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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오타는 치명적이다. 꼼꼼하게 직조한 세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단 하나의 점. 오타. 내 일상을 늘 흔들어놓는 저 존재는 나의 오타다. 그러나 해일아, 잠겨 죽어도 좋으니 내게 밀려오길. 내 마음에 낀 녹조를 너라는 해일이 뒤엎어주길. 기승전결이 확실한 세계는 나를 질리게 하니까. 그러면 나는 너라는 오타 옆에 쉼표와 온점의 한 끝 차이를 만들게,...
하연이는 연오가 인턴으로 일하는 대학병원 안의 카페에 앉아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물고 빨대를 잘근잘근 씹으며 남몰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바쁘다.” “야, 하연아!” 그때, 흰 가운을 입은 연오가 하연이를 불렀다. 꾀죄죄한 모습에 픽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나보다 더 바쁜 의사 선생님 오셨네.” 하연이는...
1. 늘 비단결에만 닿던 연의 무릎이 근정전의 돌바닥에 닿았다. “전하, 제 지아비를 살려주시옵소서. 전하, 제 지아비를 집으로 무사히 모셔올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어제부터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몸이 떨려왔지만 연은 쉬지 않고 외쳤다. 고작 이런것 밖에 할 수 없지만, 제 딸만큼은 끔찍이 생각하는 송춘헌을 연이는 알고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
1. “정신이 좀 드십니까?” “연아, 이 어미가 보이느냐?” 연의 오래된 시종 미강이와 어머니의 목소리가 차례로 들렸다. 연은 눈을 뜨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지러워 비틀거리며 연이가 말했다. “아버지는 어디계십니까? 여긴 또 어디...” “이리 급하게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미강이가 연이를 부축하며 말했다. “아버지를 뵈어야 해.” “여긴 강...
1. 화창한 가을날의 아침, 조선에서 대대로 높은 관직을 지내며 많은 부를 쌓아온 가문 영천 송씨의 집에서 한 여자아이의 첫 울음소리가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영의정 송춘헌은 갓 태어난 딸아이 송연을 처음 만난 순간 이렇게 말했다. “연아, 내가 천하를 너에게 줄 것이다.” 2. 피비린내가 코를 지나 뇌를 찔렀다. 가장 성스러워어야 할 근정전...
* 가온아, 너는 정말, 나에게 단 한 줌도 내어준 적이 없다. * <2년 전, 이해일 데뷔> 하긴, 그 예쁜 얼굴을 가지고 태어나서 일반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그의 데뷔 영화를 보자마자 생각했다. “이해일 측에서 먼저 러브콜이 왔어요. 정 작가님 작품 하고 싶다고.” 그의 화려한 데뷔와 함께 때마침 새로 들어가는 드라마 캐스...
그럼 물어보자.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나의 대답은 ‘아니’였다. 우리에게는 틀린 선택이었을지 몰라도 너와 나에게는 최선이었다는 것을 해일이가 알아주길 바랐다. 이렇게 불쑥 찾아와 나를 찢어놓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인 나쁜놈이라며 나를 욕하기를 바랐다. * 다음 날,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으로 작업실로 쓰는...
새벽 1시에 혼자 거리를 걷고 있었다. 비가 그친 초봄의 저녁은 꽤 쌀쌀했고 내 발걸음 소리가 유독 크게 울렸다. 이런 밤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순간 사랑에 빠진다거나, 뜬금없이 눈물이 차올라 주저앉아 운다던가, 딴 길로 새서 낮보다 뜨거운 밤을 보낸다거나, 갑자기 흉악한 사건이 일어나도 될 것만 같은 기분. 여기까지...
서울역에 내리자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한낮인데도 어스름이 져 있었다. 나는 옷 틈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떨며 후드 모자를 뒤집어썼다. 분명 비가 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집까지 잘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근처에서 우산을 산다고 해도 양손에 짐이라 들 수도 없을 것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후드 모자 하나만 의지해 빗속으로 ...
나는 연오의 집으로 향했다. 다친 다리 덕분에 걸음이 느렸다. 절뚝절뚝, 천천히 걷고 있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8월의 여름 냄새, 저녁 6시쯤의 하늘, 온도, 오가는 사람들 사이의 일부가 되는 느낌, 식당가에서 흘러나오는 이런저런 소리와 불빛들, 내딛는 걸음의 생동감. 놓치며 살았던 그 모든 것들을 다리를 다쳤다는 핑계로 만끽하며 걸었다. 평소라면...
소나기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이었다. 나는 우산이 없어서 가방을 머리 위로 뒤집어쓰고 소나기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발에 채는 물, 떨어지는 빗방울과 나의 속도가 만들어낸 물과 바람의 소리가 귀 언저리에 스며들었다. 치마가 무릎에 슥슥 스치는 느낌이 꽤 좋았다. 버스 정류장을 향해 달리다가 숨이 차 잠시 상가 처마에 멈춰섰다. 손으로 대충 옷과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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