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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몹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나의 부모이자, 친구이자, 전우이자, 스승이었고 과거와 미래를 초월하여 내 가슴에서 영생할 존재들이었다. 내 영혼 어느 곳에나 무수히 새겨진 상처와 새살이었다. 까마득한 옛날에 죽어 오래전 숨결을 잃은 사람들. 서로에게 살해당하고 내게 죽임당한 망자들. 나는 그들을 몹시 사랑했다. 죽음을 초월하여 내 삶에 각인...
바람이 많이 불 때면 온 방 안에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꼭 닫은 문은 틈새가 있었고, 그곳으로 바람이 비집고 들어왔다. 난폭하게 들어오다 경첩에 긁혀서 갈래갈래 찢어졌고, 찢어진 바람이 비명을 질렀다. 지지직, 지지직. 고통에 화가 나는지 문을 덜컹 차기도 했다. 그럴 때면 조금 무서워지고 말았다. 내가 기댈 것이라곤 둘둘 만 이불과 아버지에게 물려받...
※2016년 카카오비 합작글 모처럼 모양을 만든 밭이 소나기에 흐트러졌다. 초여름인데도 빗줄기가 굵었다. 그것들이 발가벗은 흙바닥을 툭툭 파헤쳤다. 우리는 툇마루에 나란히 앉아 고랑과 이랑이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비가 그치면 곧 다시 두둑하게 흙을 쌓아 올려야겠다, 잘만 하면 씨앗을 심기에 더 편할 테다, 걷다가 다 해놓은 밭길이 엉망이 될 수도 있으...
내가 틀어막고자 하는 것은 살아있는 것의 길이었다. 텅 비어서 숨과 음식이 오가는 캄캄한 굴. 머리 달린 짐승은 죄 가진, 그리 귀하지 않은 것. 나는 천천히 그 목덜미에 손을 올렸다. 두 손으로 감싸기엔 조금 가늘어서 손가락 끝이 포개졌다. 내 따뜻한 온기가 그의 차가움에 잡아먹히고 내 손톱이 그의 살갗에 파묻혔다. 생소함에 소스라치다 보면 손바닥에 닿는...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든 잔에는 엑스터시가 찰랑거렸다. 한심한 인간들이 어딘가의 위를 타고 올라 짐승 같이 울부짖어댔다. 깨지고 조각난 조명이 그들의 추한 몰골을 어그러뜨렸다. 토끼 가면을 쓴 여자가 불쑥 벨트를 움켜쥐었다. 나는 그 여자를 힘껏 밀쳤다. 그녀가 다른 사람과 부딪쳐 소동을 일으키는 사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빠져나왔다. 화장실 입구와 2층으로...
바람 맞은 눈가가 금세 버석거렸다. 이맘때 바람은 무디고 거칠어서 오래 맞으면 멀쩡한 살갗도 쓰려왔다. 집 앞 언덕을 조금 오른 것뿐인데 베인 상처가 후끈거렸다.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언덕에 다다르니 절벽 쪽 겨우 자라난 작은 곰솔 아래 그가 쭈그려 앉아있었다. 그의 무릎 맡에 막 파 젖힌 흙이 봉긋이 솟아있었다. 그는 더러운 손을 마주 대고 눈을 감았다...
※ 어린이 카카시와 성인 오비토입니다. 오비토는 종종 뜻 모를 소리를 중얼거렸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허공에, 개수대에, 식탁에 앉은 아버지의 뒷모습에 숨죽여 무언가 속삭였다. 어린애한테는 들리지 않을 줄 알았나 보다. 내 키는 오비토의 허리춤밖에 오지 않았지만 귀는 아주 밝았다. 그가 불쑥불쑥 내뱉는 혼잣말이 쓸데없이 틀어놓은 TV 소리보다 더 잘 들렸다....
※ 스케아, 카카시 쌍둥이 설정(스케아 형, 카카시 동생) 과거 날조 나는 9월의 중심에 태어났다. 내가 태어난 날은 지금으로부터 아득하고 가물거렸지만 아버지가 그리 알려주었으니 나는 9월 15일에 태어난 셈이다. 그러나 숫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태어난다, 는 건 어머니의 단단한 속을 헤집고 밖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축축하고 따뜻하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 2017년 포스타입에 발행했던 포스트입니다. 나는 오래전부터 병들어 있었다. 린의 자살 이후 내 안에서 불안과 공포, 우울이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났고, 종국에는 강박증마저 얄팍한 정신을 좀먹었다. 신경증이 뇌에서 눈으로, 입으로, 심장으로 전이됐다. 나는 눈이 멀고 말을 잃고 가슴을 움켰다. 나의 온기, 호흡, 고동이 의심스러워 몇 번이고 두 팔로 자신...
달무리가 밝았다. 우리는 떠오른 달을 바라보고 잠시 발을 멈추었다. 정오부터 걸음을 재촉해 보았지만 겨우 국경지대의 조엽수림을 벗어났을 뿐이었다. 국경 외곽에서 마을까지 서둘러도 족히 이틀이 걸린다. 그는 상처를 입었고 체력도 거의 고갈되었다. 나 역시 비슷한 처지였다. 이 속도로는 사흘 안에 도착할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려 애를 써도...
국경지대의 비는 간헐적으로 내렸다. 사실 비가 언제 내리고 그치는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떨어지는 물줄기의 기세로 짐작할 뿐. 질릴 만큼 울창한 나무가 머리 위를 뒤덮었고 늘어진 잎사귀가 끊임없이 빗물을 떨어뜨렸다. 우리는 축축하고 어두운 숲을 걸었다. 그가 앞섰고 나는 조금 뒤에서 그를 따라갔다. 그는 앞서 나가는 걸 좋아했다. 목적이 정해지면...
잠든 네 숨소리가 들린다. 손등 너머의 온기, 뒤척임에 구겨지는 시트,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그려지는 너의 윤곽. 관계 후의 탈력, 권태로움, 어떠한 무기력감에 속절없이 몸을 맡긴 채 나는 오직 너만을 느끼고 있었다. 너를 짓누르던 피로와 근심, 그 모든 것을 잊은 얼굴. 너 자신만을 위한 너로서 완전하게 존재하는 그 얼굴을 살펴보았다. 너를 채우던 본래의...
※ 스케아, 카카시 쌍둥이 설정 과거 날조 우리는 서로 다른 피로를 짊어지고서 귀가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올 때면 인화지에 인쇄된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사진이 꽂힌 액자를 도로 서랍장 위에 올려놓았다. 사진 속 고양이는 예전에 담 그늘에 숨어 다니며 쓰레기를 훔쳐 먹던 비쩍 곯은 도둑고양이로, 새끼를 낳고 몸이 축난 녀석을 우리가 맡아 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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