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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은 <조아라>에서 먼저 연재 완료된 글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원래 연재본에서 미흡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내용 전개는 같습니다.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3기까지의 내용과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중에서 일부 쿠로코 관련 에피소드를 가져왔습니다. •10화까지는 2015년 이전에 작성한 내용으로, 현재 애니메...
우리는 어쩌면, 기구한 운명일까. 나는 저 아이가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알 것 같았다. 평범함을 잊지 말라는 듯이 우리의 옷은 하늘과 열정을 닮았지만, 그러나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세상과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숨겨진 저 건너편으로, 자꾸만, 자꾸만. "토와……." 나는 저 아이가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알 것 같았다. "나, 그만 두고 싶어." 아...
몸이 무거웠다. 이상하게 온 근육이 찌뿌드드하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유키나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거는데도 대답하는 말 하나, 건네는 표정 하나가 힘들었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것도 같았다. 설마 감기인가. 그 생각에 이르자, 손이 절로 이마를 짚었다. 이슬비에서 갑자기 장대비로 바뀌며 거센 빗줄기가 내 어깨며 온 몸을 때렸던 ...
※담배가 나옵니다. 주의해주세요. 늦은 저녁이었다.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식사조차 변변찮게 해결해오던 하루였다. 사요는 지친 몸을 이끌고 와이셔츠 맨 윗단추를 풀어헤치고는 겉옷을 팔에 걸쳤다.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하기가 무섭게 주린 배를 안고 달려온 곳은 근처의 작은 골목식당이었다. 손이 바들바들 떨릴 지경이라 바로 자리에 앉는대로 메뉴판을 둘러...
조금씩 해가 떠오르려는 건지 산 위로 어렴풋이 붉은 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침대에 걸터앉아 가만히 동이 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발이 빠른 사람들은 벌써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한 가족이 열심히 짐을 챙겨 나오며 발걸음 가볍게 계곡 쪽으로 향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어깨 밑으로 조금 흘러내린 티셔츠를 다시 끌어올렸다. 아직 잠에서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막 장마가 끝난 시기라 무더운 땡볕이 내리쬐었다. 챙모자를 쓰고 최대한 얇은 끈 나시 원피스를 입고 나왔지만 더위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휴대용 선풍기를 얼굴에 바짝 대면서 입으로는 끊임없이 답답한 숨을 내뱉었다. 이미 도처의 그늘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어 내가 기댈 곳이라고는 한쪽 어깨만 간신히 가릴 수 있는 작은 가로수의 그늘 뿐이었다. 2박...
고등학생 때였을 것이다. 10년 즈음 전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즐겁게 놀던 시절에 딱히 게임을 하는 것도, 밖에서 땀을 흘리며 뛰어노는 성격도 아니었던 나는, 나와 딱 맞는 친구를 사귀어 집에서 놀기를 즐겼다. 내 성격은 점차 집에서 친구들과 간식을 먹으며 담소를 즐기는 성격으로 굳혀졌다. 그 중에서 유난히 잘 맞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히카와 사요 당신은, 눈물이 많았다. 당신의 그 눈물에서 다른 사람을 보았다.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던가, 갑자기 이전보다 훨씬 꾸미고 다닌다던가, 과하게 상냥해졌다던가. 그런 것 없이도 당신의 눈물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그 눈물이 나를 향한 게 아니었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당신은 눈물을 흘릴 땐 늘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연습이 끝나...
“난 용을 타고 날아갈거야!” 히나가 블록을 길게 이어붙여서 만든 마법 지팡이를 들고 힘차게 외쳤던 것이 떠오른다. 어렸을 때 히나는 모험을 좋아했다. 세계를 구하는 전사가 되는 것이 히나의 꿈이었다. 그 때문인지 히나는 유독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마치, 바람을 타고 언제든지 날아오를 것처럼. 그에 비해 몇분 차이로 먼저 태어난 나는, 히나를 ...
이기적이게 들리겠지만, 나는 네가 상처받지 않길 바랐다. 오타에, 너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밴드 활동을 그만두기로 한 날, 나에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른 멤버들이 모두 돌아가고 난 뒤에 빵이 먹고 싶다며 고집스럽게 나를 따라오던 네 입에서 나온 말에 나는 많이 당황했다. 나는 한번도 너를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너는 최고의 친구였고, 가끔 속을 알...
일기예보에서는 비 소식이 없더니,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교길에 학생들이 수군거리며 비를 잠시 피하려 머뭇거렸다. 사요는 침착하게 우산을 꺼내들었다. 아침부터 하늘이 어둑어둑하길래 챙겨두었더니 때마침 비가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히나는 파스파레 멤버들끼리 카페에서 간만에 수다를 떨러 간다며 눈을 반짝였다. 허둥지둥 먼저 나가던데 우산은 챙겼을까. ...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파스파레 무대 직전이었다. 엄청나게 큰 공연장에서 공연할 기회를 가진 우리는 하나같이 긴장된 표정으로 저마다의 악기를 꽉 쥐고 있었다. 손에 쥔 마이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고 무겁게 느껴진다. "아야, 컨디션 괜찮아?" 치사토가 물었다. 나는 간신히 고개만 끄덕였다. 무대 전날, 그러니까 어제, 우리는 마지막으로 악기를 맞춰보았다. 그...
문을 세 번 두드렸으나 역시나 반응이 없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쓰고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옆에 가만히 앉았다. "카오루." 이불속에서 카오루가 움찔거리더니, 간신히 눈만 내밀고 나를 바라본다. "치... 치사토..." "많이 아파?" "이 정도 감기 쯤은... 별 것 아니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 이불속에서 나오지 못하...
[먼저 연습하고 있을 테니 천천히 와.] 유키나의 문자에 알겠다는 답장을 보내고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댄스부 동아리 일 때문에 학교 일이 늦게 끝나버려서 연습에 늦게 참여하게 되었다. 학교에 올릴 공연 때문에 조금 분주하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잦을 것 같다. 유키나가 이미 멤버들에게 알려줬을지도 모르겠지만, 밴드 연습을 빠져야 할 날이 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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