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한연화
한연화
나니와즈에 피었구나 꽃이여 봄이라고 피었구나 꽃이여 - 왕인

보헤미안 랩소디(5)

울던 나를 떼어놓고 그 먼 황천 어찌 건넜나. 사랑했던 나의 임아, 진달래꽃을 뿌려 배웅하지는 못하나 발병일랑 나지 말고 건너건너 건나가소. 아니, 부디.... 가지 마소.

4개월이라는 말은 무영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큰 족쇄가 아닐 수 없었다. 사랑하는 조비와의 사이에서 온전히 조가일 수 있을 새 생명을 얻게 될 날을 기다리던 무영에게, 그리고 무영과의 아이를 기다리던 조비에게 그 시기는 뿌옇게 낀 연무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던 시기였고, 깜깜한 밤하늘처럼 그 무엇도 장담할 수 없던 시기였다. "아들, 이리 오너라."...

보헤미안 랩소디(5)

달의 공주

달의 공주는 돌아갈 달이 없어. 당신의 곁에서만, 신장의 곁에서만 달의 공주일 수 있는 존재, 신장의 달의 공주가 아니면 숨조차 쉴 수 없는 존재. 그게 달의 공주야.

당신이 그렇게 떠나고 내가 멀쩡히 살 수 있을 줄 알았던가. 나는 이미 당신의 츠키노히메가 아니면 숨조차 쉴 수 없는 것을 당신은 몰랐던가. 믿어지지 않았다. 당신이 없는데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내가 아직도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이 매순간 믿어지지 않았다. "살아남아라." 지옥의 염화가 그러했을까. 새빨간 혀를 날름거리는 불꽃은 무서운 기세로 모든 것을 ...

달의 공주

상실의 시대(5)

지금 그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타다노 레이라는 여자를 살리기 위한 도구일뿐. 그것이 못내 비참해 나는 타다노 레이에 대해, 당신에 대해 자세히 보고할 수 없다.

타다노 레이는 쉽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마치 배신자라는 말들로부터 도망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아니, 어쩌면 자신이 저질렀던 극악한 전쟁범죄로부터 도망치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 의식 속에서도 그녀는 자꾸만 남자를 찾았고, 남자는 자신의 방이 될 차가운 감방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그녀의 곁에 있으려 들었다. “레이는 ...

상실의 시대(4)

당신을 다시 만나는 일은 절망이다. 그러나 나는 이 절망을 애써 외면하고 빛이 있을 거라 여기며 당신의 말에 대답한다. 나 여기 있어라고.

레이를 돌보는 남자의 손길은 정성스럽기 그지없었다. 남자는 끊임없이 레이의 체온을 재고, 심장박동과 맥박과 호흡을 확인하고, 수액과 항생제가 들어가는 양을 조절하며 레이의 곁에서 한 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열은 오르지 않는다며 체온계를 내려놓은 남자가 푸른 담요를 레이의 목까지 끌어올려 덮어주었다. “왜 이렇게 수척해졌어. 얼굴은 까칠해져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