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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에 앉아 자연의 흐름을 관찰한다. 수없이 봐 왔던 자연이다. 때론 하늘에서, 때론 숲속에서, 때론 드넓은 초원 위에서, 때론 바위산 정상에서, 때론 이렇듯 평화로운 나의 보금자리에서. 시야에 들어왔던 모든 자연은 소재의 구성만 상이할 뿐, 그다지 다를 것도 없는 게 뭐다 대단하다고들 예찬을 하는지, 특히나 내 옆에서 자꾸만 조잘대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2021년에 작성된 뒤, 2023년 해등절 스토리 이후 수정이 들어간 글입니다. 종려라는 인간을 아는 이에게 그가 지혜로우냐 묻는다면 보통 고민을 잠깐 하다 지혜로운 편이라 생각한다 대답할 것이다. 학자들마저도 인정하는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넓고 깊은 식견, 강의에서도 드러나는 깊은 고찰. 그러나 그것을 모두 갈아엎는 충격적인 경제 관념 때문에 ...
이어폰에선 그대가 최근 빠졌다고, 꼭 들어보라며 신신당부했던 노래가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센치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 어딘가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네 모습과 어딘가 어울리는 것 같았다. 문득 작년 가을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대 모습을 떠올렸다. 그 뭐냐……그대는 꽤 가을옷이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가을에 꼭 들어보라며 그랬던 ...
이스핀은 검지를 구부려 제 입에 걸고 당기고서는 길고 날카롭게 돋아난 송곳니를 보이고 있었다. 그걸 황당한 눈으로 바라보던 막시민은 제대로 보라는 듯 이스핀이 얼굴을 들이밀자 고개를 슬쩍 숙여 송곳니를 자세히 들여다보는가 하면 이스핀에게 입을 벌리라 한 뒤 송곳니를 손가락 끝으로 톡톡 건드리고 있었다. 의심이 풀린 막시민은 그제야 진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껏 차려입은 옷이 다 젖게 생겼다. 구두 끝엔 빗방울이 맺혀 있었다. 하늘은 빛줄기 하나 없이 깜깜히 물들어 있다. 빗줄기가 굵고 거세게 내리는 게 척 보기에도 잠깐 내리다 그칠 비는 아니었다. 전날 잠도 못 잔 막시민이지만, 분명 잠들었다면 꿈자리가 뒤숭숭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혹시 몰라 우산을 가져왔을 수도 있는데. 아쉽더라도 누굴 탓하겠는가. 오늘 ...
진과 다이루크는 개천가를 따라 걷고 있었다. 둘은 가끔 이렇게 밤 산책을 즐기곤 했다. 처음엔 일방적으로 진이 다이루크를 부추긴 것이었으나 이젠 다이루크가 먼저 진에게 밤 산책을 권하기도 했다. 입김이 피어오를 정도로 추운 날씨, 두꺼운 니트에 코트까지 따뜻하게 입은 다이루크와 달리 진은 집에서 입던 후드집업 하나만 적당히 걸치고 왔다. "좀 더 따뜻하게 ...
과한 사랑이란 약이었다. 불안한 내 마음에, 그러한 그대의 마음에. 텅 빈 내 마음에, 그러한 그대의 마음에. 해소와 만족, 두 가지의 약이었다. 허나 이제 그대를 알고 깨달으니 그것은 독이었다. 약이라 믿은 내 속은 이윽고 곪아 지병이 되었으니. 그것은 약이 아니라 독이었다. 그 지병이 너무나 아팠기에, 이것을 사랑이라 오해하여 버렸다. 고요한 새벽, 회...
꿈을 꾸었다. 꿈에서 나는 투명한 수정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너머엔 모락스의 모습이 떠올라 있었다. 매일 사랑을 속삭이는 우리의 들판. 모락스는 그곳에 엎드려 유리백합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유리백합이 묘하게 반짝거리는 게 마치 금가루를 뿌려둔 것만 같았다. 귀종이 미소를 지으며 수정구의 너머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수정구에 손을 뻗은 순간, 수정구에 쩌...
진은 베개에 얼굴을 묻고 그대로 이불을 돌돌 말기 시작했다. 이내 진은 발을 동동거리거나 침대를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잠자리에 들기엔 꽤나 이른 시간이었다. 게다가 술기운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잠들기 쉬운 상태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베개에 얼굴을 묻고 무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베개에 숨을 내뱉었다. 진이 내뱉은...
선선한 바람이 머리를 살랑이며 얼굴을 비비고 지나가는 싱그러운 들판 위. 꽃은 가득하지만, 꽃내음 하나 느껴지지 않는 곳에 남녀 한 쌍이 나무뿌리에 걸터앉아 있다. 몬드에서 유명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둘이 대낮부터 들판에 앉아 팔자 좋게 있는 장면은 꽤 희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둘은 시선을 매우 의식한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랐다. 멀리서 보았을 ...
다이루크는 오랜만에 입는 턱시도가 불편했는지 이리저리 옷매무새를 살피고 있었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다이루크와 달리 그를 지나치는 이들의 시선에 일말의 불편함도 묻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 반대였다. 흰 프릴 셔츠와 검은 턱시도, 더욱 잘록해 보이는 허리는 그의 단련된 몸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깔끔히 묶은 루비빛이 감도는 머리와 넥타이, 걸어 다닐...
울컥울컥 새어 나오던 슬픔은 씻겨 내려가고, 갓 나와 뜨거웠던 슬픔은 식어버렸다. 두근대던 슬픔의 근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박동을 늦춰간다. 박동이란 살아 있는 것들의 표시인 것을. 누군가에게 영웅이라 칭송받는 사람도 결국엔 소설 속 영웅들과는 달랐기에. 현실의 희망은 소설의 희망에 비해 너무나 작고 한정적인 것이었기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잔인하리만치...
눈이 오기엔 한참 남았을 시기였지만, 갑작스럽게 다가온 추위는 이내 눈을 내렸다. 얇은 코트만 걸치고 나온 진에겐 꽤나 가혹한 날씨가 아닐 수 없다. 진은 두 주머니에 손을 푹 집어넣고 몸을 움츠리며 거리 한가운데에 서 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거리, 연말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포슬포슬 눈 밟히는 소리가 거리를 메우고 있었다. 연인을 찾기 위해 거리를 ...
수많은 서랍이 가득한 곳. 독과 약이 가득한 각 서랍에서 풍겨오는 향기롭고 씁쓸한 향이 코를 찔러오는 곳. 지금 이 향이 그의 앞에 놓인 차에서 나는 향인지 혹은 저 서랍에서 풍겨오는 향인지, 그게 아니라면 불복려의 주인에게 풍겨오는 안개꽃의 향인지. 결코 그것을 구분할 수 없는 곳. 그곳에서 섬뜩한 검은 손톱의 손이 수저로 찻잔을 휘휘 젓고 있었다. 검은...
마침표는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혹은 이야기의 마감을 불러온다. 인간을 책에 비유한다면 죽음이란 그 마침표와 같다. 죽음 또한 누군가에겐 각성의 계기가, 누군가에겐 세상의 끝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다시금 그 마침표가 호 당주의 앞에 아른거린다. 이를테면 과거 그녀의 각성의 증표가 이뤄낸 작은 불꽃처럼. 그 불꽃은 번지고 번져 다시 활활 타오를 것인가,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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