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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은 준처럼 병사들에게 떠밀려 허둥대다 얼떨결에 주점으로 들어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준은 주점에서 음료를 한잔 시키고 자리를 잡았다. 두근거리는 가슴이 진정될때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세니스가 암살된건가?' 준은 한 대의 마차가 완전히 박살난 것은 보았지만, 그 마차에 세니스가 타고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세니스의 죽음은 그토록 바라던 일이기도 하지...
며칠 후, 준은 펜타스가 써준 추천서를 들고 봉투에 쓰여진 주소로 찾아갔다. 준은 오후 시간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번화가 거리를 지나 거리 끝에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에 도착했다. 건물의 장식은 전체적으로 간결하였는데, 건물의 한쪽 벽은 담쟁이 덩쿨이 가득 차 있었다. 건물에 들어선 준은 펜타스가 알려준데로 사람들에게 물어서 알테스를 찾았고, 곧 알테스가 있...
"준아, 필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니?" 셀라이온이 물었다. 눈빛에는 제자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었다. 준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했다. "캘리그라피의 아름다움일까요?" 셀라이온은 고개를 저으면 말했다. "글쎄. 물론 형태의 아름다움도 중요하지. 하지만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징이야. 어떤 상황, 사건, 느...
준이 말을 달려 우르에 가까워질수록 도시에서 올라오는 연기의 기세가 점점 커져서 도시 전체가 불에 타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 멀리서 우르에서 빠져나온 무리를 발견하고는 그들을 향해 달렸다. 그들은 우르에 책을 사러 온 상인들과 부유한 수집가들인 것 같았다. 준이 말 위에서 빠르게 그들에게 접근하자 그들은 당황해했다. "이보시요! 나는 우르의 필사가 준이라고...
어린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유리구슬을 가졌네. 유리구슬을 통해 바라본 굴곡진 세상은 아름다웠어. 빛에 반짝이는 유리구슬에 소원을 빌기도 했지. 어느날 그녀는 진주같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네. "엄마, 엄마, 나의 소중한 유리구슬을 읽어버렸어요." "나의 사랑하는 생명, 귀여운 작은 다람쥐야. 한번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단다. 유리구슬만...
자이라 성 폐허 한가운데에서 타오르는 큰 불덩어리 앞에는 사람의 몸에 동물의 머리를 하고 있는 반인반수들이 앉아있었는데, 키가 족히 5~6m는 되어보였다. 북쪽에 앉아있는 반인반수는 염소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머리에는 좌우로 원을 그리면서 아래로 향해있는 큰 뿔이 나있었고 턱에는 수염이 무성하고 이마에는 원과 8개 방향으로 향하는 화살표가 새겨져 있었다. ...
펠릭스는 리시안과 헤어진 후 리시안의 사제 3명과 크리사 신전에서부터 따라온 수도승 3명을 데리고 북쪽으로 나아갔다. 북쪽에 어렴풋이 보이는 탑까지 펼쳐진 노지는 검은색 자갈과 붉은 흙으로 덮여있었고 무너져 내린 커다란 돌기둥이 듬성듬성 보였다. 조각난 나무밑둥 아래로는 삐쩍 마른 뿌리가 해골의 손가락 처럼 땅 위로 살짝 뻗어 있었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이...
펠릭스 일행이 자이라 성이 내려보이는 산 등성이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진 직후여서 하늘은 남색 빛으로 변하고 옅게 사그러지는 빛만이 성을 비추고 있었다. 갑자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해서 스산함이 더해지고, 빗방울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가 주변을 감쌌다. 성의 겉모습을 어렴풋이 볼 수 있는 거리였는데, 성에 이르기까지 불빛하나 없었고 ...
라온이 펠릭스 일행에게 자신이 여기까지 오게된 이야기와 누룽으로부터 들었던 달리에 관한 신화를 얘기한 후, 누룽과 함께 자이라에 있는 가이아의 제 3의 눈을 찾으러 가던 중이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쳤다. 일행이 라온의 이야기와 달리 신화를 이해하고자 애쓰는 동안 잠시 침묵이 흘렀다. 펠릭스는 그 동안 풀지못하던 퍼즐이 맞춰어져가는 느낌이었지만, 평생을 신전...
대지의 신 가이아에게는 여동생 달리가 있었다. 그 둘은 한날한시에 태어나서 어디로 가던지 무엇을 하던지 항상 함께 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말하길 둘은 한몸이어서 가이아가 뒤를 돌면 달리가 되고, 달리가 뒤로 돌면 가이아가 된다고도 하였다. 그 둘에게는 각각 네명의 딸이 있었는데, 가이아의 네 딸은 탄생, 번영, 결실, 죽음이었고, 달리의 네 딸은 광기, 환...
라온은 다리 대륙의 북동쪽에 위치한 도시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는데 라온이 태어나기 전날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라온의 집 마당에 앉아있다가, 라온이 태어나 울음을 터트리자 다시 하늘로 날라갔다고 한다. 이 소문이 퍼지자 전국의 마법사들이 라온의 집에 방문하여 라온의 탄생을 축복하였다. 이 때 찾아온 마법사 중에는 아데나의 현자로 불리던 워렌도 있었는데, 라...
일행은 나비를 쫓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날개가 넷달리고 다리가 여섯달린 큰 몸뚱아리, 거북이 머리를 하고 걸어다니는 사람 형상,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 뿔달린 들개, 꼬리가 있어야 할 곳에도 머리가 달린 돼지, 날개가 달린 물고기, 악어 머리를 한 메기, 시시각각 잎의 형태를 바꾸는 나무, 강아지 꼬리처럼 잎을 흔드는 풀 등 늪지 안에는 온갖 형상의...
펠릭스, 리시안과 그의 10명의 사제들, 아델, 그리고 크리사 신전의 3명의 수도승은 지체없이 말을 달려 한을 향해 달려갔다. 약 2주간 평원을 가로질러 말을 달리자 멀리 눈에 덮인 웅장한 아틀란티스 산맥이 눈에 들어왔다. 태고적에 신들에게 반란을 일으켰던 거인족들의 시체가 쌓여서 만들어진 지형이라고 한다. 한의 영토는 아틀란티스 산맥을 가로질러서 북서쪽으...
헤루카 대왕과 면담을 마친 펠릭스는 깊은 고심에 빠졌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마치 오래 전부터 예정된 것처럼 느껴졌다. 신의 뜻은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을까? 신의 뜻에 따라 굴러가는 수레바퀴 속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 헤루카 대왕이 파괴한 고대의 봉인을 자신이 다시 복원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인의 장소로 가...
한의 지형은 대부분은 산악지대로 되어있고 영토는 크지 않았으나 북서쪽으로 길게 늘어난 모양새로서 주와의 국경부터 초까지 도달하는데는 꼬박 일주일이 소요되었다. 헤루카 대왕은 한의 협조를 받아 한의 영토로 진입하였고 양동 작전의 효과를 극대화해서 초를 기습하기 위해 서둘러서 한의 영토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한의 영토를 지나가기 시작한 후 5일째 되던 날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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