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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는 것만으로도 온 몸을 젖게 만들던. 폭신하고 부드러운 입술. 입 안에 머금은 생경한 감촉에 백현의 몸이 잘게 떨렸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제 속이 너무도 뜨거워서. 감은 눈 속에서 보이던 바다는 태양을 집어삼킨 것처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머릿속을 어지럽게 떠다니던 상념은 어느새 멈춰버렸다. 그 붉게 물든 입술을 천천히 빨아들이는 백현의 숨이 파도...
5월. 연둣빛 세상의 색이 한층 짙어지는 때. 봄과 여름 사이, 그 사이에서 덜 익은 햇볕이 바삭하게 내려앉는 계절. 한 입 베어물면 달큰한 맛이 날 것 같은. 타고난 성정이 예민한 탓에 계절의 변화를 온 몸으로 느끼는 백현에게 5월은 끔찍한 환절기를 견뎌야만 받을 수 있는 선물 같았다. 메마른 3월과 변덕스러운 4월을 지나 비로소 맞이하는, 진짜 봄. 잠...
- 감독이, 누구라고? - 도경수. 대표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백현의 눈썹이 순간 날카롭게 휘었다. - 반응이 왜 그래? 만난 적 있어? - ... 어. - 어떻게 아는 사이길래? 백현은 짧은 대답만을 한 뒤 다음에 올 말을 생략한 채로 입을 꾹 다물었다. 대표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런 백현을 바라보았다. - 도경수 평판 좋잖아. 연기도 잘하고. 만나보니까 ...
1. [ 도경수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짧은 진동이 손에서 울렸다. 침대에 누워 창 밖 하늘을 보고 있던 경수는 손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학교 근처 안경점에서 보낸 문자였다. 할인 쿠폰과 함께 도착한 생일 축하 메세지를 읽어내려가던 경수는 무료한 표정으로 대화창을 눌렀다. 아직 읽지 않은 알람이 백 개도 넘게 쌓여 있었다. - 뭐가 문...
키스는 원래 이런 걸까. 나는 백현의 입술이 떨어져 나가는 걸 느끼며 눈을 떴다. 그 애는 엄지 손가락으로 젖어있는 내 입술을 천천히 어루만졌다. 그 애의 얇은 입술도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저기에 내가. 눈이 마주치고 부끄러움을 느꼈을 때 가로등을 등지고 선 백현은 내 이마와 코, 볼에 연신 입을 맞췄다. 촉, 촉, 소리를 내며 살결에 부드럽게 와닿...
의식 속에 하나의 낱말이 자리 잡는다. 나의 생각 속에, 나의 하루 속에, 나의 시간 속에. 새로운 의미를 찾은 낱말이 내려앉는다. 백현. 그 애의 이름은 그 애를 닮았다. 깨끗하고, 맑은, 초여름의 하늘처럼. 생각만해도 눈부신 빛으로 가득차는 기분. 이토록 어지럽고, 숨 가쁜 세상 속에서, 그 애의 이름은 내게 질서를 만들어준다. 나는 그 애의 이름을 골...
해가 지고, 거리가 어스름한 색으로 물들어갈 무렵, 바깥 공기는 꽤 쌀쌀했다. 디오는 저도 모르게 걸음을 서둘렀다. 경성 최고의 번화가인 혼마치를 지나 인적이 드문 고즈넉한 풍경으로 바뀔 즈음. 디오는 단조로운 색으로 칠한 이층 건물로 들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선 곳에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웅크린 몸과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디오...
1938년, 경성. 인적이 드문 시각. 어두운 골목길에서 한 사내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일명 디오, 또는 밤의 총성이라고 불리는 그는 잔뜩 구겨진 미간으로 다리를 끌다시피 하며 걷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옆구리를 움켜잡고 비틀거리는 모습은 몹시 불안해보였다. 그런 그를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지, 주변을 경계하는 눈빛은 형형히 빛나고 있었다. 힘겹게 걸음...
지나갔다 무언가 거대한, 파도가 지나갔나 솜털 하나하나 흰 숲이 되었다 문장을 끝내면 마침표를 찍고 싶은 욕구처럼 생각의 끝엔 항상 당신이 찍힌다 느릿하게, 읽고 있던 시집을 덮어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창백한 스탠드 불빛이 손 끝에 와 닿았다. 저 문장들처럼, 내 생각의 끝엔 항상 네가 찍힌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너의 손을 떠올린다. 너의 손을 잡았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3.23kg의 작은 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던 날. 내가 써내려가는 책의 첫 번째 페이지를 기록한 그때였을까. 혹은 분신처럼 아끼던 인형을 잃어버리고 상실감을 배웠던 무렵, 친구 따라 놀러갔던 태권도 학원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맛보았을 때. 내가 알고있던 세계가 갑자기 뒤집힌 경험에 과자도 사탕도 못 먹게 했던 ...
이해보다 오해가 더 쉽다고 생각했다. 이해를 구하기보다, 오해였다고 단정짓는 게 더 편하다고 믿었다. 기대하고, 실망하고, 다시 기대했지만 결국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구는 낙엽같은 마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모든 게 오해였다고. 그러니 나는 나에게 벌어진 일들을 전부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던 때. 하지만 '이해'라는 말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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