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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그렇다. 페기는 어제 살롱을 가지 않아서 ...짤렸다... ... 짤렸다. 짤렸다. 짤렸다!! 이런 일은 페기 인생 18년 동안 처음이다. 내가 먼저 일을 걷어찬 적은 있어도, 짤린 적은 없는데! 물론 전적으로 제 잘못이다. 그래서 더 분통이 터졌다. 어떻게 내가 그런 일을, 어떻게? 어떻게 일을 빼먹을 수 있지? 페기는 약간 고장이 나서 여러 군데...
1일차 살롱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한다. 학자, 시인, 음악가 등의 인물들이 방문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한다. 옆사람과 말을 나누다가, 누군가가 무대에서 연주를 하거나 시를 읊으면 듣는다. 문화와 지식을 교류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이 바로 살롱이다. 살롱마다 분위기는 각양각색이지만, 대체로 조용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시장통처럼 시끄럽지도 않다. 제각기...
1일차 페기는 인형탈을 벗어서 집어 던졌다. 이게 뭐야? 애들 쇼하는 것도 아니고, 인형탈이 무어란 말인가. 숨도 잘 안 쉬어지고, 시야도 가려지고, 몸도 느려지고, 답답하고 짜증나! 남의 돈을 번다는 게 쉬운 일은 없지만, 굳이 이런 겉가죽을 뒤집어 쓰지 않는다고 해도 나 쓴다는 곳 많단 말이야. 페기는 이마를 쓸어올렸다. 땀에 젖어 달라붙은 머리카락이 ...
종말은 필연적이다. 모든 살아가는 존재에게 죽음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러나 육체의 죽음과 종말은 그 의미가 다르다. 둘의 관계는 계절과 봄의 관계와 비슷하다. 육체의 죽음은 종말의 일부이며,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는 순환의 과정이다. 육체의 죽음은 단순히 육신이 스러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는 존재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육체의 죽음 후에도 영이 남아...
천막 안은 시끄러웠다. 벌써 취한 주정뱅이들, 벌어진 싸움판과 타오르는 모닥불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페기는 소리를 질렀다. "이게 무슨 소란이야? 아직 모임은 시작도 안했는데. 시작 전에 뒤지고 싶은 새끼 있으면 튀어오든가, 빨리 정돈해." 아직도 토마스의 멱살을 잡고 있던 귈튼은 페기 쪽을 돌아보고 얼굴을 팍 찡그렸다. "이 새끼 조지기 전에는 못 끝...
1일차 페기는 또 새로운 주방 보조 자리를 찾아 전전했다. 일부러 단기간만 모집하는 곳에 한해서 지원했는데, 그는 아직 향후의 계획을 확실히 세워두지 않아서, 혹여나 변하게 될 미래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저번의 여관은 삼일간 특별 행사를 진행해 급히 보조를 뽑았던 곳이었다. 이번에 전단지를 들고 찾아간 곳은 도시락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었다. 사냥제를 ...
*고학년 직전 방학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빈민가의 밤은 화려하다. 해가 지고 나면 뒷골목은 점차 활력을 얻는다. 햇빛을 피해 몸을 숨기던 쥐와 벌레, 지네 따위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지상으로 기어나온다. 얼굴을 가린 이와 등 뒤에 칼을 숨긴 사람들이 표정을 숨기고 거리를 활보한다. 횃불이 타오르고, 곳곳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그 무렵의 뒷골목...
도르테 4번지의 아침은 고요하다. 이미 동쪽 하늘에서는 해가 떠오르고 있었지만, 일어난 것은 몇몇 노인뿐이었다. 간밤의 소란스러움은 간데 없고, 다툼과 욕심의 잔해만 남아 거리를 뒹굴었다. 번듯한 대로의 시민들과 다르게 빈민가의 시간은 밤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아침잠이 없는 노인들만이 창문을 열고 아침의 여유를 즐겼다. 그들은 나이가 들어 일을 ...
*분량상 한 페이지에 갱신합니다. 1일차 매콤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주방에 가득했다. 페기는 재빠르게 앞치마를 두르고 머릿두건을 한 뒤 일선에 나섰다. 곧바로 주방장의 호통이 날아들었다. 시계를 살피니 늦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꾸중은 아니고, 아마 주방장의 습관이겠지. 이런 곳에서 일하는 자들은 으레 목청이 컸다. "거기, 너!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참인가?...
"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일은 없을거야, 누구나 그러하듯. " [두상] [외관] 그녀는 항상 차분한 미소를 머금고 상대를 보았다. 그것은 조용하고 잠잠했으나, 왜인지 비웃는 것처럼 불쾌한 인상을 주었다. 침체된 느낌. 경망한 눈웃음과 함께 황금색의 눈동자는 파충류처럼 번뜩였는데, 탐색하듯 훑는 그 강렬한 눈빛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타인을 똑바로 직시한다는 ...
이것은 페기가 잠을 이루지 못하던 어느 날 밤의 이야기입니다. 페기는 가끔씩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친구들은 종종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다못해 저처럼 한쪽 부모가 없는 아이라 하더라도, 그의 이름과 직업은 아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페기는 그것이 못내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페기는 묻지 않았습니다. 사정이 있겠지요. 사실,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추...
아직 서녘에 붉은 기운이 남아있는 저녁 무렵이다. 선선한 바람이 지면을 휩쓸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교정을 지배한다. 곧 저녁 식사가 시작되면 금세 떠들썩해지겠지만, 아직 모두 도서관과 강의실에서 각자의 일에 열중하느라 겨를이 없다. 소란 직전의 가느다란 고요함. 교정을 가로질러 도서관 뒤편의 벤치에 앉는다. 역시 아무도 없다. 다행이네, 따위의 생각을 하며...
어렴풋이 동이 트는 새벽녘. 은밀한 보라색으로 물들은 세상이 황금빛 광채와 맞물려 찬란한 보색 대비를 이룬다. 동쪽 하늘을 보면 찌르듯 퍼지는 빛살에 눈을 뜨기 어렵지만, 서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직 가시지 않는 밤의 자락이 남아있다. 발끝에 스치는 여린 풀들을 헤치고 지나가면, 맺힌 오색의 이슬구슬들이 맑은 소리를 내며 미끄러진다. 옷자락은 어느새 흠뻑 ...
#1 수영은 6살 이후로 해본 일이 없다. 그야 수영복이 없으니까. 게다가 수도의 강에서 헤엄치기도 곤란한 일이고, 그렇다고 멀리 호수나 계곡에 놀러갈 형편도 못되었다. 수영을 아예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6살까지는 해봤다니까, 원체 이런 몸으로 익히는 일은 한번 익혀두면 쉽사리 잊지 않는 법이다. 빠르지는 않지만, 가라앉지 않고 나아가는 것에야 충분...
*분량상 1~5 모두 이 게시글에 갱신하도록 하겠습니다! *#2부터 비속어가 사용됩니다. #1 "아!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 봐라, 저. 어휴, 정각이니 괜찮아. 그렇지만 그렇게 뛰어다니지 말고 일찍일찍 다니지 그러니. 그러다 다치면 일이고 뭐고 꼼짝 없이 누워있어야 할걸." 황급히 가게를 뛰어든 페기를 보고 주인이 혀를 찼다. 본래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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