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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서히 히나타 씨와의 만남을 주말의 작은 기대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일요일마다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만나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께 즐거워했다. 히나타 씨는 약속에 나올 때마다 자기가 나올 자리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쩐지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지만, 만남이 끝나고 같이 걸을 때는 카레를 만들어주었던 그 날처럼 행복한 표정을 ...
찬장을 뒤져 찾아낸 치킨 스톡을 넣고서야 가방을 닫았다. 가방을 메어 보니 무거운 것에 익숙한 어깨에도 꽤 부담이 느껴졌다. 다시 가방을 열어 놓고 안을 들여다보며 빼도 괜찮을 재료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고체카레. 후추. 버터. 치즈. 식용유…는 아무리 그래도 있을 거라 생각하며 들어냈다. 통에 담긴 마늘 슬라이스를 보자 조금 부끄러워하는 표정으...
우리는 서서히 그녀의 가출을 조금 갑작스러운 여행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비록 우연히 보게 된 츠카사 선배의 핸드폰에는 아루루에게 보낸 라인 메시지가 읽음 표시를 얻지 못한 채 40개쯤 쌓여 있었고, 라라핀 선배는 아루루를 찾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겠다며 방송실을 점거했다가 시즈하 선배에게 제지당했지만 그건 우리가 각자의 방법으로 아루루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서랍을 뒤져 찾아낸 충전기를 넣고서야 가방을 닫았다. 가방을 메어 보니 무거운 것에 익숙한 어깨에도 꽤 부담이 느껴졌다. 다시 가방을 열어 놓고 안을 들여다보며 빼도 괜찮을 물건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당장 먹여야 할 에너지 바, 이온음료, 손난로, 가볍고 따뜻한 겉옷, 물티슈, 갈아입을 옷, 늘 종종걸음으로 뛰어와 그거 빌려달라고 하던 충전기, ...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인공물이 얼마나 빠르게 폐허가 되어 버리는지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문명을 돌볼 인류가 어느 순간 사라지게 될 경우, 인류가 만든 건축물과 기계는 대략 30년 이내로 99%의 기능을 상실한다고 한다. 세이쇼 음악학원 99기의 두 보석, 아이죠 카렌과 카구라 히카리는 스스로의 생활공간을 무대로 삼아 이 ...
계승자의 결정과 성인례를 축하하는 축제의 한나절로 왕도는 한껏 떠들썩했다. 시장에라도 나가서 축제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로니카의 감시가 평소보다도 훨씬 엄하다. 아직은 몸에 힘도 그리 돌아오지 않아서, 나른한 몸을 침대에 누인 채 창문 너머로 활기찬 왕도를 바라보았다. 폭죽과 불꽃이 터져올라 보랏빛의 저녁 하늘을 사선으로 수놓았다.나는 이 도...
자취방 바닥에는 녹슨 듯한 엷은 붉은빛 물이 흥건했다."응. 괜찮아. 하루카. 걱정 안 해도 돼."전화기를 들고 선 치하야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하루카의 목소리는 조금 감이 멀었다."지금은 아무도 없지만, 곧 관리하는 분이 와 주실 거야. 연락했어. 응."어디선가 새어나온 물은 아주 조금씩 넓어지면서 좁은 바닥을 잠식했다. 흘러내려온 ...
미도리는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빛을 올려다보았다. 헤엄치는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이는 햇빛 속으로 한 아이가 나무를 오르고 있었다. 튀어나온 둥치를 딛는 아이의 다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조금만 더. 미도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손이 간신히 닿는 가지를 붙잡은 아이가 힘껏 몸을 끌어올려 턱을 얹었다. 한동안 숨을 몰아쉬던 아이는 고개를 들어 더 이상 나뭇...
"등받이가 젖혀지지 않아."미나코가 레이와 함께 기차에 오른 후 10분만에 처음 꺼낸 한 마디였다. 미나코는 창문 쪽 좌석에 앉아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는가 싶더니 10초만에 눈을 다시 떴고, 양손을 죽죽 뻗어 창문을 어루만지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수선을 피우던 그녀는 결국 앞좌석을 걷어찼고, 돌아보는 사람의 눈초리에 불필요하게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사...
미나코는 물 속에서 숨을 들이쉬고 있었다. 얕은 물 속으로 비쳐드는 빛이 수면에서 일그러져 어른거리며 미나코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깊이 들이쉬는 숨결마다 폐 속으로 차오르는 물은 차갑지도 아프지도 않고 그저 안온했지만, 미나코는 저 위에서 어른거리는 빛이 너무나 신경쓰여 견딜 수가 없었다. 손을 뻗으면 물 밖으로 손이 금방이라도 나갈 것 같은 얕은 물이었는...
야마기시 후카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으로 가장 먼저 자리잡은 것은 꽃이나 동물이나 사람 같은 것이 아니라, 백과사전에 실려 있었던 내연기관의 움직임과 그 도해도였다. 폭발과 피스톤과 회전이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세 운동이 기계장치의 맞물림에 의해 조화롭게 이어지는 과정과 그 낭비 없고 합리적인 움직임은 어린 후카를 매료시켰다. 그리고 그녀가 5살의 나이에...
우에시게 스즈, 5월 8일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고 있는데 울려온 전화소리가 어쩐지 불길하다고 생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쁜 소식이었다. 젠노 감독님의 부고였다.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얼굴이 스에하라 선배의 얼굴인 건 어쩔 수 없는 반사작용 같은 거다. 입어본 적 없는 검은 세미정장을 입고 쓰게 될지 아닐지 모를 돈을 조금 챙겼다. 장례식...
"나 왔어~"훤칠한 대나무에 검은 플로피햇을 씌우고 검은 코트를 걸치고, 짙은 검은색 스타킹과 검은 구두를 신겨 놓은 것처럼 보이는 형체가 마당에 서서 낭랑하게 외쳤다. 화답하듯 장지문을 열고 마루로 나온 사람은 이제 은색에 가까워진 회색 머리의 노인이었다. 노인의 자세는 나이에 비해 곧았지만, 그녀는 이 특별한 손님의 얼굴을 보기 위해 삐걱이는 몸과 주름...
야전병원 침대의 거친 아마포에 볼이 쓸리는 것을 느끼며 야슈톨라는 리세를 생각했다. 도마로 떠난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여 준 표정을 떠올리고 싶었지만 좀처럼 떠오르질 않았다. 에테르의 흐름으로만 주변을 볼 수 있게 된 후, 그녀에게 시야란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이 되었다. 그저 깨어 있는 것만으로 그녀에게 전해져 오는 소리나 냄새 같은 감...
짧은 금발의 소녀가 양 어깨에 두 명의 남자를 걸치고 새벽 거리를 걷고 있었다. 소녀는 두 남자의 멱살을 한 손에 한 명씩 틀어쥔 채, 그들을 마치 사냥의 전리품처럼 양 어깨에 걸치고 걷고 있었다. 실제로 두 남자의 상태는 타르타로스에서 열흘 밤낮을 보낸 후 간신히 구출된 것 같은 반 시체 상태여서, 사냥감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일행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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