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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나약을 가장한다. 꾸며낸 슬픔을 전시해 깊이 없는 동정을 얻어낸다. 원치 않은, 혹은 간절히 바랐던 연민을 받을 때에, 그들의 눈동자는 위선으로 덧칠된다. 그것에 의지해 생을 부지하면서도 때때로 참을 수 없는 충동에 시달린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이 날뛰는 이야기를 끝내고자 하는 욕망. 그러나 그 들불같은 마음은 단지 몇 초간 눈동자에 스쳤을 뿐이므...
*해당 로그에는 강도 높은 위계 간 폭력이 가해자의 시점으로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읽기 전 주의하시기 바라며, 해당 창작물은 필자의 사상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영리하게, 간결하게, 우아하게, 완벽하게 선택적 위선 까아아아아- 희미하게 들려오는 비명과 울음 사이로 비릿한 피내음이 풍겼다. 계단에 뿌려진 핏자국이 선연하고, 주룩주룩 흐르는 체액에 구역질...
검게 물결치는 머리카락은 밤바다의 파도를 닮았다. 전보다 가라앉은 두 눈동자는 여전히 금색이었지만, 더이상 천진하게 반짝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보통 금붕어 꼬리처럼 화려하고 치렁치렁한 치마를 입고 다녔고, 가끔 신관으로 활동할 때만 소박한 미백의 로브를 걸쳤다. 둘의 차이는 옷가지만이 아니었다. 표정, 미소, 눈빛, 그러한 모든 것들이 달랐다.광대일 때, ...
이야기의 시작은, 그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그녀의 인생은 평범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남부 지방의 기사였다. 준남작의 작위가 있었고, 기사 집안의 딸로서 어려서부터 그에 걸맞는 덕목을 익혔다. 얌전해야지, ≡≡. 넌 아름다우니까 좋은 집안에 시집갈 수 있을거야. 네가 희망이다. 너희 오라비가 이번에 아카데미에 떨어졌어. 아까운 일이지. 그렇다면 네가 좋은 가...
소원을 적은 종이를 배에 담아 강물과 함께 흘려보낸다. 이게 미신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매해 행사를 반복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기원하는 행위 그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종이에 소원을 적음으로써, 스스로를 다잡고 목표를 향해 정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원을 띄워 보내며 안정감과 약간의 기쁨을 느낀다. 그 또한 의미...
전쟁은 좋은가, 나쁜가? 우스운 질문이다. 이런 단순한 흑백 논리로는 세상의 어떤 것도 판가름할 수 없겠지만, 사람들은 대개 간편한 것을 좋아하기 마련이므로 흔하게 선호된다. 그야, 그것 말고도 신경쓸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오늘 아침 식사로 계란과 오트밀 중 무엇이 좋을지나 화분에 물을 줘도 되는지 같은 일들. 무척이나 바쁘지. 그래서 별다른 ...
"그냥 당신 얘기를 해주세요. 이아느비나 새로운 역병에 대한 주제는 그저 농이었어요. 당신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말해주겠어요, 페기." 그간의 일을 물어보는 그대의 말에 미소를 짓습니다. 네, 그것이 첫 발짝이겠습니다. 마치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그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묻는 것처럼, 우리가 다시 만난 지금, 물어야 하는 것은 서로 모르는 과거가 아닐까요...
토벌대의 막사는 소란스럽습니다. 우리 467기 뿐만 아니라, 다른 기수들도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입니다. 반가운 얼굴들이니, 서로 안부를 나누느라 바쁠 겁니다. 들려줄 이야기가 많겠죠, 단순히 친구의 지난 십 몇 년이 궁금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랐잖습니까. 자라고, 많은 것을 보고, 그리고 많은 것을 욕심내었을 것입니다. 그 욕심이, 어릴 때처럼 ...
사교계에도 위계가 있습니다. 고위 세작들의 눈부시게 화려한 자리가 있는가 하면, 작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아랫것들이 있기 마련이죠. 사람들이 모인 자리라는 게 다 그렇습니다만, 부족할수록 허술하고, 허술할수록 지저분합니다. 윗사람들이 은밀하게 비열하다면, 여기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추악하네요. 어느 겨울입니다. 사교계의 가장 밑바닥, 준남작과 시...
플라이트 교수님, ... 안녕하셨어요. 제자 페기입니다. 이틀이 지났습니다. 이제야 펜을 듭니다. 햇살이 따갑습니다. 완연한 가을날이어요. 전쟁도 승리로 끝이 나고, 나라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도 점차 나아질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모두 주어진 자리를 향해 떠날 채비를 합니다... ... . ... ... 교수님, 모두들, ... 교수님, ... 플라이트...
과외 알바!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여러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하던 시절도 끝나고, 졸업하면 아마 본격적으로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것도 다 경험이지, 생각을 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페기는 마지막 날에 과외를 가기로 마음 먹었다. 특별히 하고 싶다기 보다는 마침 일이 들어왔다. 하루만 선배로서 방향을 잡아주라고 요청을 받아서, 후배를 ...
생의 값짐 최근 유국과의 전쟁 때문에 전 대륙이 흉흉한 것은 모두 익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몇 년간 이어진 전쟁의 상흔, 그것은 곪아 썩어들며 제국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역병이 돌고, 끊없이 이어지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습니다. 들끓는 난민들과 들불처럼 번지는 역병에 몸부림치는 비명이 귓전에 울립니다. 수많은 비극이 이 땅에 재현됩니다. 때...
*제발스루해주세요능력이이것밖에는안되네요아니그냥읽지마세요흑흑스루해주세요갠록입니다~갠록~(이라는이름의링벌이~!!!죄송합니다취직해야해)입니다~ 달콤하고 끈적한 액체가 식도를 느릿하게 지나갔다. 달콤하지만, 어딘가 불쾌한 맛이었다. 액체가 퍼지기 시작하자, 페기는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맛이나 색깔 때문이 아니었다. 위장 속으로 퍼져나가는 그 검은 물약의...
1일차 동생들을 가르친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수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기껏해야 글자를 알려주고 책을 읽어주는 정도였는데. 페기는 살짝 긴장해, 과외 자료를 움켜쥐었다. 페기는 실상 그렇게 똑똑한 편은 아니었다. 열심이는 열심이었지, 그렇지만 머리가 그렇게 좋은지는, 글쎄? 나쁘지는 않았지만, 또 좋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그게 페기였다. 그야 자신이 ...
마물 토벌 2조의 기숙사 방은 보통 조용합니다. 아카데미의 방은 정말 넓습니다. 학생이 사용하기에는 약간 부적절하다고 느껴질 정도로요. 하지만, 이 곳 학생들이 대개 귀족이나, 혹은 황족도 끼어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결코 과하지 않겠지요. 물론 페기는 한낱 평민일 뿐이니, 이런 독방에서 약간의 부담감을 느낍니다. 가끔은 외롭다고도 생각해요. 분에 넘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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