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한이와 일상을 만들기도 전에, 폭풍이 찾아왔다. 금요일 저녁, 한창 젊음들이 뛰어놀 시간에 울린 전화한 통 이었다. "어, 무슨 일이야?" 내가 신뢰하고 있는, 같은 정체성을 가진 친구들이 귀여워하고 있는. 승관이의 전화였다. 정한이는 옆에서 신경쓰는 듯 하다가 TV채널을 돌렸고, 나는 잠시 통화를 끊었다. "나 아는 동생이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가도 되...
새 물건으로 가득찬 집안을 보니 생각이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옆에서 멀뚱히 있던 정한이는 배 위에 손을 올렸다. "배고파." "외식하자." 외식자하는 말에 정한이는 어깨를 움츠렸다 폈다. 잠깐이지만 두려워하는 눈빛을, 나는 분명히 읽었다. 몇 번 있었던 일이지만 정한이가 문득 보이는 눈빛은 마음이 아렸다. 새 옷을 골라 입으면서도 정한이는 집에서 먹는 ...
아침부터 밀려오는 택배상자에 정한이는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새 이불, 새 옷, 새 신, 새 잠옷... 온통 자기것만 나오는 택배상자들 속에서 정한이는 소리를 질렀다. "너 돈 넘쳐? 무슨 택배가 이렇게도 많아! 그것도 죄다 내꺼!" "내것도 있어." "허, 내거 서른개 중에 한두개 정도가? 사은품으로 보이는 이게?" 정한이는 내쪽으로 양말뭉치를 던졌...
"정한이가 하는 말. 다 믿으시나요?" 이 말은 아주 나중에 듣는, 정한이의 애인이자 동거인이라는 사람의 말이다. "윤정한, 인생 자체가 거짓투성이에요. 걔 믿지 마세요. 그러다 그쪽도 다쳐요. 자기상처 덮으려고 남한테 상처만드는 애니까." "그쪽도 정한이 상처입혔잖아요." "제가 속아준거죠. 그래야 정한이가 나를 떠나가줄테니까요. 걔는, 죽었다 깨어나도 ...
이것은 분명한 꿈이었다. 정한이와 내가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나는 정한이의 손을 잡았고 정한이는 내 손을 잡아당겼다. 입술이 닿으려고 할 때, 정한이는 내 볼을 깨물었다. 깨물고, 또 깨물고. 깨물깨물깨물... "...... 동진아... 형 자잖아." 어떻게 침대 위로 올라온 건지, 동진이가 내 볼을 깨물며 꼬리를 흔들었다. 동진이는 내가 좋다고 ...
한창 과거의 장면장면을 생각하던 중, 카페문이 열렸다. 날씨가 장난을 치는 건지 마른 하늘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나는 꺼내문 담배를 빼며 한숨을 쉬었다. "땅 꺼지겠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윤정한이었다. 정한이는 여름을 닮았다. 맑은 웃음이나 큰 눈동자나, 또 시원하게 커지는 목소리라던가 모든 것이 여름같았다. 정한이는 내 손에 들린 담배를...
윤정한은 식탁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집 안의 공기는 화목했다. 거실에 걸려있는 가족사진들 속에서 어릴 때 윤정한을 보았다. 이때도 귀여웠네, 너무 예쁘다. 아니 지금 내가 무슨 말을...! "최승철. 식탁은 더워서 거실에서 상 펴서 공부할래?" "그래." "그럼 나 좀 도와줘." 윤정한을 따라서 베란다 안 쪽에서 큰 상을 꺼냈다. 친척들이 올 때만 꺼내는...
이과에 윤정한이 있다면 문과에는 최승철이였다. 학교는 우리를 둘 다 서울대에 보내려고 혈안이였고, 부끄럽지만 생활기록부도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우린 서로의 공부를 봐주며 독서실 메이트가 됐고 자연스럽게 부모님들끼리도 서로의 존재를 아는 사이가 됐다.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 윤정한은 나에게 가족여행을 가냐 물었고 나는 이틀정도는 다녀올 생각이라고 했다. 사...
윤정한은 친구가 많았다. 쉬는 시간만 되면 옆에 친구들이 몰려드는 타입이라고 해야하나. 본인도 그걸 아는 모양이였다. 종소리가 들리면 우리 반 아이들도, 옆 반 아이들도, 이유 없이 윤정한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공부하려고 쉬는 시간에도 책을 놓지 않았는데, 윤정한은 매점이며 옆 반이며 잘도 다녔다. 점심시간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농구를 ...
소문은 참 빨랐다. 중학교를 같이 다녔던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뉴스에서 우리 아버지를 봤다는 친구, 외고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친구, 성적관리 어떻게 할 거냐는 친구, 끝나고 피씨방을 가자는 친구. 그리고 그 중에는 윤정한도 있었다. 친하면 나랑 얼마나 친하다고. "승철아. 너 문과갈거지?" 윤정한은 참 해사하게 웃었다. 사춘기 남자애들 치고 ...
윤정한과의 키스는 생각보다 타격이 컸다. 혈기왕성 에너지를 공부에만 쏟아내던 나에게, 윤정한의 키스는 나의 온 시간을 지배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다섯단계나 떨어지고야 말았다. 전교 3등밖을 벗어난 적이 없던 나는 처음으로 7등 이라는 성적을 받고야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그 당시 우리학교는 전교 30등까지...
"정한아." "왜, 인마." "너 아직도 그 말 믿어? 첫사랑은 안된다는 말." "음.. 글쎄, 어릴때나 믿었지. 지금은 그저그런 말 같은데. 갑자기 왜?" "맞는 말 같아서." "너 첫사랑이 누군데?" "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윤정한의 손이 멈췄다. 정한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그의 속눈썹이 내려가는 것으로 대신 알 수 있었다. 계속해서 움직...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