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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이라는 말로 조예는 무영을 멋대로 가둘 수 있었다. 무영에게 4개월이라는 시간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이자 상처 같은 것이었고, 조예는 자꾸만 이제 4개월이라는 말로 무영의 곁을 맴돌았다. "우리 아기 어떤지 보고 싶지 않아?" 조예의 말이 커다란 고통인 것만은 틀림없는 일이었다. 지난 번 4개월, 그러니까 조비가 아이를 가진 지 4개월이었을 때 무영은 ...
4개월이라는 말은 무영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큰 족쇄가 아닐 수 없었다. 사랑하는 조비와의 사이에서 온전히 조가일 수 있을 새 생명을 얻게 될 날을 기다리던 무영에게, 그리고 무영과의 아이를 기다리던 조비에게 그 시기는 뿌옇게 낀 연무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던 시기였고, 깜깜한 밤하늘처럼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던 시기였다. "아들, 이리 오너라."...
아무도 믿지 못했다. 믿지 못했고, 믿을 수도 없었다. 누가 언제 내게 칼을 꽂을지 몰라 잠조차 편히 이루지 못해 몇날며칠 밤을 새다 죽은 듯이 쓰러져 자거나 길거리에서 술을 퍼마시고 아무데서나 쓰러져야 겨우 잠이 들고는 했다. "...너냐?" 네가 처음 자고 있던 나를 깨운 것은 이불조차 없이 자는 내게 조용히 이불을 덮어줬을 때였다. 평소처럼 옆에 칼을...
당신을 죽이려다 잡혀 가마에 실려가고 몇 달을 나는 당신에게 눈길 한 번 주려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내 방은 당신이 채워준 사치품으로 가득해졌고, 시녀들은 내 눈치를 보며 내가 지나가면 "히메사마."라고 절을 했으나 그런 것들이 내게 무슨 소용일까. "모두 너를 위해 사들인 것들이다." 또 상인들을 불러들인 것인지 당신의 옆에 앉은 내 앞에는 온갖 비...
당신이 그렇게 떠나고 내가 멀쩡히 살 수 있을 줄 알았던가. 나는 이미 당신의 츠키노히메가 아니면 숨조차 쉴 수 없는 것을 당신은 몰랐던가. 믿어지지 않았다. 당신이 없는데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내가 아직도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매순간 믿어지지 않았다. "살아남아라." 지옥의 염화가 그러했을까. 새빨간 혀를 날름거리는 불꽃은 무서운 기세로 모든 것을 ...
아주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아니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불연듯 그 존재에 대한 생각이 나를 휩쓸고 지날 때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중얼거리고는 했다. "가지 마." 나를 두고 가지 마. 나를 혼자 두고 가지 마. 나를 버려두고 가지 마. 그렇게 가지 말라고 중얼거리다보면 또 하나의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
당신이 나를 사랑한 생을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 것은 내가 죽기 전이었다. 당신이 나를 살리기 위해 그러했던 것처럼 나 역시 당신과 나의 아이들을 살려야 했기에 기꺼이 내 마지막을 아이들을 위해 쓸 수 있었다. "태사부님..." 당신의 스승이었던 이는 제자에 이어 제자의 제자마저 먼저 보내는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숨이 꺼져가는 나를 붙들고 네 그 싸가지는 ...
싸움이 끝나고 나면 으레 땀과 먼지와 함께 끈적한 피가 온몸에 들러붙었다. 전장에서는 씻을 곳도 마땅치 않아 자연히 피냄새는 오래 지워지지 않았고, 그럴 때마다 당신은 남을 죽인다는 건 나도 남의 손에 죽을 각오를 한다는 것이니 당신 자신도 곱게 죽지는 못할 것이라고 중얼거렸다. "죽지 마." 그런 말을 할 때면 당신은 마치 우는 것 같았다. 담담한 표정 ...
발톱을 숨기지 못하는 새끼고양이 같았다고 했다, 내가. 당신을 죽이려 칼을 들이댄 내가 어쩐 일인지 그저 귀여웠다고 했다. 그저 귀엽고 예뻐서 길거리에서 새끼고양이 줍듯 주운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내가 너 없이 살지 못하겠구나." 고토를 앞에 두고 앉은 당신은 내가 곁에 있어도 외로워보이는데 그럼에도 나만은 당신을 미워해도 좋다 했다. 그러나 알잖은가....
남자와 부대의 다른 핵심 인물들은 맥아더에게 자료를 넘기는 대가로 전범소추를 면제받을 수 있었다. 전범으로 기소되는 것을 면한 남자와 다른 이들은 군사재판에서도 끝내 무죄판결을 받았고, 곧 자유의 몸이 되어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군교도소에서 풀려나던 날, 남자는 가장 먼저 레이를 챙겼고, 레이는 처음 올 때 맡겨두었던 소지품과 지갑, 신분증, 그리고...
남자에게 레이는 모든 것이었다. 매일같이 무고한 사람들이 온갖 실험과 독가스와 세균으로 죽어가던 그곳에 레이가 나타난 그 순간부터 남자의 삶은 레이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남자는 오직 레이를 살리기 위해 움직였고, 레이를 살리기 위해 누구보다 인간적인 천재였던 그녀를 철저하게 망가뜨리고 무너뜨렸다. “그것이 유일하게 레이를 살리는 길이었으니까요.” 레이의 침...
타다노 레이는 지옥이라 불린 그곳의 보안책임자였다. 그곳은 매일같이 무고한 사람들이 세균에 감염되어 시름시름 앓다 죽고, 독가스를 들이마셔 숨이 막혀 죽고, 독극물에 중독되어 고통 속에 죽는 무간지옥이었고, 타다노 레이는 그 지옥 속에서 사람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하고 중요 시설물과 문서, 자료 등을 관리하고 보안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타다...
‘나는 한 손으로 조종간을 잡고 한 손으로 십자가를 그으며 중얼거렸다. “이 화염의 광경은 영원히 잊어버릴 수 없고,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을 신이여, 용서하옵소서.”’ 어느 시대이든 전쟁이라는 것은 무고한 이들의 죽음을 담보로 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범위가 커지게 마련이었다. 이제는 대포며 전차며 비행기며 폭탄같은 것들이 일상화된 것이 ...
타다노 레이는 쉽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마치 배신자라는 말들로부터 도망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아니, 어쩌면 자신이 저질렀던 극악한 전쟁범죄로부터 도망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 의식 속에서도 그녀는 자꾸만 남자를 찾았고, 남자는 자신의 방이 될 차가운 감방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그녀의 곁에 있으려 들었다. “레이는 ...
레이를 돌보는 남자의 손길은 정성스럽기 그지없었다. 남자는 끊임없이 레이의 체온을 재고, 심장박동과 맥박과 호흡을 확인하고, 수액과 항생제가 들어가는 양을 조절하며 레이의 곁에서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열은 오르지 않는다며 체온계를 내려놓은 남자가 푸른 담요를 레이의 목까지 끌어올려 덮어주었다. “왜 이렇게 수척해졌어. 얼굴은 까칠해져가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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