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년의 적막은 상망한 눈동자가 깜빡, 하고 사라지는 일과 상통한다. 그러나 년의 공백은 캄캄하고도 여상하다. 공백이란 그저 멍청한 이들의 허상일 뿐이라던 낯선 이는 어느덧 년의 손에 색채를 쥐어준다. 공백을 채워. 암흑 속에서 낮은 성음이 울리고, 이내 멎는다. 제 공백은 검은색이라 그 위에 어떤 색도 칠할 수가 없어요. 황망한 시선이 날선 발끝에 당도한다....
새벽이라는 것이 나에게 다가왔다.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감정을 억누르며, 규율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행동을 옭아매는 오로지 하나의 빛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비명을 내뱉으며 살아온 나에게. 찬 공기 사이로 새벽의 내음이 얼어붙는 정도의 온도. 그 싸늘한 것이 나를 끌어당겼다. 미묘하게 밝은 빛의 줄기가, 빛이 새어나오는 나무 ...
그녀가 딛고 서 있는 이 넓은 숲의 모습은 정말이지 익숙합니다. 마치 자신이 어릴 적 함께하곤 했던 동물 친구들이 있던 곳과 똑 닮은 공간, 그곳의 내음마저 기억하고 있던 그녀에게는 더욱이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향수에 젖어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그녀는 숲의 안쪽으로 천천히 이동합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자신이 어릴 적 오르곤 했던 작은 나무와, 다리가 부러...
나는 하늘을 날고 싶다. 나는 오늘, 하늘을 날고 싶어, 제자리에서 뛰는 연습을 했다.나는 오늘, 하늘을 날고 싶어, 멀리 뛰어보았다. 나는 오늘, 하늘을 날고 싶어, 높은 곳에 올라갔다. 나는 오늘,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늘을 나는 기구를 타보았다. 나는 오늘, 하늘을 날고 싶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나는 오늘, 하늘을 날고 싶어, 큰 천...
죽은 것들은 늘상 고요하다. 제아무리 고함을 지르려 목에 핏대를 세워봐도 벌어진 입에서 새어나오는 것은 썩은 구취와 구더기 뿐이다. 어둑한 공원의 소녀는 죽은 듯한 고요를 사랑했다. 벌레가 기어다니는 소리마저 그녀에게는 지독한 소음이었고, 그녀의 발 아래에는 늘 죽은 것들의 체액과 부서진 몸뚱아리가 가득했다. 일전에 그녀는 혐오스러운 것들을 당연히 혐오했고...
툭, 하고 투명한 것이 수면 위로 떨어진다. 파랑에 잠식된 나체의 소년은 자신보다 더 큰 푸름에 몸을 맡기려 한다. 타인의 무수한 투명이 모인 감정의 바다. 이곳에서 소년은 최후를 맞이하기로 결심했다. 배 한 척 없는 부둣가에 여명이 피어오르던 시각부터 미동도 없이 서 있던 소년은 이제 석양을 등지고 선 채였다. 이내 소년의 결심은 삶으로써 누릴 수 있는 ...
마멸되는 생을 목도한 자의 울음은 늘 그렇듯이 일련의 재앙을 부른다. 고립된 자들의 시야에 맺히는 상은 온통 검은 것들 뿐이라, 그들의 신경은 자연히 그녀에게로 꽂힌다. 발 내딛을 틈도 없는 좁은 환락가. 그녀의 가무를 보고 듣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유흥이었다. 그녀의 고운 음성에 대한 그들의 찬사로 홍등이 꺼지고, 그렇게 극야에서의 낮과 밤을 분간할 수 ...
그녀의 비행은 아래가 미처 다 보이지 않는 높은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반공에의 부유를 위해 허공에 내딛은 오른발과 곧내 떨어지는 왼발. 그녀에게 날개를 달아줄 어떠한 신적 존재도 없었다만 그녀는 그저 불어오는 바람만을 타고 비행한다. 그다지 달큰하지 않은 구름의 맛과 빗물의 비릿한 내음, 이 꿈같은 비행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으리라. 그녀는 눈을 감지 않은...
순백을 동경해 백색의 모든 것을 사랑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하늘도, 하늘빛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구름도, 시린 눈밭도, 얼어버린 호수도, 눈 덮힌 하얀 꽃들도, 투명한 얼음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성도. 백색의 정원에서 그녀는 맨발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차디 찬 눈밭에 흔적을 남기며, 붉어진 발과 뺨으로 정원의 거리를 활보했습니다. 얼어버린 호수 위에...
너와의 첫 눈맞춤을 기억한다. 온 몸의 신경을 자극하던 너의 서늘한 몸짓, 부서질 듯 가련한 나뭇가지와도 같은 사지. 곧 날개라도 돋칠 모양인지, 네 유려한 몸뚱아리가 곡선을 그릴 때면 도드라지던 날갯죽지. 나의 투명한 세계에 비친 너의 모습은 곧내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 백조와도 같았다. 언젠가 네게 날개가 돋아 멀고 아득한 곳으로 떠나가버리지 않도록, 오...
꽉 쥐어맨 숨결이 살갗에 스친다. 흐트러질 듯 모인 숨이 하순의 붉은 둔덕을 타고 기어 내려오는, 찰나의 기이한 감각이 목덜미를 자극한다. 남으로 전진하며 기로의 심상을 부드러이 타진하는 전율. 숨 섞인 울림과,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동공. 사랑이라는 이름의 불량 식품. 달큰하게 오르고 내리는, 반 덮힌 창으로 새어들어오는 빛가지. 아, 분화를 동반...
자신이 그려낸 길을 의심하며 걸어가는 아이가 있다. 아이가 걸어가는 길 앞을 가로질러 자신의 길을 그려내는 또 다른 아이가 나타난다. 아이는 홀린 듯이 다른 아이를 따라간다. 아이의 눈에 비추어진 다른 아이의 길은 기이하리만큼 편안하다. 마치 과거에 자신이 그리고자 선망했던 길을 걷고 있는 것마냥. 어떠한 노력도 대가도 없이 얻어지는 행복에 취한 아이는 다...
허공에서 날갯짓하는 저 새들의 모습을 보라. 소년은 날개를 가졌다는 이유로 마음껏 제 앞에서 비행하며 농락하는 저 망할 새들의 추락을 원했다. 곧장 활을 가져와 새를 향해 조준했고, 굳세게 다문 입술과는 달리 소년의 여린 팔뚝은 불안한 듯 떨린다. 당연하게도 화살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연거푸 이어진 열 번의 시도도 모두 같은 결과였다. 망연자실한 소...
나면서부터 그들의 말을 뱉고, 그들의 음성을 들으려 노력하는 삶. 그것이 삶의 이유이며 우리가 존재하기 위한 길이란다. 첫째, 그들의 소리를 받아적은 책을 외다 둘째, 그들의 소리를 전하는 이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다 셋째, 성인의 기록을 행하다 넷째, 그들을 따르며 눈을 접어 내리다 다섯째, 눈을 접어 내린 채 신소(哂笑)하다 여섯째, 신소한 채 양피지를 ...
스스로가 정해둔 목표만을 바라보며 걷는 한 남자가 있었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세워진 왕도(王道), 그 찬란하게 완벽할 길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가리지 않고 제거해 왔다. 왕도의 끝에는 왕좌가 있었고, 그는 ‘완벽할 왕도’ 덕에 그 끝에 쉽게 다다를 수 있었다. 왕이 되고자 했던 그의 발칙한 탐욕은 왕좌에 앉은 이후 더욱 빠른 속도로 그의 내면을 잠식했다...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