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긴장이 감도는 침묵 속, 맞부딪히는 시선은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나의 차림새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아야 선배의 두 볼에는 식은땀이 번지르르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윽고 나의 굳은 표정에서 상황을 읽어낸 것인지, 아야 선배가 한발짝 뒤로 물러선 그 순간, “사,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앗…!!” 날아드는 나의 손길을...
*** 벽에 기대어 놓은 투명한 수조 안에선 푸른 몸통을 가진 해파리가 느긋하게 유영하고 있었다. 방안에는 카논 씨가 찻잔을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은은한 홍차의 향기가 감돈다. 그녀에 따르면 찻잎에서 우러난 부드러운 향이 초면의 의뢰인에게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나. 그러거나 말거나 사요 선배는 시종일관 무표정함을 넘어서 어두워보이기까지 한 얼굴을...
*** 그날의 일은 여전히 내게 악몽 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나와 내 주위의 삶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죄인처럼 굳은 얼굴로 학교를 오가다, 어느날부터 보이지 않게 된 하구미. 평생 좇았던 꿈을 잃어버리고, 불명예스러운 일로 지역 신문에까지 이름이 오르내리던 그녀가 겪었을 괴로움은 미루어 짐작할수조차 없었다. “모르겠어… 하구미, 항상...
인연은 시간에 마모되고, 영원한 만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만하게 영원을 약속해봐야 세월의 흐름앞에 흐려진 결심은 꼴사납기만 하다. “미셸! 하구미는 언제 다시 나오는 걸까? 두근거려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코코로. 팔 늘어나니까 잡아당기지 마.” 물론, 곰탈을 뒤집어쓴 주제에 이런 염세적인 생각이나 하고 있는 나도 꼴사납지만 말이다. 한학년 위인...
*** 이런 결말은 누구도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어째서, 리사까지 죽어야만 했을까? 그보다, 대체 이 일련의 사건엔 무슨 목적이 있었던 걸까? 이후 경찰은 자신의 이론과 일치하는 여럿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냈고, 리사가 범인이라는 것에는 한 치의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고? 사요는, 자책감이 담긴 주먹으로 몇번이고 애꿎은 벽만을 후려쳤...
*** 신호가 연결되는 동안, 사요는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터질듯한 심장을 잠재우려 애썼다. “사요 씨? …전화 잘못 거신 거 아니죠?” “네, 토모에 씨에게 건 게 맞아요.” 학교도 다르고 밴드도 달라, 평소엔 거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무어라 얘기를 꺼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요는 ‘꺼낼 얘기의 순서를 정해놓고 전화를...
*** 사요는 초점없는 허망한 눈길로, 서클을 뒤덮는, 거미줄처럼 둘러쳐진 폴리스 라인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유키나가 죽어버렸다는 사실도, 하루 종일 참고인 조사를 받다 풀려난 사실도, 머릿속에서 희뿌옇게 유영하는 그 모든 풍경들이 하룻밤의 꿈처럼 여겨졌다. 아니, 오히려 실제로 그러하기를 바랐다. "...으읏, 으욱..." 그러나, ...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 사요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연습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아하하, 사요. 오늘은 조금 늦었네?” 애써 밝은 목소리로 가장한 리사의 인삿말이 들려왔지만, 입을 꾹 닫은 아코와 굳은 표정을 지은 린코의 모습, 사요의 예상대로 서클의 연습실에는 오늘도 무거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최근 두어달 간 로젤리아의 결속은 급...
"사아야? 뒷정리는 엄마가 할테니까, 이제 방에 들어가서 쉬렴." "아니에요, 엄마.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상점가의 전등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고, 대신 보초처럼 늘어선 가로등이 불빛을 이어받으면, 우리 가게에서도 슬슬 남은 빵들을 정리하곤 한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는 요즈음, 반죽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여분으로 남겨둔 반죽들을 만지작거리곤 한다...
*** “츠쿠시 쨩은 항상 열심이구나?” 연습이 시작되기 전, 체어에 앉아 고개를 파묻고 악보를 골똘히 바라보던 내 귓가에, 어디선가 나비처럼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멤버들과는 확연히 다른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자, 며칠전 마주쳤던 햇살처럼 환한 미소가 이쪽을 반기고 있었다. “야, 야마부키 씨?! 갑자기 어쩐….” “어머, 여긴 내가 오...
*** “…오쿠사와 씨, 오늘은 츠루마키 씨네 저택에 가지 않는 게 좋아.” 낡아해진 공책들을 가방에 집어넣고 둘러메려던 찰나, 등 뒤에서 사시나무 떨듯 와들와들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치가야 씨? 갑자기 뭔 소리래.” 마침 헬로해피의 신곡도 완성된 참이라 겸사겸사 코코로네에 들르려 했건만, 이치가야 씨는 난데없이 굴러들어와서는 무슨 얘기를 하...
*** 하늘은 빛을 잃고, 차디찬 바람만이 지면에 부딪혀 맴돌았다. 장시간의 긴장에 뭉친 어깨를 쭉 펴서 돌리며 풀어주었다. 정신이 신체에 영향을 주듯, 신체도 두뇌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마지막 순간, 나의 판단에 모든 것이 달렸다. 그 현실에서 눈을 돌리는 건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말 저격반을 물러도 괜찮겠나? 범인은 총기를 가지고 ...
*** 내 입에서 나온 그 한 마디 말에, 지휘차 안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선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진압이라뇨?” “건물 외벽을 타고 내려와서 창문으로 진입, 아니면 연막이나 최루 가스를 뿌리고 밖으로 몰아내서….” “지금 방법을 묻는 게 아니잖아요! 그 말은… 쿠라타 씨를 죽이겠다는….” “아카리, 말 조심해!” 나카무라 선배의 꾸중에, 나는 그럴...
*** 전화선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긴장에 심장은 요동쳤지만, 끝내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토해내듯 한숨을 내뱉고 나자, “저기… 아직도 조금 헷갈려서 그런데요, 선배.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우리가 만났던 히로마치 씨가… 히로마치 나나미가 아니라고요?” 내가 갑자기 쿠라타에게 전화를 거는 걸 보고 의구심이라도 생긴 건지, 옆에서 아카리가 ...
***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 상황에, 당장이라도 운전대를 놓고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감싸쥐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를 한 건 알겠다. 그 정도의 정열적인 추억이라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당연한, 평범한 이야기일 뿐, 무어라 특별히 신경 쓸 거리조차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모르겠네요, 계속...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