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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가 끝난지 얼마 안되어 그들이 머물고 있던 지역에서 꽤나 큰 축제가 열렸다. 본래라면 느긋히 축제를 감상할 시간 따위는 없었겠지만, 간만에 시간이 남은 날이었다. 권과 주영은 축제를 즐긴 후에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오랜만에 편한 차림으로 데이트를 즐겼다. 축제의 정석이라고 부를만한 풍경들이 주영에게는 그다지 새로워보이지 않았다. 멀리서 밤의 불꽃놀이를 ...
권이 희영의 집으로 놀러가는 것이 하루이틀 있는 일은 아니었다. 둘은 오래전부터 학교가 끝나면 늘 서로의 집으로 향해 어울리곤 했으니까. 무슨 특별한 일을 하는건 아니었다. 가끔씩 만화책을 빌려 읽거나 영화를 골라 보는둥, 시시콜콜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밤이 되면 헤어지곤 했으니까. 희영은 제 침대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올렸다....
서진은 움직일 수 없었다. 부드럽게 제 턱을 붙잡아 올리고 미소 짓는 주영을 흔들리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모래알을 삼킨 것 마냥 목구멍이 까슬까슬하게 느껴졌다. "어디서 부터 들었니?" 주영은 턱을 탁, 하고 놓아주며, 뒤로 살짝 물러섰다. 천천히 제 망토의 주름을 천천히 정리해내며, 그린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본래 기쁨 같은 것을 ...
1000년전 처음 '호그와트' 라는 마법학교가 세워졌을때, 네명의 창립자들은 각각 다른 유형의 학생들을 가르치기를 바랬다. 그 중 살라자르 슬리데린 이라는 마법사가 창립한 기숙사인 슬리데린은, 교활하고 영악한 재간꾼들과 가장 순수한 피들을 환영했다.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호그와트를 떠난 후 그들은 다른 기숙사들에게서 등을 돌렸고, 슬리데린을 모두에게서 철저하...
"나는 늘 네가 걱정돼." 관계가 끝나고 진이 빠져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던 희영이 툭 내뱉은 말에, 옷을 고쳐입던 권숙은 손을 멈칫했다. 천천히 몸을 돌린 권숙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희영을 바라보았다. 나른하게 뜬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다시 침대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가야할 임무가 있었다. 결국 권숙은 희영을 ...
김주영은 센티넬 이었다. 사회의 구성원 중 드문 센티넬 중에서도 드문 높은 최상위 S급의 센티넬. 정신과 관련된 능력을 가진 그녀는 높은 등급만큼이나 강력한 능력을 가졌었지만, 능력을 과부화 하면 그만큼이나 큰 후폭풍을 견뎌내야만 했다. 폭주에 가까워질 때마다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은 고통을 시작으로 피가 역류하는 것만 같은 괴로움을 견뎌내며 약을 씹어삼켜야...
김혜나는 다급하게 달려, 닫히려는 엘리베이터 사이에 손을 집어넣어 멈추는 것에 성공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숨을 고른 그녀는 놀라서 저를 바라보는 주영에게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잡았다.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 기뻐서, 웃으며 그녀를 불렀다. "선생님."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문과 혜나를 번갈아보던 주영은 잠시 입을 달싹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살짝 혜나예서 있습니다! 엄청 약간.... * 김혜나는 김주영이 입시 코디네이터 라는 사실에 그것이 불법임을 알기에 살짝 꺼림찍 하면서도, 그녀의 직업을 존중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맡은 학생이 강예서 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힘들 것 같다. "..... 강예서요?" "아, 아는 사이니?" 왠지 무심해 보이는 표정에, 혜나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게 무기력함과 세상을 향한 원망만을 가지고 살아가던 10살의 김혜나는, 하루아침에 김주영의 후원과 지도를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말로 삭막한 관계였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건 하루 채 몇시간도 되지 않았고, 김주영은 김혜나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 같아보이기 까지 했다. 이럴꺼면 왜 데려오고 싶어한 건지, 어린 혜나는 조선생이라는 사람이 사온 주스를 빨대...
10 살의 김혜나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며 했던 생각은, 역시 이번 삶은 망했다는 것이었다. 하나뿐인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에게 동정심은 커녕 어서 짐을 빼고 고아원이든 어디로든 떠나라는 통보를 내린 집주인에게 저주어린 욕설을 중얼거린 김혜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거리를 내돌았다. 등에 멘 낡은 가방에는 고작 몇천원의 지폐와 빵 두조각, 그리...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쏟아지듯 내리는 비를 피해 사람들이 문을 굳게 걸어잠구고 인적이 드물어진 거리는 거리는 스산한 기운 마저 돌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했던 거리는 곧 두 사람이 내는 소리로 침묵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희영아, 희영아! 오해야, 네가 생각하는 그게 아니야. 희영아!" 권숙은 다급하게 거리를 달리며 희영의 뒤를 쫓았다. 굳은 표정으로...
시작은 정말 사소한 것이었다. 정말로 가벼운 해프닝. 만약 희영이 거기서 멈췄다면, 권숙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권숙. 너 왜 어제 전화 안받았어?" 이른 새벽에 집에 들어온 날이었다. 얼마 자지 못하고 일어나야 했던 탓에 아직도 잠에 취해 꾸벅 거리며 숟가락을 듣던 권숙은 희영의 부름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애써 잠에서 깨려 눈을 몇번 깜빡...
내 세상은 늘 흑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어릴 적 부터 세상의 모든 것은 검고 희고 흐렸으며, 고요하다 생각 될 정도로 지루한 무채색 이었다. 제 이상함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까마득히 어린 나이였다. 어머니께서 디자인이 같은 두개의 가방을 들어올리며 어느것이 낫냐고 물었을때 조용히 눈을 깜빡이며 무엇이 다르냐고 되묻자, 서서히 절망으로 무너져내리던 얼굴...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때는 그렇게 자신하며, 당신이 내민 꽃다발을 밀어냈다. 지금의 거리를 유지하자며, 더이상은 불편하니 가까워지지 말자며, 예의상 웃으며 밀어냈다. 실망어린 표정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난처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갑작스러운 고백이 당황스럽기도 했고, 단 한번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담아 바라본 적이 없었기...
김주영은 침대에서는 절대로 자비가 없는 사람 이었다. 한서진이 이제 그만 하라며 애원 해도 그저 가벼히 달랠 뿐 행위를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서진이 눈물을 터트리고 나서야 그만 둘 정도로 집요하게 그녀를 괴롭히곤 했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관계 후의 김주영은 꽤나 매너가 좋은 사람 이었다. 주영은 관계 후 지쳐 누워있는 한서진을 손수 안아 욕실로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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