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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록은 화난 걸음걸이로 언덕을 내려와, 겨우 원탁을 발견했다. "여기는 오랜만이군." 순록이 닫힌 문 앞에서 깨진 테라리엄과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핏자국을 내려다봤다. "가온이 오기 전에 정리해야 해." 순록은 굳은 피를 손톱으로 긁어모아, 순식간에 검붉은 모래성을 쌓아 올렸다. 그리고는 찰흙을 만지는 것처럼 핏덩이를 뭉쳐서, 장미꽃을 빚었다. 순록이 ...
허공에서 칼을 꺼내든 순록은 이 언덕의 모든 권한을 손에 쥔 제왕이었다. 그 아래서 크리스는 무력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저항했다. "나는 가온을 사랑하지 않아! 그 자식은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는 살인마야." 크리스가 순록의 손목을 비틀자, 순록이 쥔 단검이 날아갔다. 순록이 등을 뒤틀며 버둥대는 크리스를 느긋하게 감상했다. "그러면 키리에는 누굴 똑바로 사...
크리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그 꿈." 크리스는 키리에와 연결된 기계 화면 속에서 미세하게 떨릴 뿐, 꽃을 피우지 않는 비나리를 보았다. "너의 너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정말로 그 정신 나간 여자가 네 안에 있는 비나리의 실체야?" 크리스가 다시 간이 의자 쪽으로 돌아섰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꽃이 아니라 사람이었어." 하지만 일순간, ...
토미가 열쇠를 주웠다. "죽진 않을 거야. 네가 그렇게 말했어." 크리스는 뭔 소리냐며 입술을 내밀었다. 토미가 크리스의 이마를 툭 쳤다. "내일 혹시 피곤하면 말해. 내가 있을게." 크리스가 손끝으로 이마를 닦아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내가 있을래." 그날 새벽, 키리에는 검사실에서 회복실로 옮겨졌다. 회복실은 비나리가 움직일 기미를 보이는 환자...
그러나 이내 가온은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크리스를 돌아보며 놀랐다. 크리스는 앞에 있는 스태프를 밀치며 가온에게 나아갔다. "저 살인자." 혈색이 사라진 이반이 가온을 돌아봤다. 크리스는 가온에게 달려가다가, 키리에의 피 냄새를 맡고 방향을 바꿨다. 키리에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당장 크리스는 키리에를 안아 들었다. "하몬, 정신 차려." 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간 걸까? 겨울비가 지나가고, 변덕스러운 봄비가 같은 날 오후에 내려와, 키리에의 노랫소리에 맞춰서 사분사분 공기 중에 발자국을 남겼다. 붉은 방을 보던 이반은 일순간 텅 비었던, 너른 방이 손님들로 빽빽이 차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눈을 비비자, 환영은 사라졌지만, 그 환영 속에 있던 사람들은 카메라 밖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가온이 이반의 코끝까지 다가섰다. "저는 당신들이 틀렸다고 하지 않았지만, 옳다고도 하지 않았어요. 아루비한의 연인을 따랐던 사람들도 사실 자유를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제가 오늘은 서툴렀지만, 두 번 실수하지 않아요. 잘 얘기하면, 그 남자의 딸도, 추종자들도 모두 돌아올 거예요." 이반은 마지못해 알겠다고 대답한 후, 책임을 전가하는 말을 덧붙였다. ...
이반은 거실에서 들리는 텔레비전 소리에 눈동자를 오른쪽으로 굴렸다. "그래, 성관계로 극도의 쾌락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지." "좋은 쪽이면 저도 찬성해요. 그렇지만 그자는." "그자는 결국, 자신과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데리고 기관을 나갔어. 이후, 사람들의 광기를 손에 넣으려고, 밤거리에서 사람이 살해되기 직전의 감정, 사람이 같은 사람을 ...
사랑이라는 게 뭘까? 「당신과 나는 성애에 관해 먼저 논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단은 반박하지 못하고, 투덜댔다. "나 참. 골치 아프군." 일단 한단은 알겠다고 대답했으나, 전화를 끊기 전에 이번에는 네가 정했다고 못을 박았다. 토레안은 가온을 데뷔시키고 나서, 다시 다음 신인을 키우느라, 매일 바빴다. 눈코 뜰 새 없는 나날 중에 방문한 양학은 토레안...
크리스는 키리에에게 등을 빌려주며, 바닥에 납작하게 엎어졌다. 천장을 향해 몸을 돌린 크리스가 자기 가슴에 뺨을 댄 키리에를 흔들었다. "정신 차려. 살았어?" 키리에는 눈을 감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크리스는 키리에를 안아 들고, 키리에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침대에 키리에를 눕힌 뒤, 다시 부엌으로 나가서 찬물을 받았다. 싱크대 아래는 키리에가 ...
크리스가 볼펜 촉으로 물음표를 두드렸다. "방송국이 보인 틈에 광대들이 파고들었어." 크리스가 펜 끝을 눌렀다. "리베는 광대 무리에서 유독 노래를 잘했던 여자였어. 당시 광대들은 돈도 없고, 기존에 로데오에 있던 예술과 무리와도 어울리지 못해서 공연장을 빌리지 못했지." 토미가 맞장구쳤다. "그때는 인맥이 중요했지." "또 자칫 다른 예술가들과 어울리다가...
순록이 가온의 의자를 당기자, 줄곧 서 있던 가온이 말 잘 듣는 인형처럼 그 의자에 앉았다. 침묵 속에서 답을 찾은 가온이 고개를 숙였다. "한단과 판을 자르지 말고, 통째로 가져와." 순록이 원탁 위로 몸을 낮추었다. "저를 의심하세요?" "의심하지 않는 게 이상하지. 키리에는 오늘 처음 사람들 앞에 나왔어. 그런데 뭐 때문에 다들 키리에를 보며 감탄했겠...
감정이 격해진 참가자들이 바짝 키리에 곁으로 다가서는데, 때마침 두 번째 후보를 부르는 스태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금방 참가자들이 키리에한테서 멀어지며, 빈자리로 돌아갔다. 금방 작은 텔레비전 속에서 두 번째로 불려 나간 참가자가 미리 준비한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갈래머리를 휘날리며 예쁜 목소리로 노래했다. 그 모습에서 그 어떤 죄목도 찾을 수 없었다...
무대가 끝났을 때, 크리스는 다른 구경꾼들과 함께 손뼉을 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토미가 크리스에게 귓속말했다. "저 애는 굉장히 영리해. 저번에 우릴 괴롭히던 사람들의 눈빛이 바뀐 걸 봤어?" 크리스는 토미의 플루트 가방을 메고 앞서가는 키리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인간이 그 인생에서 걸어가야 할 길이 오직 한 길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
하몬은 테라스 문을 열고, 마얀이 있는 창틀에 걸터앉아, 과자 봉투를 들었다. 토미가 오후부터 틀어둔, 창틀 아래 라디오에선 광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선홍색 하늘 아래에는 숲에서 날아온 흰 비둘기들이 땅을 바쁘게 쪼았다. 하몬은 남은 부스러기를 비둘기들에게 던져주며, DJ의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라디오 채널을 돌렸다. "신인상을 받고 나서 한 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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