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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 幕間(막간) 1. 밝혀지지 않은 겸인들의 과거 - 승관은 불교 유치원과 불교 재단의 초,중학교 엘리트 코스(?)를 밟은, 유일하게 면접 보고 들어온 겸인. 자신의 능력-진심을 담아서 쓰면 마음이 닿는 힘-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좋은 곳에 이용할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찾은 것이 무흑사. 찾아가서 여기 현무 신당인 거 다 안다고 여기서 일하게 해달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기러기 / 메리 올리버 파아란 정한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현의 몸은 어찌한 것이며, 영혼인 채로 있으면서도 어떻게 그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원래의 모습을 완전히 잃고 서현의 모습 그대로 선 '休'를 정한은 알 수 없는 눈으로 보았다. 지금의 상황이 더욱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
무엇을 얻고 싶은 건 아니었어. 그래, 너의 전부를 앓고 싶었어. 별에서 하룻밤 / 유하 파아란 - 鹿과 翼 "……."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정한은 백호부 가장 구석진 뒤편에 숨어 있었다. 무릎을 세우고 끌어안은 채 웅크렸다. 충격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했다. 나 때문에 누나가 죽었다. 황룡에게 제물로 바쳐져 산 채로 씹어 먹혔다. 나는 그저, 황룡...
우리 잘못이 있다면, 처음부터 결함투성이로 태어난 것뿐인걸.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설계된 것뿐인걸. 목숨처럼 껴안고 살아가지 마. 노랑무늬 영원 / 한강 파아란 "야, 문준휘. 우리 왔다." 청룡부의 문을 열며 승철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는 승철의 얼굴에 귀찮음이 덕지덕지 붙었다. 오늘 아침 댓바람부터 갑자기 준휘에게서 전화가 왔...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차후에 다가오는 예기치 못한 슬픔에 대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파아란 교실은 조용했다. 자습하는 학생들의 샤프 사각거리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렸다. 지훈에게만 빼고. 어느 학교든 괴담이야 많았다. 뭐 이순신 동상이 움직인다느니, 터가 원래 ...
내 절망의 이유는 언제나 너였고, 절망에서 나를 구한 것은 너의 단단하고 따뜻한 손이었다. 천천히 어둠이 걷히고 / 황경신 파아란 백호부로 돌아간 정한에게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왔다. 순영이는 쉬고 있다, 찬이랑 지훈이에게는 영안와 영청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같은 간단한 이야기였다. 그러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 석민이…. "응, 알고 있어...
그래, 진심은 통하겠지. 하지만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그래서 가끔 거짓말을 하고 싶어지는 거야. 밤 열한 시 / 황경신 파아란 급한 대로 순영을 현무부로 옮겼다. 순영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눈을 감은 채였다. 어깨의 상처는 승관이 붕대로 감았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하얀 침대 시트가 붉게 젖었다. 지수와 정한은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정...
―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라니. 주여, 진짜로 계신다면 대답을 좀 해보십쇼. 이 존나 잘생긴 새끼는 어디 성경을 들먹이면서 작업질이란 거랍니까. 네 원수를 사랑하라 "좀 마른 것 같네, 호싱이?" 니가 물을 일이냐, 이 뻔...
어느 날 나는 나의 영혼을 견딜 수 없었다. 그 아이가 너무 좋았다. 오수 / 황인찬 파아란 석민은 차가운 물로 세수했다. 생각을 끊어내고 싶어서 얼음장 같은 물로 세수했지만, 얼굴을 적실수록 선명해졌다. 순영의 굳은 표정, 갈 길을 잃었던 손. 그를 피한 것은 싫어서가 아니다. 그냥, 그의 손이 닿는 것이 너무 이상해서. 마치 컵에 물이 가득 찬 기분이 ...
사실에 안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실에 타격을 입어버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한낮인데 어두운 방 / 에쿠니 가오리 파아란 가로등도 꺼진 밤길, 소녀는 달빛에 기대어 걸었다. 하얀 두 발은 맨발이고, 머리카락과 옷은 젖은 채였다. '오빠, 살려 줘!' 아주 어린 아이의 위태로운 목소리를 냈다가, '누나 좀 구해줘….' 성숙한 여성의 애처로운 목소리도 냈...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 버리고 싶은 건가.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 / 류근 파아란 석민은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미열도 있었다. 어제는 꿈자리마저 이상했다. 벽을 까드득 까드득 긁는 소리와 젊은 남자의 알아듣지 못할 말소리, 그리고 여...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네게 필요한, 그 마지막이었으면 했다. 남남 / 조병화 파아란 순영은 가만히 누운 채였다. 시각은 이미 새벽 두 시를 넘겼고, 초침 소리만 방 안을 메웠다. 오늘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夢'가 사멸되던 장면. 그리고 이어서 떠오르는 '逆'의 마지막. 하나 같이 산산이 부셔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
"あゝ、私の恋は南の風に乗って走るわ…。" 조그맣게 타국의 노래를 읊조렸다. 설국(雪国)의 하늘과 땅은 경계가 없고, 나는 목적지를 잃었다. 외로움에 몸을 뉘였다. 너의 부재가 길다. 기억을 걷다 "다들 바쁜데 이렇게 부산까지 3년째 와주고, 고맙다. 지훈이도 기뻐할 거야." 지훈의 아버지는 조문 온 지훈의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인사했다. 저 멀리 남양주에서 내...
세상에는 살려달라는 기도가 많을까요, 죽여달라는 기도가 많을까요? 발치에 오늘 저녁이 있다 / 나선미 파아란 "……뭐라구요?" 석민은 믿을 수 없어서 한참만에 되물었다. 정한은 순영의 이야기까지는 꺼내지 않았다. 차마 꺼내지 못했다. 순영이 그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다. '脣(입술 순)'의 진실을 석민이 알게 되면, 순영이 많이 괴로워하겠지. 자책하겠지. ...
X 그러니 따끔한 첫사랑의 유사어는, 샛노란 여름. 첫사랑, 여름 / 유지원 첫사랑, 여름 여름의 한 가운데, 교실은 후덥지근하다. 시골 마을의 오래된 학교에는 에어컨도 구식이다. 끄고 켜는 것도, 온도 조절도 모두 중앙 제어식이라 미지근한 바람만 나왔다. 반 아이들은 이미 다들 뻗었고, 선생님마저 기운 없이 대충 수업 중이다. 이렇게나 더운데 유일하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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