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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컾. 적폐. 과거날조. 취향갈림. **화이트 모드로 시청해주세요. 어려서부터 자주 듣던 말들 중 하나, 유별나다. 아이들에게, 또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연습한 마술과 재능을 선보이면 사람들은 모두 손뼉을 치며 대단하다고 해주었었다. 잘한다며, 어떻게 한 거냐며. 나에게 미소를 지어주고, 나를 칭찬해 주었으며, 나를 좋아해 주었다. 아주 어렸을 때는...
비가 내렸다. 아주아주 심한 폭우였다. 낮은 지형의 마을에는 물이 고이다 못해 차올랐으며 높은 지형의 마을에도 조금씩 물이 고이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물의 왕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조금씩 차오르는 물의 수위에 반지하의 집들은 침수 돼갔으며 산의 지형들은 무너져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내렸다.원인 모를 재해에 사...
아침이 밝아왔다. 사실 그건 별로 상관한 바가 아니었다. 애초에 잠을 자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으니까. 그렇지만 물의 영역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는 엘은 상황이 달랐다. 지금 혼이 몸 밖으로 나와 육체만 이곳에 있는 상태인 것과는 별개로 엘은 평소에도 잠을 청했었다. 마치 자신이 인간 이기라도 한 듯이. 인간들이 자는 시간대가 되면 잠을 청했고, 인간들이 일...
어느 날, 세상의 색들이 모두 사라졌다. 시작은 붉은 빨간색. 빨강 장미, 빨간 리본, 빨간 수건, 빨간 컬러렌즈까지. 온통 흑색으로 바뀌었다. 누군가 색을 모두 거두어 간 듯이 흑색이 되었다. 그다음은 푸른 파란색. 파랑새, 파란 신발, 파란 물고기까지. 온통 백색으로 바뀌었다. 누군가 색을 지워버린 듯이 백색이 되었다. 다음도, 그다음도, 다다음도. 전...
―띠링. 「야! 밖에 봄? 지금 눈 와! 」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단체 메일이 온 것이었다. 메일을 확인해 보니 밖에 눈이 온다는 내용이었다.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밖의 날씨는 맑음. 밝은 햇빛이 물에 젖은 땅바닥을 덮이고 있었다. 아, 싶은 마음에 눈물 감았다 뜨니 이번에는 흐림. 우중충한 구름이 해를 가려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띠링....
새하얀 벽. 새하얀 바닥. 새하얀 문과 새하얀 가구들. 모든 것이 새하얀 공간이었다. 눈을 떴을 때 내가 있던 곳이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새하얀 것들뿐. 문을 열고 나왔을 때의 풍경도 비슷했다. 하나 다른 것이라면 이곳은 채도 차가 있다는 것 하나. 그마저도 모두 회색빛이었지만 말이다. 새하얀 방에서 나와 회색의 마을을 돌아다녔다. 여전...
―졸업을 축하합니다. 귓가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한마디가 끝남과 동시에 내 기억 속 추억도 끝나였다. 환하게 미소 짓는 반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또 한 번. 우리는 이별을 맞이 하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그 동네를 떠나였다. 반 아이들, 선생님. 그 아무도 모르게. 그저 조용히 떠나였다. 메일을 보내오는 아이들을 무시하였다...
비가 내렸다. 하늘에서 주룩주룩 내리며 바닥에 웅덩이를 만드는 것을 지켜보았다. 조금씩 내리던 비는 어느새 양이 많아져선 폭우가 쏟아지듯 내리었다.아마 이 근방에만 비가 잔뜩 내리는 까닭은 이곳에 내가 있기 때문이겠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을 진실을 혼자만, 아니 이 녀석과 나만 아니 나는 도저히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젠장. 마을을 물에 잠기게...
"엘뤼엔 님의 가호가 함께하길." 중천에 떠있던 해는 어느새 뉘엿뉘엿 져가며 또 하루가 저물어갔다. 어느 상가에 들려 아이들을 몇 보고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을 돕자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휴... 오늘 하루도 무사히 흘러갔네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들 중 그 누구도 부상을 당하거나 불이익을 격지 않았으니 참으로...
봄바람이 휘날리며 벚꽃잎이 떨어졌다. 내 옆에 서있던 너의 얼굴 속 미소도 떨어졌다. 나의 마음속을 가득 채우던 너를 향한 애정들도 전부 떨어져 버렸었다. 아무리 너를 바라보아도, 좋아해 보려 노력해 보아도. 너를 더 이상을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았었다. 우리들의 끝은 정말 별것 없었다. '헤어지자'라는 무미건조한 한 마디가 끝이었다. 나의 한 마디를 듣던...
창문 틈새로 햇빛이 스며들었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반강제로 눈이 떠졌다. 현재 시각은 아침 8시 30분. 지각이었다.뭐,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에 이제는 딱히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느릿느릿 일어나 씻곤 옷을 교복으로 갈아입는 동안 주기적으로 울려대는 휴대전화 소리에 신경이 쓰였지만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아마 평소와...
눈이 내려왔다. 여름이 끝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겨울이구나 싶었다. 올해부턴 혼자인가 싶은 마음이 들며 마음 한편에선 어색함과 씁쓸함이 피어올랐다. 작년과 다르게 변한 것은 나이뿐이었던 터라 이번 겨울도 전들과 같을 거라 생각했건만 이번 겨울이 평생 잊히지 않을 불행한 겨울이. 아니, 이번 한 해가 평생 잊히지 않을 불행한 한 해의 시작이 된 것...
눈을 감으면 그때 일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주변에 시끄럽게 울리는 자동차 경적소리. 하늘을 날듯 높이 나는 너. 귀를 찢어오는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 아주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듯한 사이렌 소리. 힘이 풀려 주저앉은 나를 살피며 괜찮냐 물어오는 아주머니의 물음.그 당시의 난 무슨 생각이었던 것일까. 아무리 되물어보아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과...
사각사각팬이 종이를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궁 천안을 가득히 채웠다. 지금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이 금백발의 남자는 오늘이 생일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이 그저 일만을 해나가고 있었다. 남자의 뒤로는 수만 장의 서류들이 높은 탑들을 이루고 있었고 남자는 쉴 틈 없이 숨 돌릴 틈 없이 그저 서류를 처리만 하고 있음에도 서류는 줄기는커녕 계속해서...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들었다. 하나둘씩 피어나는 꽃들과 잎을 틔우는 나무들, 날아다니기 시작하는 나비와 벌들,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하는 벚꽃들. 슬슬 따뜻해지는 날씨에 겉옷은 얇아져 가고, 더 나아가 이미 반팔을 꺼내 입는 경우도 있는 봄날의 선선한 저녁, 이른 잠에 든 탓일까, 무리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었을까.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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