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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름 집에서 입는 편한 복장에 슬리퍼 차림으로 슈퍼 심부름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온 유우키는 숨이 턱 막히는 후텁지근한 공기에 새삼스럽게 여름임을 느꼈다. 이렇게 더운데도 서로 물총을 쏘면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유우키는 혀를 내둘렀다. 하여간 애들은 기운도 좋다. 하긴 애들이 아니어도 펄펄 나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로 날개가 달린 것처럼 ...
그 주 일요일, 결승리그의 마지막 시합은 쇼호쿠와 료난이었다. 오전에 있었던 시합에서 가볍게 승리한 카이난은 3전 전승으로 도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제 시작될 료난과 쇼호쿠의 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으로서 인터하이로 가는 마지막 한자리의 주인을 결정한다. 같은 1승1패로 승점이 같았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이기는 학교가 도 2위로 전국에 가는 것이다. 쇼...
16년 연속 전국 진출에 작년 전국 4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왕자 카이난, 그 카이난과 맞상대였던 쇼요를 꺾고 올라온 다크호스 쇼호쿠, 전통적인 강호였지만 특히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료난. 두개뿐인 전국대회 진출권을 놓고 그렇게 세 개의 학교가 격돌했다. 그리고 첫 시합이었던 카이난전에서, 쇼호쿠는 아깝게 패배했다. 팀의 대들보 아...
점심시간, 오빠한테 볼일이 있다는 하루코와 함께 3학년 교실이 있는 복도를 지나다가 유우키는 문득 3학년 3반이라고 쓰여 있는 표지를 올려다보고 씩 웃었다. “하이고, 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 절을 한다더니 딱 그 꼴이네.” “아니 내가 뭐.” 유우키의 심리 정도야 훤히 들여다 보인달까, 치카코는 어깨를 으쓱했고 하루코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
지난주에 미리 시간표를 바꿔서 미술시간 대신 세계사 수업을 했기 때문에 오늘 오후수업은 미술 과목만 연속으로 3시간이다. 쇼호쿠의 미술선생님은 꽤나 자유로운 수업방식 덕분에 여학생, 남학생을 가리지 않고 인기가 좋았지만, 그래도 중간고사를 건너뛰었으니만큼 수행평가라는 것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시간에는 인물화를 그려서 제출하기로 미리 예고가 되...
유우키가 가입한 쇼호쿠 미술부는 그다지 특출난 점 없는 인문계 학교의 취미활동 부서다. 방과 후에 모이는 것은 일주일에 한번뿐이었고, 선후배간 위계질서도 그다지 엄격하지 않았다. 다만 1학년은 2주일에 한 장, 2학년은 한 달에 한 장 자유주제로 그림을 제출해야 한다는 정도의 규칙은 있었다. 요즘 유우키는 그리고 싶은 소재는 넘쳐나지만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다들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던 것처럼 유우키는 하루코, 요헤이들과 함께 체육관에 거의 출석도장을 찍을 정도로 자주 찾아왔다. 그렇지만 뭔가 나선다거나 특별히 미츠이만 응원한다든가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농구부 연습이 재미있어서 보러오는 것 같았다. ―아야코는 특히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1학년 대 2, 3학년으로 나누어 시합을 할 때는 최근 부쩍 친해진 ...
그러니까 미츠이가 중학 MVP를 땄던 그 여름의 일이다. 겨울에 교통사고를 당한 때문에, 엔도 유야는 그해 봄 시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재활치료를 위해 카나가와의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손목 부상이었다. 그러나 재활훈련을 한다고 해서 100%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고, 매스컴은 너무나 쉽게 엔도 유야의 소식을 잊어버렸다. 굳건하게 자...
#1. 봄 나뭇잎이 푸르러지는 만큼 5월의 햇볕은 점차 따갑게 내리쬐어, 학생들은 이야기 속의 나그네처럼 교복의 겉옷을 벗어던졌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현립 쇼호쿠 고등학교 1학년 10반의 HR시간에 한 명의 전학생이 담임 선생님과 같이 교실에 들어왔다. 33명의 클래스메이트 앞에 선 그 아이는 씩씩하게 자기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엔도 유우키입...
3.토니 스타크가 눈을 뜬 것은 그 언젠가의 악몽같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어두운 동굴같은 곳이었다. 월드 스트리트 센터 공항에 내려 파크 애비뉴로 이동하던 도중 갑자기 도로에서 폭발이 일어나 차가 뒤집어졌다는 것까지가 기억에 남아있는 마지막이었다. 토니는 브루스와의 만남에 있어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지나치게 서두르느라 자신이 보안에 소홀했음을 인...
2.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해류를 따라 바다 속을 탐색하던 토니는 급한 연락이 있다는 자비스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자비스, 아무 연락도 연결시키지 말라고 했잖아."[하지만 Sir, 아주 중요한 건입니다. 그분이 연락하셨습니다.]"설령 저세상에서 미스터 스타크가 연락해도, ...자비스, 지금 '그분'이라고 했어?"[Yes, Sir. 미스터 웨인입니다.]아머...
1.「배트맨이 고담을 구하다!」토니 스타크는 종이 신문이었다면 당장이라도 찢어버렸을 것 같은 눈빛으로 스크린을 노려보았다. 먼 바다에 버섯모양의 구름을 포착한 영상도, 웃기지도 않은 자막도 지독하게 현실감이 없었다. 지난 밤, 5개월만에 고담으로 연결된 현수교에 거대한 배트시그널이 떠올랐음이 군 정보부에 포착되었을 때, 연락을 받은 캡틴 아메리카가 가장 먼...
"안녕, 앤서니."토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토니의 앞에 선 남자가 아니더라도 오늘 토니에게 무의미한 인사와 위로를 건네는 자는 차고 넘치게 많았으며, 그것은 토니를 매우 신경질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빌어먹을,' 70년 전 북극의 얼음바다에 가라앉은 익사체인지 동사체인지 모를 것을 찾던 하워드 스타크는 자신이 찾던 것과 똑같이 얼어붙어 돌아왔다. 하워...
“시험은 이번 학기의 수업을 수강한 여러분의 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한 최종 관문이고 과제는 평소 여러분의 학업을 고취시키기 위한 과정입니다. 두 제도가 엄연히 목적과 형태를 달리하는 별개의 것인 이상, 과제가 있다고 해서 시험을 치르지 말자는 생도의 제안은 비논리적입니다.” 용감한 한 생도가 자신을 희생하여 던진 질문은 그렇게 무의미한 것이 되어버렸다. 규칙...
엔터프라이즈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꼽자면 누구라도 레너드 맥코이 또는 몽고메리 스콧의 이름을 먼저 대겠지만, 그 다음으로는 십중팔구는 커맨더 스팍을 떠올릴 것이다. 누가 먼저가 됐든 최소한 세 손가락 안에는 꼽힐 만큼 바쁜 두 사람이 연애를 한다면, 그것은 즉 같이 보낼 시간의 절대적인 부족을 의미했다. “어이 스팍.” “닥터.” 맥코이와 대화를 하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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