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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진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존엄하진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모든 희생이 고귀하진 않을 수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멀지는 않지만, 망각의 동물은 충분히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 먼 이전에, 더 많은 이득을 두고 크고 작은 전쟁이 일어났으며,...
-10- 그렇게 꿈꾸던 것들이 가능한 세상이 눈앞에 있는데, 비루한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대체 무슨 가치를 갖습니까? 세상은 끝도 없이 진보하여, 마침내 현실을 등지고 망상의 영역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졌죠. 굳이 별거 없고 끝없이 좌절을 선사하는 현실을 노력하며 개선하려 드느니, 차라리 원하는 게 모두 이루어지고, 선의가 선의로 받아들여지는 망상, ...
-9- 누가 힘들게 고생해서 쉬는 시간을 비교적 더 값진 걸로 만들고 싶겠어요? 그는 냉소적이기 이전에 우울한 사람이었지. 우리가 늘 할 법하지만, 차마 입 밖에 꺼내지 못 할 말을 서슴없이 함으로써 전면에 받을 욕을 대신 다 받아 주는 사람들 중 하나임엔 틀림없었지. 솔직히 속 시원하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나처럼 말이...
-8- 솔직함은 절대 미덕일 수 없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는 가만히 앉아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진심을 감추기 위해 들인 방법이었다. 불쾌한 공기, 짜증 나는 인파로부터 느끼는 감상을 숨기기 위해서. 그 왜, 그거 있잖은가. 만원인 지하철에 끼여 갈 때의 그 답답함 말...
-7- 살아남고 싶다면, 앞으로 살아가고 싶다면, 부디 사람을 사랑하라. 그는 사랑과 인정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아마 모 철학자를 한때 숭앙했을지도 모르는, 그런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다. 비록 그의 태생은 외길이어도. 그에게 주어진 선지는 그리 다양하지 않았다. 그는 운명의 노예였으며, 남들의 구경거리였으며, 남들을 죽음을 음미하는 방관자이기도 하였...
*낭만적 사랑(첫 번째 포스트)과 관련 있는 내용입니다. -6- 식상하다. 식상한 표현에 물려 갈 때쯤 자신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여기, 나도 그런 인간이다. 나는 찬찬히, 익숙한 표현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자기만족에 빠지지 말라!- -생은 언제나 전진하고 변화해야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모두가 알고 있는 그 표현이다. 지...
-5- 모든 일은 한 번에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쌓여 있던 일들이 사소한 계기로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너희가 죽음으로 피한 업은 너희 자손들이 지게 되리라. 그 괴물은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어쩌다 그런 후진 곳에서 여기까지 올라왔냐고. 대단하다, 혹은 네까짓 게 어떻게 아득바득 올라왔냐는 식이다. 어떤 더러운 수를 썼...
-4- 나는 내가 싫어하는 것에 그 무엇보다 가깝다. 하루 종일 그걸 생각하고 고민하고 떨쳐내고 없애 버릴 궁리를 하다가 결국은 무엇보다도 제일 가까이 두게 된 것이다. 어느 날부턴가 정체된 자기 자신에게 질리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야. 그런 상황에 남들은 전부 진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초조함이 엄습하지. 내가 뒤처져 버렸을 때 나머지 사람들은...
-3- 거듭되는 평가절하, 나라고니아는 우리 앞에 당도했도다! 리바이어던의 재림, 발광하는 에케 모노들. 오지만디아스, 덧없는 종언의 말이 우리를 따라붙고 인류는 46250km의 술래잡기를 시작한다- '아, 다 헛짓거리가 아닌가.' 내 앞에는 녹색 병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요즘 술 마시는 타깃 좀 낮춰 보려는 건지, 이전엔 물을 섞어서 도수를 낮추던 것들...
- 2 - 그는 이 세상의 축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고깝지 않게 보는 이들을 우롱하듯 늘 조소가 자리하던 그의 낯은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무표정해져 갔다. 운명을 받아들이기엔 이번 아이는 너무 물렀던 탓이리라. 사칭하는 자는 태초의 미소를 흉내 낼 뿐이지, 조급해져 갔다. -네가 원한다고 끝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바로 넘길 수 있지 않니. 사칭하는 자...
-1- 혹자는 사랑을 숭고한 것으로 여기어 천지의 온갖 달콤하고 화려한 말들을 늘어놓으며 그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글을 지었다. '오, 사랑이여. 오, 세상이여.' 한때 사랑을 숭앙하는 태도를 자신의 진리로 삼아 하루를 이어가던 한 이는, 이내 멈춘 사랑을 반추하며 쓴웃음을 삼킬 뿐이었다. 마음의 운동성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범인(凡人)이 어떻게 이리저리 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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