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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돌고 돌아 연말의 겨울. 하얗게 내린 눈이 소복하게 쌓인 숲의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소년은 완성한 세밀화에서 연필을 뗐다. 밝고 어두운 명도에 따라 섬세하게 표현된 나무가 창 안 가득히 가지를 뻗고 있는 그림이 또 다른 그림들 위에 덮였다. 지금은 하얀 틀 안에만 갇혀 있지만,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 창을 부수고 하늘을 향해 뻗을 날이 몇 장 남지 않...
0. “그러니까, 박사님께서 8년전 발표하셨던 학설 말이에요.” 힌슨 박사가 알아 듣지 못하는 눈치이자 제이디가 서둘러 덧붙였다. 아, 그 이야기 말이군요.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오자 제이디는 최대한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바르게 고쳐 앉았다. 힌슨 박사는 본디 그렇게 이름을 떨치는 위인은 아니었다. 불과 8년 전만 해도 학계를 떠나는 편이 장래의 ...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르겠는데, 시곗바늘이 몇 번 움직이면 금세 날짜가 바뀐다. 숫자가 넘어가면 달이 바뀌었다. 달이 바뀌면 년도가 바뀌고, 년도가 바뀌면 소년이 자랐다.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척도는 변화였다. 공기의 온도가 바뀌고, 풀꽃이 피고 지면. 욱씬거리는 무릎을 부여잡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문득 눈높이가 커져있었다. 그러나 오직 어머니만...
17. 끓인 라면은 예상대로 맛있었다. 익숙한 맛을 후루룩 넘기며 연락 내역을 살펴봤다. 그 녀석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뭐, 그러면 그렇지. 별로 기대도 안 했다. 배은망덕한 자식. 누구 때문에 내가 황금같은 휴일에 여기까지 왔는데. 투덜거리면서 국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짭짤하고 매콤한 빨간 국물이 금세 바닥을 보였다. 배도 채웠겠다, 다시 힘차게 나선...
14. 지하로 가는 건 쉬웠다. 자칫 잘못 발을 내렸다간 그대로 굴러 떨어질 것처럼 한 칸 한 칸이 좁고 가파른 계단만 뺀다면. 이 지하실을 만든 작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자기 혼자 쓸 목적이었던게 분명했다. 아니라면 이렇게 배려 없이 계단을 설계할 리가 없으니. 콩콩 뛰다시피 계단을 내려오자 보이는 건 이사언의 뒷모습이었다. 한가롭게 책이나 꽂아 넣는 ...
이사언이 데려온 이 씨 집안의 옛 살인사건의 현장. 우연일까?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기사를 곱게 접어 주머니에 넣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찜찜할 때는 아무 생각없이 먹는 게 최고지. 그냥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 애초에 여기 온 목적도 이사언 게 아닌 아는 할머니의 부탁 때문이었으니까. 또 그랬다면 나한테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다고 말도 안 했을거고. 그...
"...와." 이건 대체 뭐야.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진짜 드라마 같잖아. 숨겨진 지하실,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비밀의 방. 어딘가의 매드 사이언티스가 환장할 구성이다. 나는 근처의 책을 슬쩍 건드려보았다. 그리고 이런 방에는 무언가 엄청난 장치가 숨겨져 있어서, 이렇게 서가의 책을 건드리면 무언가 나오는게 국룰인데. 이미 한 번 써먹은 수법이라...
바닥에 깔린 브라운 카펫, 오른쪽에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픙경화를 담은 액자가 두서없이 걸려있었다. 근처에 있던 탁자는 한 쪽 모서리가 찌그러져 있질 않나, 의자는 작은 책상이 아닌 내가 들어온 정문 방향을 보고 놓여있질 않나, 멀쩡한가 싶다가도 사소한 부분에서 이상하게 놓여있었다. 거실에서 문 없이 뚫린 곳은 부엌이었다. 폐가라고 하더니만 식탁 ...
눈을 떴을 때, 앞은 여전히 캄캄했다. "......." 난 어디로 떨어진 걸까. 예상 외의 일에 머릿속이 고장난 것마냥 돌아가지 않았다. 침착해. 침착해. 침착해... 숨을 크게 들이 마셨다가, 길게 내쉬었다. 온몸이 딱딱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심장까지 쿵쿵 뛰어대니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것마냥 공포영화의 도입부로 떨어졌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
유리 온실의 꽃 향기가 은은하게 코끝을 간지럽히고, 진한 갈색빛 홍차가 담긴 찻잔이 손끝을 데웠다. 이곳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완벽한 귀족 영애의 티파티. ....였으나, 정작 앉아있는 나는 죽을 맛이었다. 왜냐고? 결 좋은 검은색 머리칼을 자랑하는 에딘 영애가 찻잔을 탁, 신경질적으로 놓았다. "하, 그래서 말이죠, 그 영애가 저한테 뭐라는 줄 아세요?!...
라샤가 저택에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2시간여가 지난 후였다. 홀로 낑낑대며 짐을 들고 오솔길을 걸어 저택으로 향했다. 저택으로 향하는 길에 난 오솔길은 마을과 저택을 잇는 하나뿐인 통로이기도 했다. 마을 사람이든, 외지인이든 이 저택으로 오고 싶다면 반드시 지나쳐야하는 길이며 오히려 목적지가 그 외에는 없기 때문에 모두가 저택 소유의 부지라고 여기는 곳이기...
오랜만에 나온 마을은 전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택이 위치한 곳은 마을과 좀 떨어진 장소지만, 마을도 만만치 않은 변방의 작은 시골이었기 때문이다. 건너건너 모두가 아는 마을. 딱히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살기 어려운 것도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저택을 둘러싼 소문이 돌았을 때도 본 때를 보여줘야 하느니 어쩌느니 하며 쳐들어...
"그거 아니, 리샤. 웨스던의 동쪽엔 나귀가 살고 플레멀의 남쪽엔 항상 도마뱀 한마리가 붙어 있는 나무가 산단다. 이아의 서쪽에는 만년설로 구운 얼음과자가 있고 사카린다의 북쪽에는... 벼 그래, 네가 좋아하는 딸기 케이크가 있지." - 깡! 깡! 깡! 저멀리 들리는 희미한 금속음에 리샤는 천천히 눈을 떴다. 깡깡이는 소리가 한 박자 쉬고 다시 울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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