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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의 헌정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별이 되어 다시 만나자, 안녕.
사람들은 으레 시목을 칭찬하곤 했다. 정제된 감정들. 그리고 메마르고 단단한 말 같은 것들을 가지고. 종종 부러워 하거나 그렇기에 되려 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혹자는 ‘인간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했다. 자신에겐, “쟤는 진짜, 어휴. 눈물 한 방울 안 흘리냐.” “놔 둬. 나름대로 슬퍼 하겠지. 쟤도 사람이잖냐. ....그나저나 너무 젊을 때 갔다, 사람...
시목이 회색 이불을 부산스레 거둬들인다. 어째 간질거리는 바람에 든 미세먼지, 혹은 꽃가루 탓인지, 쿨 그레이었던 이불이 어느새 안에 두느니만 못할 정도로 웜 그레이가 되어 있었다. 영은수. 범인의 이름을 작고 동그랗게 입술을 옹송그리고서야 시목은 깨닫는다. 그저께, 본가에 먼저 올라가 있는다고, 그랬나. 은수가 처음 온 날 이후로 거실에 있는 모종의 중대...
관계는 사람들이 늘상 상상하는 것 처럼 폭우 같지 않아서, 마른 하천이 다음날 일어나 보니 물이 쏟아지거나, 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 그 날 닿았던, 얕은 눈송이들에 가깝다고, 시목은 제 생각에 방점을 찍는다. 소리 없이 고요하게, 하지만 착실히 제 흔적을 하얗게 쌓고, 다시 적막 속으로 스며드는, 그런. 자신이 서 있는 여기 남쪽 땅에...
주차장이 있는 언덕 위로 시린 바람이 분다. 주단처럼 깔린 노란 불빛들 뒤로 바다가 어둠에 몸을 숨겼다. 밖에서 볼 땐 멋있기만 했는데, 좀... 춥네. 짧게 몸을 떨며 올라 탄 은수를 언제 알아본 건지, 시목이 시동을 걸자마자 히터를 켠다. 아직은 미적지근한 바람이 나왔지만, 한 겨울에 이정도면. 매끄럽게 자동차가 앞으로 나갔다. 미묘하게 앉아 있는 느낌...
금세 어둑해진 하늘에 맞춰 아슴푸레한 가로등 불빛이 켜진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아파트가 푸르스름하게 물든게, 혹자는 꽤 고즈넉한 풍경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제법 서늘해진 탓에 시목이 한 손으로 코트자락을 붙들어 여민다. 작은 봉지에서 올라온 뜨끈한 온기가 손 끝에 닿았다. 잠깐 내뱉은 숨에서 옅게 입김이 나왔다. 올해는 겨울이 빨리 올지도 모...
마치 폭풍에 가까운 아침의 환난도 언제 그랬냐는 듯, 시목의 거실에 남부의 햇살이 창문을 쩍쩍 가르고 들어와 열기를 가득 채운다. 바지런히 무채색의 집에 제 거취를 턱턱 남기던 은수도 밖을 나가고 없다. 창 밖을 넘어갈 듯 고개를 내밀더니 바다를 가까이서 보고 오고 싶다며, 나갔다 와도 되겠냐는 말에 그런 건 딱히 허락 맡을 필요 없다며 타박하듯 대답한 시...
집에 사람이 하나 들어왔다. 돌아왔다, 하는 표현이 더 적절할까. 언제 잘랐는지 모를 단발과 본 적도 없는 여름 정장을 입고서였다. 두 가지 사실이 이 특별할 것 없는 문장을 아주 기이하게 만들었는데, 하나는 그 집이 제 주인 말고는 그 누구도 들 일이 없는 - '그' 황시목의 집이라는 것, 나머지 하나는 돌아온 사람이 영은수 라는 사실이었다. 그 어느 장...
합작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업하면서 은수가 많이 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바람이 분다, 살아가야만 한다. (Le vent se lève! Il faut tenter de vivre!)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중에서
창 밖으로 검게 어스름이 든다. 창턱 사이로 물이 줄줄 흐르는 소리가 새어 들어와, 시목은 문득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았나 싶어 제가 들어온 문을 다시 바라본다. 내내 무기력한 하루였다. 오늘은. 그럴리가 없을 일도 개연성이 슬그머니 생기는 날. 오후 여덟 시라는 시간과는 다르게 밖은 사물의 외곽이 형형하게 검푸른 빛을 두르고 있었다. 해는 한참 가려지고도 ...
*(약간의 유혈/살해와 관련된 묘사, 비밀의 숲 시즌1의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3화 이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트리거가 있으실 경우 뒤로가기를 추천 드립니다.) * 김영하, '오직 두 사람' 중 '작가의 말'의 일부 인용
오늘처럼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이면 너를 떠올린다. 그것이 일 때문이든, 혹은 증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념에 잠겨서든, 어떤 형태로든 잠들지 못하는 밤이면 부유하듯 네가 떠오른다. 끝없이 잠겨 들어가는듯한 칠흑 속에서 너는 줄곧 흘리던 네 눈웃음처럼 일렁이며 떠오른다. 가라앉는 걸 알면서도 혹여 네게 닿을라 다리를 휘적여 보지만 멀어질 뿐이다. -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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