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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다시 잘 해보고 싶어서.십 년 전에는 이렇게 형편 좋은 문장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의 구색을 갖춘 고백이어서 였을까, 쉽사리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음에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던 것 같다. 사실 이마저도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을 하나 둘씩 더듬어가다 떠올려낸 것이었다.하나마키는 머리가 복잡했다. 함부로 입을 놀린 본인이...
"응, 다행이네." 뭐가 다행이라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마츠카와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철 없고 어린 연애였다고는 생각하나 착각이나 실수로 치부해 버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 때의 저는 마냥 어리지만은 않았고, 분명히 무언가에 홀렸던 것 같기야 해도 진심으로 그를 좋아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됐어, 그만 하자. 하나마키는 꼬리...
"타카히로 님의 곁에 머물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제 발치에 꿇어앉은 남자의 입에서 매혹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를 내려다보는 타카히로는 기가 차서 헛웃음마저 새어나올 지경이었다. 새까만 실크 재질의 가운 끝자락이 벌어져 그의 한쪽 허벅지가 훤히 내보였다. 입꼬리에 비뚜름한 웃음을 걸고 타카히로는 그에게로 허리를 숙인다. 바닥을 내려다보는 그의 턱...
"나도 첩이 있었으면 좋겠어." 갓 스물이 된, 막내 타카히로가 집안에 떨어트린 폭탄과도 같은 발언이었다. 식사를 하던 장남은 숟가락을 놓쳤고, 대리석 식탁에 쇠수저가 부딪혀 시끄러운 소리를 냈지만 식사 중에는 정숙을 강조하는 제 아버지에게서 날아와야 할 꾸중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젓가락을 움직이다 말고 잠시 멈춘 삼남이 제 아버지와 형들의 눈치를 보다가...
커다랗고 긴 손이 칼의 손잡이를 쥔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일정하게 양파를 써는 그의 옆모습이란 이제 하나마키에게는 어느덧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거실과 주방을 가로막은 문에 등을 붙이고 선 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하나마키는 문득 제 집 안에 그가 있는 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제 집이지만 저마저도 몇 번 서 본 적이 없는 공...
"우리 집?" "응." "......" 하나마키는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너네 집하고 다를 게 없는데? "응. 알아." "그냥 여기랑 똑같이 거실 있고, 방 있고,""넌 어떻게 지내는지가 궁금한데, 안 돼?" 아니 안 된다기 보다는.. 하나마키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무르자, 이 때다 싶은 마츠카와가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슬쩍 내리며 ...
"우에에엑" 변기통을 붙든 손가락이 끔찍한 오심에 못 이겨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했다. 손등에 핏대가 서도록 변기를 부여잡고 고개를 처박자 마자,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이물이 우수수 안으로 쏟아졌다. "하, 하아..." 퉷, 혓바닥에 붙은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이물질을 마저 뱉어낸 후 거칠게 숨을 몰아쉬자 화장실의 나프탈렌 냄새를 뚫고 무거운 꽃향기가 번지기...
퇴근 시간의 지하철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빽빽했다. 구석진 곳에 등을 기대고 선 채로 고개를 까딱이며 졸던 그는, 정차한 역에서 검은 정장 무리들이 우르르 빠져나가고 나서야 드문드문 보이는 빈 자리에 겨우 엉덩이를 붙일 수 있었다. 휴우, 하나마키는 조금이나마 한산해진 차내를 둘러보고는 등받이에 힘없이 몸을 기대었다. 사실 오늘처럼 이렇게 앉아서 퇴근할 ...
처음으로 사랑을 하게 된 것은, 나에게는 불행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다. 언제까지고 어린애로 남을 줄만 알았던 나는 강제로 알 수 없는 세계로 끌어당겨져 앞 뒤를 분간할 수 없는 하얀 방에 홀로 남겨져 버렸다. 손 끝으로 벽을 더듬어 출구를 찾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새로운 공간에서 즐거워 할 줄로만 알았던 나는 아...
"티비라도 보고 있어. 금방 부를게." 떨떠름한 표정으로 하나마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익숙지 않은 촉감의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고서 마츠카와가 손에 쥐어 주고 간 처음 보는 리모컨의 버튼을 꾹꾹 눌러댔다. 티비에서는 별 흥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되었고, 거실과 연결된 부엌으로 마츠카와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하나마키는 리모컨을 소파에 내려놓고 두 팔로 머리...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빠르면 아홉시, 늦으면 열한시도 넘은 시각. 도어락을 해제하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진 채 그 자리에 드러눕는다. 차디찬 바닥에 등을 붙인 채로, 돌이라도 매단 듯이 축축 늘어지는 팔을 들어올려 셔츠의 단추를 푸르고,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내어 자리에서 일어난 후 벗은 옷가지를 빨래통에 집어던지고 침대에 쓰...
하나마키는 입고있던 반팔 티셔츠가 온통 땀으로 푹 젖어버리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발치에 굴러다니는 먹을거리들을 하나하나 주워 냉장고에 쑤셔넣은 그는 물벼락이라도 맞은 듯 축축한 상의를 벗어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서는 욕실로 들어섰다. 정수리 위에서 쏟아지는 차가운 물로 전신의 열기를 씻겨내리자 그제서야 조금은 머리가 식는 듯 했다. 너무 당황...
헤어진 연인이란, 누구에게는 다시는 상종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악몽이고,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시간 속에서 지워져버린, 이제는 얼굴조차 확연히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이별 후에 어떠한 모양으로 남아있든간에 누구에게나 껄끄러운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고, 그것은 하나마키 타카히로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중학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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