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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높은 손이 닿는다. 뺨을 간질이다 걷히는 옅은 머리칼을 느낀다. 창백한 손이 뜨거운 뺨 위에서 멎는다. 깜박이지 않는 회색 시선이 심해처럼 짙푸른 눈 위에서 헤맨다. 레나타 칼리니나는 문득 벌어진 입술로 말을 잃는다. 빠르지 않은 발음 사이에서 의도를 유추한다. 기억의 끝이 같은 순간에 이르면 선명한 푸른색에서는 어떤 감정들을 읽을 수 있다. 창백한 ...
"듣고 싶어." 가볍고 온기 없는 냉소가 붉은 입꼬리를 건드리고 흩어진다. 창백한 낯에 버릇 같은 권태가 짙게 번진다. 무심코 살짝 숨을 뱉는다. 회색 눈이 부드럽게 오만한 호선을 작도한다. 닿아 오는 금빛 시선을 의식한다. 카민 메이. 어떤 상념 속에서 무게 없이 입술이 벌어진다. "칼리니나. 이 이름을 들으면 그려지는 삶이 있지 않나요? 레나타. 마리야...
사랑하는 티르자에게. 창 밖은 끊임없이 순백색이야. 모든 게 새하얗게 얼어붙어서 창백하고 인상주의적인 덩어리로 물크러지고. 흔들리는 소리와 바람 소리 뿐. 아무도 없어. 열차의 약동이 거의 몽롱하게 느껴져. 조금 졸린 것 같네. 살아 있어, 티르자? 당연히 그렇겠지. 사지로 걸어나간 동생을 두고 먼저 눈을 감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 탐사대는 예카테린...
빨갛게 흐드러진 가짜 장미 덤불 앞에서 레나타 칼리니나는 빗방울을 생각한다. 어떤 낯섦을 느낀다. 발간 손끝을 뻗어 살짝 꽃잎을 건드린다. 차갑고 부드럽다; 그 위에 고인 물방울은 떨어지지 않는다. 비는 향수와 마찬가지로 긴 향수의 목록에 올라 있는 개념이었다. 물은 얼고, 숨은 화한다. 무른 것은 굳고, 투명한 것은 탁해지고, 뜨거운 것은 서늘해진다. 떨...
아주 익숙한 도식이다. 메이와 칼리닌. 유약한 첫째. <포티스모스>에 선발될 만큼 유능한, 특출한, 완벽한, 흠결 없는 자제들.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 훈련소의 이름은 희망. 모범적인 상징. 아주 흔쾌한 선물. 칼. 왕홀. 관. 화려하고 성대하며 황홀한 계승식. 누구 하나 거절할 이유 없는 거래. 잿빛 눈이 깜박인다. 오직 너와 나를 제외...
"어느 정도 그렇겠지만." 연한 잿빛의 눈이 자주 다치는 듯한 창백한 낯 위에 머문다. 새카만 머리카락 현재가 아닌 언제를 보는 파란 눈은 조금 채도 낮은 빛을 띤다. 어떤 훈련 시간 흘긋 지나쳤던 이능력을 상기한다. 진실과 거짓. 지각은 언제나 지각의 대상과 지각하는 나를 전제한다. 바닷가와 바다 같은 불가분의 관계. 세잔은 그의 그림에서 체험적인 원근법...
"내 아라베스크, 아니면 내 '아라베스크'?" 더디게 감기고 뜨이는 금빛 눈을 본다. 미온하고 창백한 손끝이 곧은 턱선을 세 번 건드리고 뺨 위에서 멎는다. 레나타 칼리니나가 회색 눈을 깜박인다. 온점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종결. 짐작. 기술의 끝. 결과. 어떤 의지의 표명. 너의 시간. 알 수 없는 꿈. 그렇게 한 점에 고인 잉크와 상념 따위를. 엄지손...
단정의 규칙을 떠올린다. 깨끗하게 정리되어 가지런할 것. 언젠가 단정은 지독한 세련의 산물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절대로 충동의 소산이 아니며 결코 본능의 영역일 수 없는 질서. 뜻이 드러나지 않는 잿빛 눈이 연하게 기울어진다. 시선 끝에는 바로 그 연마의 산물이 있다.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의 리듬, 흠 없는 구릿빛 피부의 감각 짙게 내리깔...
어떤 O들에 대해 생각한다. 이를테면 기회와 관찰 같은 것들. 더디게 묘한 색조의 눈이 깜박인다. 기회에 대한 관찰, 관찰할 기회, 몇 가지 단어의 나열들이 머릿속을 떠도는 O의 행렬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는 상념에 빠진다. 부드럽게 풀어진 곱슬머리 위의 검푸른 호선을 의식한다. 무채색과 색채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시선의 끝에서 생각을 알 수 없는 금빛 눈이...
"레나타 칼리니나?" "네, 불렀나요?" "가족 분이 찾아오신 것 같은데, 나가보시겠어요?" "아, 그럴게요. 전달해 주셔서 고마워요." "여기까지 어려운 발걸음을 해 주네. 앉아, 티르자." "어렵기는. 이런 날인데 당연히 널 찾아와야지……. 군부대 내라서 허가 받는 절차가 길긴 하더라." "그렇겠지……." "생일 축하해, 레나. 이제 열아홉이구나." "...
"이게…… '새우'?" "어때, 레나타?" "카멜론의 조각에는……." 가장 먼저 모퉁이와, 기대로 반짝이는 파란 눈을 지나 거대한…… 조각에서 진지한 시선이 멎는다. 잡힌 손을 반대로 잡고 조각을 받친 원을 따라 호선을 그리며 레나타 칼리니나가 연한 눈을 두 번 빠르게 깜박인다. 더듬이…… 머리가슴에 달린 걷는다리와 배 아래의 헤엄다리. 꼬리. 눈. '새우...
"그럼 부탁할래요." 도톰한 천 위로 흐트러지는 머리칼의 리듬을 느낀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고 팔에 힘을 실어 옥상의 문을 밀어젖힌다. 더디게 벌어지는 문틈으로 싸늘한 바람이 스민다. 깊게 숨을 들이켠다. 텅 빈 폐부에 짜릿한 한기가 들어찰 때 들뜬 발걸음을 좇는 걸음 하나를 의식한다. 깜박이다, 조금 길게 눈을 감고 낯익은 방향으로 발을 디딘다. 얇은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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