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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빈은 키스가 끝나고 나서, 한껏 기대하는 눈으로 유진을 쳐다봤다. 울다가 뚝 그쳐서 아직 눈꼬리가 불그죽죽한 눈을 반짝이면서 유진을 빠안히. 그러다 갑자기 자기 꼴이 영 별로일까봐 걱정됐는지, 후다닥 뒤돌아서 소매로 얼굴을 슥슥 닦아냈다. 다시 돌아서 유진을 마주한 규빈이 물었다. 여전히 반짝반짝 두 눈을 빛내면서. “쨈민, 우리 그럼… 오늘부터 일일?”...
두 번씩이나 키스했다. 그것도 대학 다니면서 제일 친하게 지내던 동성 후배랑 그랬다. 처음 술 마셨을 땐 기억도 안 나게 취해있어서 몰랐는데, 두 번째 키스는 달랐다. 소주 한 병 원샷해서 맨정신이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고주망태가 되진 않았다. 심장이 수면 위로 건져 올린 활어마냥 팔딱댔다. 더 한 것도 하고 싶어. 더 하고 싶어. 규빈은 그러...
유진이 그동안 규빈에게 바란 건 단 하나였다. 본인이 게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 그것만을 위해 최근 몇 달을 살아왔다. 삶의 목적이 그것뿐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굴었다. 돌이켜보면 본인도 왜 거기에 목숨 걸었는지 모르겠다. 스포츠광의 입장에서, 이건 일종의 승부욕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그런데 갑자기 번외경기 요청이 들어온 거다. “그 확인인지 뭔지...
두 성인 남성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 유진이 주먹을 들어올리자, 규빈도 지지 않고 주먹을 꽉 쥔 채로 들어올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규빈은 정말로 유진과 치고받고 싸울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유진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가슴 속에서 뭔가가 꿈틀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까닭이다. 진짜 때려? 한유진을? 내가?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렸다. 생각...
유진은 수빈을 많이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상형과 하는 연애가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수빈은 다정한 여자였다. 외적으로도 유진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수빈은 웃을 때 예쁘고, 키가 컸고, 단발머리가 잘어울렸다. 그래서 유진은 수빈을 만나는 내내 어쩌면 자기가 삼 개월 컷으로 연애를 조져버리는 징크스이자 트라우마를 극복할...
어떡하지? 유진이 너무 좋다. 규빈은 유진과 데이트 비슷한 걸 하던 중 그 감정을 느꼈다. 밥 먹고 커피 마시고 딱히 할 게 없어서 둘이 영화를 보러 갔던 날이었다. 한창 집중해서 영화를 보고 있는데, 유진이 아무렇지 않게 자기 손을 끌고 가서 깍지 껴 잡았다. 그때부터 팝콘이고 콜라고 뭐고 규빈은 그냥 너갱이가 빠진 상태로 정면 직시하고 있었다. 손 잡는...
유진이 변했다. 규빈이 그걸 느낀 건 한 달 전부터다. 유진이 좀 이상해지기 시작한 첫날로 추정되는 바로 그 날, 유진은 결연한 목소리로 규빈에게 전화했다. 삼학번 선배 김규빈한테 대뜸 전화 걸어놓고 한다는 소리가 이랬다. - 형. 오늘 저랑 술 좀 먹어요. 규빈은 왠지 유진이 제게 일대일 다이다이를 신청한 이유를 알 것 같았고, 군말 없이 후드티 걸쳐입고...
둘은 말 한마디 안하고 규빈의 집까지 갔다.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콘돔도 샀다. 무표정한 유진과, 왜인지 모르게 잔뜩 복잡한 얼굴이 된 규빈은 현관문 앞에서 거의 한 시간 만에 대화란 걸 했고, “진짜 괜찮아?” “안 괜찮을 게 어디 있어요.” 덤덤한 유진의 반응에 규빈이 결국 현관문을 열었다. 유진은 자기가 먼저 들어갈 수 있게 현관문을 열고, 몸을 틀...
쓰린 속을 부여잡고 눈을 떴다. 와. 숙취…. 어제자 외출복 입은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난 유진이 필름 끊긴 사이 있었던 일을 유추하기 위해 주머니를 뒤적였다. 오른쪽 주머니에 액정 개박살난 휴대폰. 왼쪽 주머니에 마데카솔 하나. 택시비 영수증. 그리고 언제 넘어졌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뻘겋게 까진 손바닥.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퍼즐 맞추기에 성공한 유진은...
고등학교를 세 번 전학가야 했다. 무려 지역까지 바꿔가면서. 사유는 모두 동일했다. 아웃팅. 유진은 고등학교 때 세 번 연애를 했고, 세 번 다 구남친에게 소위 말하는 아웃팅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그 구남친이 셋 다 바이섹슈얼이었다. 하얗고 예쁘장한 유진의 얼굴이 여자도 좋고, 남자도 좋은 그들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했다는 게 화근이었다. 나는 너가 무슨 성...
내가 규빈이 형한테 뭘 잘못했지? 일학년 박현수는 몇 주 전부터 그 고민에 빠졌다. 같은 학교 선배인 규빈이 묘하게… 자길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규빈은 같은 학생회 후배인 박현수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으며, 현수가 아무리 친해지려고 들이대도 영 미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싶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규빈은 좀 이해하기 힘든 구석...
규빈에게 유진을 미워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규빈은 그간 유진을 착실하게 짝사랑해오면서, 유진이 밉다거나 싫다는 생각을 병아리 눈곱만큼도 못 해봤다. 김규빈의 성정 자체가 걔가 날 멋대로 흔드는 게 밉다는 생각보다, 오랜만에 봐서 좋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유형의 사람이어서 그렇다. 지금까지는 걔가 날 멋대로 흔들어도 상관 없었다. 흔들리는 것도, ...
규빈은 유진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필름 영화의 같은 부분을 되감아 몇 번이고 재생하듯이, 한유진을 다시 만난 그 순간을 몇 번이고 곱씹었다. 걔가 담배를 피기 시작한 것에 대하여. 아무렇지 않게 나에게 말을 붙인 것에 대하여. 여전히 호구처럼 술자리에 아이스크림 사들고 나타난 것에 대하여. 그리고, 오늘 아침 이런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하여. [08:39a...
“아이스크림 사왔어요.” 두둑한 검은 봉지를 양손 가득 들고 온 유진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술자리에서 왁자지껄 떠들던 고학번부터 새내기까지 잠깐이나마 유진을 돌아보고 손짓했다. 이야, 역시 유진이가 센스가 있어. 착해. 애가 참 착해. 유진은 입학한 이후로 그 소리를 달고 다녔다. 유진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고학번 복학생이 화풀이로 물을 한바가지 들이부었을 ...
규빈은 엉엉 우는 스무살짜리를 현관 너머에 세워둔 채로 한참 쩔쩔맸다. 유진은 훌쩍 한 번에 단어 하나씩 번갈아가면서 말했다. 형 제가요, 훌쩍, 진짜로, 훌쩍, 형 안 싫어하는데요, 훌쩍, 그날 그렇게 말한 거는, 훌쩍, 친구가 혹시, 훌쩍, 저희 그렇게 만난거 알게 될까봐, 훌쩍, 형도 이해하시잖아요, 훌쩍…. 그런데 정말 이상했다. 고작 그 말을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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