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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마시는 그의 코 끝에서는 종종 짠 소금 냄새가 감돌았다. 담배를 태우는데 왜 소금 맛이 났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냥 그의 몇 안되는 즐거운 순간이 담배와 소금 냄새를 이어주는 것도 같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하이틴. 그래도 공포를 제외하면 딱히 장르를 가리지는 않았다. 그는 공포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겁을 먹은 적이 없었다. 등장인물들이 어...
“나, 그 애와 헤어졌어.” 그러니까 누가 그걸 그 애한테 물어보래. 나는 심술궂은 생각을 하며 웃는다. 나는 너나, 그 애와 다르게 못생겼지만 이렇게 속으로 비웃을 수는 있어. 내가 생각하는 수만가지 것들은 누군가의 면전에 대고 말할 수 없다.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나는 때때로 의리가 있는 친구가 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럴 줄 알았어.” 나...
제 1장. 회피 - …런데 언제부터 말해야 하는 거야? 덩어리진 색색의 빛 무리가 화면을 메우고 있다. 카메라의 초점이 서서히 맞춰진다. 아홉 등분한 프레임 중간에 테이블이 보이고, 그 위쪽으로 S의 상체가 보인다. S가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며 눈을 깜박인다. - 지금? 설마 시작했어? 빨간 불 들어왔어. 카메라를 든 건 누구려나. 그의 머리 속에서 ...
묵시록 4장, 여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사랑한다 K는 인간들이 사는 세상 속에서 그들 족속이 숨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내어주고 싶었다. 은혜가 찾아왔을 때 조금 놀란 건, 은혜가 인간이라는 거였다. 그래도 뭐 아주 특별할 건 없었다. 가끔 인간도 이 바를 찾아오곤 했다. 무슨 말을 해서든지 쫓아내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어려울 건 없었다. 하지만 은혜는 오자마자 ...
언젠가, 그녀도 하얀 캔버스를 보면 즐거웠던 때가 있었다. 그녀는 세상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서 기뻤다. 아는 것을 모두 늘어놓고 오늘 배운 또 다른 즐거운 걸 세우고 나면 하루가 까무룩 저무는 감각이 좋았다. 세상을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 일러주는 것은 오로지 즐겁고 행복한 부분들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어른이 되고 싶었나 보다. 새로운 걸 배우는 건...
K, 그리고 저주받아 마땅한 최근의 파리 거리에 와 보았다면 누구라도 지나가는 여인에게서 야간비행을 마주쳤을 것이다. 쟈크 겔랑의 세번째 향수 냄새 입자가 복도로 새어 나온다. 언제부턴가 라흐마니노프 환상소품 G마이너가 복도를 채우기 시작한다. 톡 톡 끊어지고, 또 부서지던 선율은 점점 커진다. 801호, 호텔방 문을 열면 노을빛이 쏟아지는 유리창이 자리한...
어항 속의 금붕어 불꽃이 튀었다. 자동차의 노란 헤드라이트가 나를 비췄다. 새까만 머리카락이 불꽃의 색을 받아 푸르게, 푸르게 빛이 났다. 시끄러운 경적 소리가 귀를 메웠다. 하지만 내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너의 노랫소리만이 귀에 가득하다. “제기랄. 지금 나 설마 사람을 친 거야?” 남자의 음성이 저 멀리서 흐릿하게 들려왔다. 욕짓거리가 뒤따랐던 것...
상자는 그 집에서 가장 가벼운 가구였다. 어느새 그가 들어가기에 너무 작아져 버린 상자. 그의 유년시절을 기억하게 하는 작은 방. 정의를 부르짖는 그 거대한 함성이 거리를 메우면, 그의 몸은 그 작은 곳에 우겨넣어졌다. 유리 없는 창 너머로 들려오는 소음은 한없이 크고, 또 무서웠다. 다섯 살 어린아이는 온 몸이 꽉 차는 작은 상자에 들어가 귀를 막았다. ...
첫만남은 카르마 식당에서였다. 주말을 맞아 남자가 부모님이 사시는 작은 마을로 돌아온 날이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십대의 대부분을 보낸 그 길거리를 걸었다. 여행객은 찾지 못할 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작고 작은 식당이 나온다. 낡아빠진 나무 간판과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벽을 감싼 담쟁이 덩굴. 태양이 가장 뜨거운 시간을 막 지난 시점에, 테라스에 앉았다. 날...
소원을 들어주는 남자 곤룡포를 입은 여자가 새파랗게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리를 꼿꼿이 피고서 바라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자리에 어울리는 태도였다. “왕이 되셨습니다.” 새까만 도포 자락을 흩날리며 나타난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황제가 그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여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말했다. “얼굴을 치우거라. 아무리 봐도 ...
사라진 시대의 잊혀진 무언가 4월 초에 나는 당신을 만났다. ‘잊혀진 것들’이라는 주제로 작문 숙제를 받았던 날이었다. 나는 곧장, 이제 사용되거나 만들어지는 것을 멈춰가는 물건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내가 고른 것은 책이었고, 처음에는 겹치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이내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을 곧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폐기해야 할 때가 지난, 30년 전 인...
달에는 토끼가 살았다. 138억년 전, 우주가 탄생했다. 그 고온의 폭발 속에서 여러가지 물질이 만들어졌고, 그 물질들은 태양과 행성과 다른 별들을 만들었다. 우주의 역사에서 수많은 별의 폭발이 있었고, 현재에 이르러 폭발로 만들어진 물질은 우리를 이루게 되었다. 결국, 한 사람은 과거에 폭발했던 우주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살아가는 것이다. 현재, 인간에게 ...
추락한 인어 벚꽃이 피었다. 봄비가 내리기 전까지, 벚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것의 꽃말처럼, 덧없는 거짓말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벚꽃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을 보고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니까. 사막의 신기루와 같은 것들 말이다. 첫 꽃송이가 개화하던 때에, 너는 사라졌다...
우리는 우리의 마지막까지 주의사항: 자해, 자살 소재 존재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충분할 만큼, 너무 예쁜 포장지에 싸인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다섯 살 쯤 되었을 때였다. 나의 가족들은 어서 풀어보라 했지만 나는 그것의 안에 든 것이 궁금하지 않았다. 이 아름다운 반짝이는 붉은 포장지 속에 든 것을 스스로 계속 궁금해 하기를 바랬다. 속에 든 ...
시끄러운 경적 소리가 귀를 때렸다. 노란 태양빛이 눈꺼풀 위에 내려앉았다. 아침이었다. 이불을 옆으로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를 들고 베란다로 나가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도시의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백인 남자는 전화를 받으며 열심히 어딘가로 뛰어가고 있었다. 모델같이 생긴 동양인 여자는 시계를 보며 열심히 구두를 또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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