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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에가 하늘을 보는 동안 키리에를 따라 들어온 뱀은 손목에서 내려와, 발치에 있는 풀숲으로 사라졌다. 스산하게 잔디를 뒤흔들며, 뱀은 직선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한 박자 늦게 키리에가 하얀 수선화 사이에서 더욱 눈에 띄는 뱀을 눈으로 좇으며, 뱀이 향하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고개를 들었다. 정면에서 스무 발자국 떨어진 그곳에는 버드나무가...
마얀을 안은 키리에의 손목이 점점 가까워지는 가온의 가슴에 짓눌렸다. 어느새 온몸으로 퍼진 순록의 피 냄새를 맡으며, 키리에는 어린 시절을 머릿속에 그렸다. 양학과 토레안이 있는 거실에서 조그맣던 키리에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바인칸 아이돌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그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럴싸한 무대도 없는 거실 바닥에서 키리에는 노래 몇 소절로 그들의 시선...
어수선한 거실을 둘러보니, 또 하나 의문이 생긴다. “므피아랑 아도니스는 뭐가 급해서 정리도 안 하고 간 거지?” 키리에가 소파에 똑바로 앉아, 토미의 대답을 기다렸다. 토미가 비닐봉지를 떨어트리고,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앉았다. “하몬, 너와 크리스가 나와 함께 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 너무 즐거웠고, 너희를 만나서 내 인생이 환...
크리스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머릿속이 하얘졌던 이반이 정신을 차렸다. 크리스는 계단 중간에 있는 전신 거울까지 굴러떨어졌다. 거울을 향해 크리스가 온몸을 던진 까닭에 깨진 거울 조각이 엎드린 크리스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었기에 이반은 자신이 꿈을 꾸는 줄 알고, 눈을 깜박였다. “내가 한 짓인가?” 금방 조금 전에...
정차한 연두색 전차 위에 하얀 비둘기가 둘씩 짝을 이뤄, 평화로이 내려앉았다. 땋은 머리 여학생이 손거울에 앞머리를 비춰보았다. “어쨌든 스타일은 깔끔해서 좋아해.”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손을 뻗어, 가온이 인쇄된 페이지를 펼쳤다. “난 이런 게 좋아.” 가온은 화려한 갈색 띠를 두른 검은색 둥근 모자를 쓰고 있었다. 연이어 그 여학생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순록의 피를 뒤집어쓴 키리에가 과연 가온처럼 변할지 그렇지 않을지를 두고 토론하던 괴물들이 가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온이 말을 이었다. “어차피 이 언덕은 순록의 피로 물들었기 때문에 여기 들어온 이상, 깨끗하게 나갈 순 없어. 하지만 나간 다음에 키리에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 패배야. 기회는 한 번밖에 없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거야. 우...
한순간에 기지를 발휘한 가온은 발치에 흩어진 도자기 파편으로 뿔을 끊어냈다. 하얀 이불까지 피가 튀었지만, 가온은 어금니를 깨물며 소리를 죽였다. 하나를 끊어낸 후, 가온은 폐가 뚫린 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연이어 나머지 뿔을 잘라냈다. 가온은 두 뿔을 침대 아래 밀어 넣고, 매트리스로 올라가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불을 덮어썼다. 곧 마얀을 한쪽 팔로...
크리스가 아침이 온 탓에 잠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살다가 실수하는 게 죽을죄는 아니지. 그런데 죽을죄를 지은 사람 같았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또 같잖은 위로야?" "너는 줄곧 대단했어. 광대들 기준으로 봤을 때 어떤지 몰라도 일반인 기준으로 보면 그래." 크리스가 불이 밝혀진 토미의 집을 곁눈질했다. "너와 함께 했던 사람들은 광대들보다 잔인...
키리에는 신인상 발표가 끝난 후부터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대뜸 한 스태프가 키리에를 객석에서 끌고 나가, 무대 뒤로 데려갔다. 2층에서 이 모습을 본 크리스가 미간을 좁혔다. "뭐야?" 이제 남은 건 최우수상 발표밖에 없었다. 예정대로 아나운서는 가온 토토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단상 아래서 나타난 이는 키리에였다. "몸이 안 좋은 가온 ...
괴물들은 어금니로 가온을 이리저리 뜯어보기도 하고, 가온의 여기저기에 손가락을 넣어보기도 했으나, 가온은 목이 쉬어서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 이 순간, 바로 지금, 아루비한이어도 좋고, 당신 세계여도 좋고, 어딘가에서 한 사람이 미술관을 방문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술 작품은 멀리서 보는 거야. 그래야 거친 붓 터치도, 조그만 흠도 보이지 않아서 완벽...
왕궁 시절의 화려함도 없고, 부유한 냄새도 나지 않는 이번 노래는 한 시대 전의 청소년 드라마 삽입곡으로 쓰일 법한 따뜻한 곡조가 특징이었다. 과거로 회귀한 음악을 만들어온 키리에가 이번에도 과거를 현대로 불러온 것이다. 피아노 연주를 앞세운 단조로운 가락이었지만, 차분한 느낌이 사라진 현대 로데오의 가요곡과 비교하면 참신했다. 그래서 크리스도 나중에는 좋...
귀를 막은 사람처럼 내면의 괴물들이 내는 잡음을 들으며, 레스토랑 개인실에서 샐러드를 먹는 가온 맞은편에는 이반이 앉아 있었다. 이반은 오늘 있었던 회의 내용을 다 들려주고 나서도, 아무 말을 던지며, 개인실이 고요해지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아무 말조차 할 게 없어지자, 그제야 이반이 가온을 불렀다. 가온은 평평한 접시에 남은 양상추를 포크로 찍었다. "...
흐릿한 조명에 비친 가온은 단순한 검은색 옷에 금팔찌와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 어제 발매한 음반 수록곡 <잠들지 않는 눈동자>를 진행자가 소개할 때, 가온은 시린 손을 데우는 사람처럼 모아쥔 양손에 대고 헛기침을 하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가온은 <밤눈> 때만큼 노래하지 못하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한을 품은 가온은 스탠드 마이크...
한참 가온이 거울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양학이 아! 하고 목청을 높였다. 양학은 간식을 먹다가, 실수로 입술을 깨물었다. 아, 아, 하며 앓는 소리를 내는 양학을 사람들이 딱하게 쳐다보았다. 양학의 입술이 찢어져서 핏방울이 맺혀있었다. 선홍색으로 물든 입술에 시선을 빼앗긴 가온도 양학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후, 정신을 차린 가온은 키리에의 무대를 염탐하려...
괴물은 산발인 머리카락에 눈이 붉고, 온몸이 근육질이었으며, 얼굴은 파충류처럼 생겼다. 괴물로 다시 태어난 덩어리들이 두 팔을 들고 만세를 불렀다. "생일 축하해, 얘들아." 한 괴물이 말했다. "좋은 날에는 좋은 일을 해야지." 즉시, 괴물들은 생일 선물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가온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들은 자기가 먼저 가온을 가지고 놀겠다며 다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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