “집에, 그, 그분이 와서, 오빠를 찾아.” “그 분?...
돌아가는 길도 똑같았다. 점심과 저녁 도시락은 미리 사뒀던 볶은 고기를 끼운 납작빵이었다. 이것은 비교적 최근 생긴 음식이다. 로더는 이것을 매우 좋아했다. 무려 향신료를 쳐서 볶은 고기였다. 섬세한 풍미가 혀끝을 살짝 스치는데, 로더는 그게 그렇게 신기하고 맛이 좋았다. 걷고 또 걸었다. 도시에 갈 때보다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 더 느렸다. 장미의 짐수레에...
이모와 이모부에게 이 사안을 전달하자 마을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갑작스럽게 촌장할아버지까지 불려오셨다. “귀족님이 처음으로 내린 명령이 아니냐.” 로더는 우선, 장이 서는 날 사오겠다고 했으니 시간이 있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돌아가신 에픽 영주님의 조경사였던 사람과 연락이 닿을 수 있었고, 그 조경사와 연결되기 위해 촌장은 딸과 함께 삼...
밤엔 마을 회의가 있었다. 어른들만 모이는 회의인데, 당연하지만 아이들도 보호자를 따라 왔기 때문에 사실 마을 전체가 모이는 편이었다. 다들 주전부리를 들고오고, 군것질거리가 없는 사람은 마실 차를 한 주전자 들고 왔다. 로더는 껍질을 까서 볶은 땅콩을 한 보시기 가져왔다. 제이나도 로더의 옆에 앉아있었다. 저녁을 먹고 어두울 때 다들 촌장의 집에서 기다렸...
로더는 도망이라도 갈 듯 한 쪽 발을 뒤로 주춤 뺐다. 미처 돌리지 못한 시선에, 집 안에서 나온 이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회백색 머리칼과 보라색 눈동자였다. 희고 깨끗한 피부의 신사였다. 옷은 품이 좁은 흰 셔츠에 복사뼈에서 딱 떨어지는 검은 바지를 입었는데, 몸에 잘 맞춘 덕분인지 그의 마릇하고도 길쭉한 몸매를 아름답게 감쌌다. 신발은 이런 산속과 어울...
수도에서 북쪽으로, 걸어서 세 달 보름, 빠른 마차로는 달포가 좀 더 걸리는 거리에, 작은 영지가 하나 있었다. 영지의 이름은 에픽으로, 에픽 남작의 영지인데, 그 영지에는 도시 하나를 포함해 세 개의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중 가장 작은 마을은 더 북쪽으로 올라간 곳에 있었다. 마을 이름도 없어서 그냥 ‘북쪽 끝 마을’이라고 불렸다. 그 마을에는 고작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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